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텨뷰> "가곡 '간장' '비빔밥' 들어보시죠"
<인텨뷰> "가곡 '간장' '비빔밥' 들어보시죠"
  • 이승호 기자
  • 승인 2011.01.21 1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곡가 성용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고급스런 한류 컨텐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불고기, 막걸리, 김치, 된장 등을 꼽을 수 있다. 우리는 이들 토속 한국음식의 맛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불고기를 소재로 한 가곡은 우리에게 어떤 감흥을 안겨다 줄까. 그리고 막걸리, 김치, 된장을 소재로한 가곡은 또 어떤 맛이 날까. 궁금하다.

최근 신한류문화의 흐름을 타고 고급문화가 전 세계로 나가고 있는 추세에서 보다 다양한 콘텐츠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전통음식을 소재로한 가곡의 탄생이 반갑다. 

 
"막걸리, 불고기, 김치, 된장 등의 한류한식 가곡을 기획하신 평론가 탁계석 선생님의 원래 구상에는 간장이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여름 탁선생님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던 중 식탁에 간장 종지가 나와 제가 불현듯 간장도 한류한식 노래에 포함시키면 좋지 않겠냐고 말씀을 드렸더니, 갑자기 탁선생님께서 간장을 가리키면서 “이 싱거운 놈아!”라고 하고는 선문답 하듯 그 자리에서 가사를 몇 줄 즉흥적으로 읊으시더라고요. 집에 오자마자 부랴부랴 머리 안에 감돌던 선율을 오선지에 옮겨 선생님께 작곡이 끝났다고 보내드렸죠. 이 곡이 이렇게 즉흥적으로 아주 싱겁게(?) 탄생한 겁니다"

작곡가 성용원씨<사진>는 전통음식 가곡의 막내로 태어난 가곡 '간장'의 탄생배경을 이렇게 설명한다.

Q : 우리나라의 고전 가곡들이 대부분 서정 일변도인 사랑, 그리움, 고향의 정서여서 시대 감각이 좀 떨어진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오늘의 가곡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각 민족마다 독특한 민족성이 있고 고유의 정서가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흔히 “한(恨)”이라고 하는 사랑, 애처로움 등에 반응하는 감성적인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러다보니 내면의 카타르시스를 자극하는 사랑, 그리움, 고향의 향수, 애잔함 등이 노래의 주소재로 쓰인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 시대도 바뀌었고 표현과 감성의 소재 역시 확대되었으며 합니다.
처음부터 “오 솔레미오” 같은 곡이 유명했을까요? 자꾸 부르고 들려져 귀에 익숙하게 되니까 전파력을 가지고 세계의 명곡이 된 것 아닙니까. 아마 ‘오, 솔레미오’를 이태리 사람들보다 우리가 훨씬 더 애창하지 않을까 싶네요. 통해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남게 되는 것입니다.

Q: 그동안 본인의 가곡과 대표적인 작품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저는 기악곡과 더불어 가곡을 꾸준히 병행하면서 우리 한글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내면적인 진솔한 선율의 작곡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먼저 17세기 조선의 대표적인 문인인 윤선도의 ‘오우가’가 있고 김소월의 “부부”, 저의 장인이기도 한 농운 김해윤 선생님의 가사에 음악을 붙인 ‘농운시집’ 그리고 작년에 탁선생님의 가사에 의한 “열린 시간” 등이 있습니다.

Q: 최근 작곡된 비빔밥의 악곡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고 어디에 포인터를 두었는지요.

비빔밥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서 어쩌면 가장 한국적인 철학과 이념이 들어 있는 음식이라고 하겠죠. 갖은 나물들이 공평하게 섞여서 다양하지만 하나의 맛을 내는 비빔밥은 우리민족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과 부합되는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라고 봅니다. 또한 이미 정평이 나있는 웰빙음식이고요. 이런 훌륭한 비빔밥을 세계에 보급하는데 일조하고 알리는데 역점을 두어 한류한식 가곡 시리즈의 결정판을 찍으려는 의도로 작곡을 하였습니다.

Q: 그렇다면 우리 작품이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가요.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우리는 독일인도 아니고 미국인도 아닙니다. 아무리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세계가 좁아지고 교류가 활성화되었다 해도 우리는 여전히 햄버거, 스파게티보다는 흰 쌀밥과 된장찌개를 먹고 소주 한잔을 기울이면서 정을 쌓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논리나 이성보다는 감성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기질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건 앞에서 강조한 것처럼 교육, 관습과는 다른 문화의 차이죠. 우리가 가장 자연스럽고 본연의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줄 때 그것이 가장 한국적이고 진정 외국인들이 우리 문화에 관심을 보이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