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아프리카 대륙에 송출되는 국제방송 채널인 'KBS 월드'를 유료화하면서 교민사회가 들끓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한인회에 따르면 KBS는 지난달부터 KBS 월드의 채널 암호화 방식을 변경, 가입비와 시청료를 낸 정식 가입자에 한해 방송을 수신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존 위성 안테나를 통해 KBS 월드를 시청하던 아프리카 전체 교민들이 더는 무료 방송을 즐길 수 없게 된 것.
더군다나 KBS 월드를 유료로 시청할 수 있는 후속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송출 방식을 변경하자 교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남아공 교민 40여명은 이날 프리토리아 시내 한국대사관에서 KBS의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또 오는 31일에는 요하네스버그 한글학교에서도 항의 집회를 갖기로 했다.
한인회는 또 요하네스버그와 프리토리아 교민 300여명으로부터 KBS 월드 유료화에 항의하는 서명을 받은 데 이어 더반, 케이프타운 등지로도 서명 운동을 확대하고 있다.
이기면 남아공 한인회장은 "KBS 월드를 시청하려면 가입비 60달러, 월 시청료 20달러 외에 새로운 송출방식에 맞는 수신카드와 셋톱박스를 확보해야 하는데, 남아공에서는 이를 구하기 어렵고 서울이나 두바이에서 개별적으로 공수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아프리카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KBS 월드는 그간 교민들이 고국 소식을 접하고 자녀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교육 수단으로 유용하게 활용돼 왔다"면서 "교민들이 돈을 내고도 KBS 월드를 시청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수신을 차단한 것이 공영방송으로서 과연 온당한 처사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