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서 태극기 휘날리며 태권도 가르쳐”
“온두라스서 태극기 휘날리며 태권도 가르쳐”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6.05.1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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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권수 민주평통 LA협의회 지역협력 자문위원

중앙아메리카의 온두라스 육군사관학교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며, 현지 군인들에게 대한민국 국기(國技)인 태권도를 널리 보급하고 있는 한국인이 있다.

▲ 정권수 민주평통 LA협의회 지역협력 자문위원.

5월16일부터 서울 광진구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에서 진행되는 제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해외지역회의(미국) 참석차 모국을 방문한 정권수 자문위원(LA협의회)은 10여년 동안 온두라스 사관생도를 비롯한 18개주 40개 군부대 4만5,000여명 장병들과 태권도 국가대표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쳐 왔다.

그는 온두라스 태권도의 대부로 불리며 온두라스 한인 이민 1세대라 할 수 있는 故 송봉경 사범의 친구이기도 하다. 그가 온두라스와 각별한 인연을 맺은 건 미국에서 30년 생활하다 2006년 선교사로 현지에 가면서부터다. 온두라스 북동부 라 모스끼띠아(La Mosquitia)에서 태권도 보급과 의료봉사활동을 펼치던 중 제5경비대 라모스 사령관이 당시 포르피리오 로보 소사(Porfirio Lobo Sosa) 대통령과 온두라스 IOC위원장에게 온두라스 국가대표 코치로 그를 추천하면서 온두라스 각 군 지휘관, 참모들과의 밀접한 인연이 시작됐다.

송봉경 사범이 온두라스에 태권도의 씨앗을 뿌렸다면 정권수 자문위원은 그 씨앗이 싹을 틔워 무럭무럭 자라도록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젊은 시절, 그는 대한민국 육군 무도부에서 실시한 태권도 교관에 선발돼 1968년 11월 월남전에 제6차 교관으로 참전했다. 대한민국 육사에서 태권도, 월남어, 영어, 각종 군사정보 등을 수료한 그는 월남군 정치총국 산하 제3군단 제18사단에서 월남 군인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다.

평소에 꿈꾸던 학문을 이루고자 만기 제대하고 유럽의 독일, 스페인을 거쳐 77년 미국 필라델피아로 건너가 늦깎이로 신학을 공부한 후, 태권도 교육과 더불어 선교사로서의 봉사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88년 서울올림픽 때 해외동포 통역 자원봉사자로 활약했던 그는 2009년 쿠데타로 인해 온두라스 내전이 발생했을 때 한국인들이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도록 당시 후고 로렌스(Hugo Llorens) 주온두라스미국대사와 담판을 짓고 200여명의 한국인이 무사히 귀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 정권수 자문위원(가운데)이 온두라스 현 합참의장 디아스(전 육군참모총장, 왼쪽)와 육사 교장(2012-2013) 폰세 대령과 촬영한 기념사진.

정권수 자문위원은 2013년 9월, 온두라스 육사가 창설된 지 56년 만에 430명의 생도 중 3명의 유단자를 최초로 배출했다. 이외에도 5경비대에서는 병사 2명이 훈련을 통해 유단자가 됐고, 지체부자유 학교에서 3명의 유단자를 탄생시켰다. 또, 군에서는 장관, 합참, 육참, 각군 지휘관 참모들 29명이 태권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명예 유단자가 됐다.

지난 1970년 무공포장(대통령 박정희, 1593호), 88년 올림픽 기장(체육부 장관), 2013년 명예 봉사포상(Mencion Honorifica,온두라스 합참의장) 등을 수여 받았던 그의 다양한 경력을 나열한다면 끝이 없다. 정 위원은 “온두라스 군대에서 부국강병의 핵심은 바로 태권도”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현지 군 조직에서 주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그는 그간의 경험을 흥미롭게 엮은 책을 출간할 계획이다. 정 위원은 “우리의 생애가 다하는 날,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덕수처럼 ‘이만하면 나 잘 살았지, 근데 나 진짜 힘들었거든’의 심정을 책에 고백하고 싶다”고 밝혔다.

▲ 송봉경 사범(가운데)이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 온두라스 초대 이민자인 송봉경 사범은 온두라스 대통령에게 직접 태권도를 가르친 한국 외교의 산증인이다. 특히, 주한온두라스 대사(Michel Idiaquez Baradat)는 그의 사위이기도 하다.
▲ 정권수 자문위원이 포르피리오 로보 소사(Porfirio Lobo Sosa) 온두라스 前 대통령(재임기간: 2010년 1월27일–2014년 1월27일)과 찍은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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