[현지취재] 한중FTA 발효로 청도 경제 기지개켜나
[현지취재] 한중FTA 발효로 청도 경제 기지개켜나
  • 청도=김인현 기자
  • 승인 2016.01.2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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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경제부흥 기대감…청도시 "한국 투자 200억달러 유치 목표"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인 중국 청도는 국내 제조업들이 가장 먼저 해외진출을 했던 곳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해 4월 기준 청도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산동성 투자건수는 중국에서 가장 많은 1만7,734건으로, 중국 전체 5만578건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2010년께는 청도에 한인만 12만명이 북적거렸다. 그랬던 청도의 현재 한인 수는 반토막난 6만여명. 한때 단일업종으로만 1,000여개를 웃돌았던 한인 장신구 제조업체 수는 170여개만 남았다.

“1998년 한국에서는 일할 사람을 구할 수 없어 여기로 왔어요. 그런데 이제 여기도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요. 이제 여기도 인건비도 많이 오르고 급속한 도시화로 환경 등 각종 규제가 늘어나는 등 기업하기엔 척박한 땅이 돼버렸습니다. 다시 어디로 옮겨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중입니다.”

청도에서 장신구를 만드는 미노아공예품을 운영하고 있는 이영남 전 청도한인회장의 말이다.

그런 청도 한인들이 새해를 맞아 새로운 기대에 설레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중 FTA가 발효됐기 때문이다. 칭다오세관은 올해 산동성으로 들어오는 한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가 2억5천만위안(447억여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산동성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10억1,000만위안(1,809억여원) 상당의 관세 감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일단 중국 기업과 한국 기업을 막론하고 청도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관세가 줄어들고 수출입 업종과 품목이 다변화되면 기존 대기업 중심 무역구조에서 이제 중소기업들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질 것입니다. 특히 유통업을 중심으로 중국 내수시장이 넓어지고 제조업도 중국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업체들은 발전할 여지가 커지겠죠.”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원·부자재와 소모품를 공급하는 효경공무유한공사를 운영하고 있는 고준봉 한인회 수석부회장은 FTA에 거는 기대가 컸다.

이수존 청도총영사도 “한중 FTA를 계기로 양국간 협력이 기존의 제조업 분야 중심에서 금융, 의료, 문화 등 전방위적 분야로 확대 발전되어 나갈 기틀을 다지게 됐다”며 “이런 패러다임 변화는 한-산동성 관계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청도를 중심으로 한 산동성이 한국의 중요한 무역과 투자의 대상지이자, 한중 양국관계 발전의 선도자로서 보다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가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한중 FTA와 관련해서는 중국 정부 쪽도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해 6월 한중 FTA에 서명한 뒤 청도를 중심으로 산동성 지역을 ‘한·중·일 FTA 시범지구’로 선포했다.

청도시 당국도 지난해 한중 FTA 정식 서명이 이뤄지자마자 ‘청도 한중 FTA 기회 포착 및 대한국 개방협력 심화행동계획’을 발표했다. 행동계획에는 △첨단산업 협력을 통한 산업 업그레이드 △전방위적 협력 강화 및 융합 도모 △국가전략 차원 한국과 협력 추진 등 20개 세부항목이 담겨있다. 청도는 이 계획을 바탕으로 한국과의 투자 및 경제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 오는 2020년까지 대한국 수출 규모를 지난해의 두배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한국에서 200억달러의 투자자금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청도가 앞으로 한중무역의 중추 항만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칭다오 보세항은 한국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과 협력체제에 합의했고, 한중 FTA 체제 하의 경제무역협력계획을 시행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발맞춰 산업은행도 지난해 12월18일 청도에 지점을 여는 등 금융권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 홍기택 회장은 당시 개점식에서 “청도지점 개점으로 산동성 현지 우량 기업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확대함으로써 현지화에 한발 더 다가설 것”이라며 “특히 한중 FTA 발효에 따라 중국 진출을 원하는 중견·중소기업 금융지원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3년 중국도시기획설계원과 삼성물산이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청도 중한혁신산업단지’도 눈길을 끈다. 이 단지는 중한무역혁신협력선행구, 신흥산업클러스터이자 의료건강관광구, 중한 국제신도시 시범구로 국내 기업 발전에 적합한 혁신단지와 도시 커뮤니티가 될 예정이다. 이 ‘청도 중한혁신산업단지’는 1심(중앙생태녹지) 2구(현대서비스업 클러스터구·첨단산업집결구)로 구성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도 칭다오시 정부와 2014년 10월 ‘한중복합신도시’ 프로젝트에 관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중한복합신도시 건설에 나서고 있다.

이영남 전 한인회장은 “청도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이곳 한인들이 한중 FTA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크다”며 “최근 한국이 중국보다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미용업이나 화장품 등 서비스업 진출이 크게 늘고 있고,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사진은 1월22일 열렸던 청도한국인(상)회장 이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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