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북경한국국제학교를 가다
[현장취재] 북경한국국제학교를 가다
  • 북경=박제영 해외기자
  • 승인 2016.01.2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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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없고 맞춤형 어학수업, 다양한 현장학습, 대학진학률 95~100%

강당에 들어서자 꽹과리, 징, 북, 장구 등 우리 전통 타악기들이 어우러진 소리가 강당 안을 꽉 메우고 있었다. 며칠 앞으로 다가온 교내 동아리 발표회에서 선보일 사물놀이 연습시간이다.

북경 한국 교민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북경한국국제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잔치가 연중 끊이지 않을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이 전개된다. 학교가 갖고 있는 풍부한 커리큘럼과 다양한 동아리의 구성과 운영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고등학교 졸업 후 한국으로 대학 진학을 계획하고 있기에 한국 교육과정에 충실한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학사 운영의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학생들의 다양한 수준을 고려한 분반 수업의 진행은 물론 각종 교과 동아리와 학생들의 수준과 지역 환경을 고려한 다양한 자율 동아리의 운영 등은 이 학교의 자랑거리이자 한국 중등 고등부 교육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유치원부터 12학년(고등부)까지 1,20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북경한국국제학교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한국에서 교단에 서다 북경에 자리잡고 근무하는 교사들에 따르면 크게 네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학생들의 순수성이다. 이곳에는 ‘왕따’가 없다. 그만큼 학생들 상호간 이해와 협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한국 학교 내의 왕따 현상은 학생 상호간 이해와 존중이 없고 일부 우월감을 가진 학생들이 극소수의 학생을 무시하고 따돌림시키는 현상이다. 북경한국국제학교의 세분화된 커리큘럼은 어떤 수준의 학생들도 자신감을 갖도록 배려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학생간 멘토링 활동은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긍적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 학생들이 글로벌한 자질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 자신감에 차있다. 학생들이 모국어인 한국어 기초가 튼튼함은 물론 영어와 중국어 실력이 대단하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전학오거나 중국 내 다른 학교에서 전학올 경우 외국어 수준이 기존의 학생들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어학수준에 맞춰 영어와 중국어 각 5개 레벨로 나눠 맞춤형 수준별 학습을 하고 있다. 아무리 제2외국어의 왕초보라도, 또는 수준이 월등한 학생이라도 그 학생이 학습하는 데 문제가 없는 적절한 수준의 학습이 보장돼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어축제, 영어축제, 중국어와 영어 회화·작문대회 등 학교 안팎의 다양한 경연대회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극대화하고 있다.

셋째, 중국에 대한 다양한 체험 기회 제공이다. 학생들은 매학년 교외로 현장학습을 다녀온다. 학년마다 두세곳의 관광명소 중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장소가 정해지면 인솔교사와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된 현장학습 프로그램이 정해진다. 2박3일이나 3박4일의 일정으로 현장 학습을 다녀오면 학생들은 보고회를 통해 서로의 경험을 다시 간접체험으로 받아들인다. 이렇게 중·고교 6년의 과정을 마치면 중국 내 관광명소를 두루 체험하게 된다.

넷째는 학생과 학부모의 대학 진학에 대한 만족도다. 매년 고교 졸업생이 100여명(4학급) 정도인데 한국의 대학진학율과 비교할 경우 한국의 평준화된 고등학교를 기준으로 1000명(30학급) 규모의 학교만큼 명문대 입학생을 배출하고 있다. 2015학년도에도 많은 졸업생들이 서울대 4명을 비롯해 연세대, 고려대 등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합격했다. 졸업생의 대학 진학율은 최근 10년 동안 95~100%를 나타내고 있다.

물론 학생의 수준과 성향에 따라 학교 내 모든 커리큘럼이나 프로그램에 만족하기는 힘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ST생물이나 ST사회 과목은 학습자의 영어 수준에 따라 즐겁거나 괴로운 수업이 될 수도 있다. 원어민 교사가 영어로 강의하는 과목이기에 내용을 알아듣고 소화하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간에는 학습효과가 전혀 다를 수밖에 없어 개선 방향이 모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이과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한국의 고등학교에 견줘 심화과정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중국에 소재하여 외국어와 제2외국어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편성되어 있기에, 학사 일정상 문·이과 수업을 모두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학교와 학부모는 모두 알고 있다.

북경한국국제학교를 통해 한국 대학에 진학한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단 학생들이 글로벌화된 커리큘럼에 의해 훈련되었기에 대학에 진학한 후 대학생활을 잘하고 학점 관리도 잘한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간혹 전공과목에서 요구하는 이과 부분의 기초과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소수의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학교생활과 성적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특히 학교 내의 국제활동 등 글로벌한 활동에서는 두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새로 입학하는 후배들의 입학사정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대학 관계자의 의견이다.

입학하기 위해서는 바늘 구멍의 입학시험을 통과해야 하기에 학부모의들 원성을 사기도 했던 북경한국국제학교는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2년 전 신축 교사를 사 교실을 증설하는 등 교육환경 개선에 힘써왔다. 이제 지역사회 열망을 담아 ‘21세기 지식기반 사회를 주도할 글로벌 인재 육성’이라는 교육목표 실현을 위해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가 더욱 힘차게 나아가자고 다짐하고 있다.

이상은 2015학년도 졸업식을 앞두고 임봉환 진학지도교사, 이승이 홍보담당교사, 이상희(11학년 신재호 모) 학부모대표, 김유진(12학년 김은서 모) 12학년 학부모대표, 장예정(2016학년도 서울대 합격) 학생, 김미주(2016학년도 고려대 합격) 학생, 박석준(학생회장) 학생, 엄주원(학생회 부회장) 학생과의 대담을 종합 정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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