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에 한국은 없다
아프리카 대륙에 한국은 없다
  • 나종렬 특파원
  • 승인 2010.07.1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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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력 가진 2억명 소비시장…정부는 전략부재, 기업은 진출 꺼려

중국은 한해 1000억弗 교역 `차이나프리카` 열기

 
지중해변에 위치한 알제리 제2 도시 오랑. 지난 5일 공항에서 아르주 공단 방향으로 달리다 왼편에 시선을 사로잡는 대형 공사현장을 만났다. 중국 중즈그룹(中治集團ㆍMCC)이 진행 중인 오랑 스타디움이다.

공사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말부터 준비됐다. 2009년 3월 열린 착공식에는 압델 아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과 주택부 장관, 국방부 장관까지 참석할 정도로 주목을 끌었다.

공사 현장에서는 수백 명의 중국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인해전술식 공법이다. 4만명 수용 규모 중형 스타디움이지만 불과 30개월에 끝낸다는 목표를 세워 이런 인해전술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수도 킨샤사의 주요 도로는 흙을 단단히 다져 주변보다 높게 올린 비포장 도로였다. 흙먼지가 일어나는 이 도로는 중국 노동자들이 건설했다. 어느 나라도 콩고를 주목하지 않았지만 중국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이 나라에 도로를 놔주고 상수도를 설치해주고 있다.

지난 5일 방문했을 때 만난 콩고의 한 교민은 "중국은 아프리카 모든 나라에 최소한 30억~40억달러씩을 투자하고 있다"며 "콩고에도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대가로 광물을 가져가면서 주요 자원을 선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대륙 곳곳에서는 이렇게 `차이나프리카(Chinafricaㆍ중국의 아프리카 진출)` 열기를 후끈 느낄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투자처에 대한 갈증이 높아지며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성장 엔진인 아프리카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의 남아공 월드컵 축구대회는 이런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키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 아프리카는 잊힌 대륙이다. 한국과 아프리카 간 교역액은 지난해 116억달러에 그쳤다. 이에 비해 중국과 아프리카 간 교역액은 이미 지난 2008년에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교역뿐만이 아니다. 자원 시장 개척, 제조업체 진출, 전문 인력 양성 등 모든 면에서 걸음마 단계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아프리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략이 없다.

중국은 아프리카 53개국 중 49개국에 외교공관을 설치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아프리카 공관 수는 19개에 불과하다.

지난달 12일부터 이틀간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린 동남아프리카 공동시장(COMESA) 연례 투자포럼. 제조업 필요성에 눈을 뜬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 포럼에 한국 정보기술(IT) 업체의 참여를 요청해왔다. 한때 이 포럼 참석을 검토했던 국내 모 대기업은 막판에 계획을 포기했다.

이 회사가 포럼 참석을 포기함에 따라 한국 기업은 한 기업도 없는 상태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COMESA 16개 회원국에 대한 세일즈 기회를 한국 스스로 포기한 셈이다.

아프리카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6%대 고도성장을 이뤄왔다. 대륙 전체 인구 10억명 가운데 구매력 있는 인구는 2억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정도면 인도 시장과 비길 만한 소비시장이다. 그런데도 정부나 기업 모두 시장을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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