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영국의 유럽공동체 탈퇴
[칼럼] 영국의 유럽공동체 탈퇴
  • 류현옥<재독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7.07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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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유럽 공동체를 탈퇴했다. 몇 달 전부터 하루가 멀다고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던 브렉시트 문제가 국민투표로 마감됐다.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예, 아니요’를 결정하는 선거는 치열했다. 탈퇴를 원하는 쪽이 1.9 % 더 많았다.

유럽의 통합을 주창한 윈스턴 처칠이 관속에서 돌아누울 일이라고들 한다. 43년 유럽연방 역사를 뒤로 하고 영국은 국민의 뜻에 의해 다시 독립된 섬나라로 돌아갔다.

유럽 정치인들은 물론이고 사회학자들과 언론인들이 설마 그럴 리야 없겠지 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라는 속담이 현실이 됐다. 영국수상 카메론은 내심 선거결과가 연방을 지지하는 쪽으로 판결이 나서 수상 연임을 보장받으리라는 확신이 있었을 게다. 꿈은 야무졌으나 그는 유럽연방 탈퇴를 유도한 역사적 인물로 남게 됐다. 사퇴 연설에서 그는 민주주의 선거에 의해 결정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뤼셀의 유럽공동체는 2년에 걸쳐서 영국이 유럽연방에서 나가는 일을 끝내고 나면 영국은 유럽연방에서 해방된다고 발표했다. 많은 정계의 전문가와 역사가들의 글 중에 주목할 말은 ‘영국은 아직도 대영제국시대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구절이다.

섬나라로 떨어져 있으면서 대륙의 유럽국가 특히 독일을 중심으로 한 프랑스, 이태리들의 의견을 존경하고 그들과 함께 공동단체의 의견에 따르고 유럽공동체 분담금을 지불하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더 이상 속박되어 유럽공동체가 하자는 대로 따를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문제는 스스로 결정하고 유럽공동체에 내는 많은 돈을 영국국민들을 위해 지출하라는 국민의 요구에 의해 시작한 것이다.

유럽공동체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유럽의 평화와 사회 안정을 위해 만든 공동체다. 이를 통해 화폐 통화까지 이룩한 것인데 영국은 계속 그들의 화폐인 파운드를 고집하고 있었다.

창립멤버로 지금까지 중요한 파트너가 되어 온 중심국가가 빠져나간다는 것은 전 유럽의 위기다. 난민 문제로 지난 2년을 고심해오고 버티다가 먼저 궁둥이를 뺀 것이다. 유럽연방에서 나가면 영국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라는 발표가 나왔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유럽인으로 동행해야 하고 유럽공동체로서 동일성을 찾고 연대를 호소한 라보아당의 여당수 Jo Cox가 사무실 맞은 편에 있는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암살됐다. 선거를 며칠 앞두고 일어난 일이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그녀는 두 아이의 어머니이며 젊고 유능한 정치인이었다. 라보아당은 브렉시트 선거 운동을 그만두고 잠시 침묵의 단계로 들어가자고 했다.

‘유럽은 죽었다’는 타이틀 아래 지팡이를 짚고 떠나가는 엘리자베스 여왕 부부의 뒷모습이 슈피겔지의 커버를 장식했다. 구순이 넘은 여왕부부가 유럽공동체의 숙제와 무거운 짐을 외면하며 떠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슈피겔지는 타이틀 아래에 붉은 글자로 “유럽은 살아있는가?” 라고 묻고 있다.

유럽연방 사무실은 영국이 떠나는 조치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영국은 탈퇴 신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하지 않는 동안은 유럽연방국의 일원이고 언제 탈퇴신청을 하는 지에 대해서는 자국에 맡겨야 한다며 여유를 보이고 있다. 카메론의 후임자가 들어서야만 그 일이 시작될 것이다.

독일 수상 메르켈 여사는 유럽공동체 중요회원들을 베를린으로 비상소집했는데 언론의 비난이 높았다. 27국가들 중에 6개국만 초대한 것이 문제였다. 그리고 브뤼셀이 엄연히 있는 데 왜 베를린으로 초대를 했는지... 독일이 경제 강대국으로 앞에서 설치니 독일의 억압 속에서 해방되겠다는 의식이 영국 국민들의 브렉시트 운동의 불씨가 됐다는 지적이 있다.

그런가하면 영국 내에서는 국민투표를 재실시 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미 200만 명 이상이 서명을 했다. 유럽연방국으로 돌아가자는 데모대가 런던시 거리를 채우고 있다. 영국 국회의 2/3는 블렉시트 반대자였다.

연간 영국에 90밀리아덴 유로의 수출을 하는 독일은 시련을 겪을 것이다. 영국은 250밀리아덴 파운드를 다가올 영국의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 지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은 20여년 후에 다시 유럽연방에 들어오겠다고 신청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것도 사전에 국민 투표에 의해 결정해야 할 것이다. 국민투표에 참석한 1.9%의 선거인은 정확히 몇 명인지는 모르겠지만 중대한 결정이 이들의 손에 의해 결정됐다. 이들의 결정과 이로 인해 찾아올 피해가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한 희생양이 되는 셈이다. 민주주의를 살리는 일이 이다지도 어려울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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