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청락 부회장 "키다리아저씨들이 조선족학교 살려요"
안청락 부회장 "키다리아저씨들이 조선족학교 살려요"
  • 심양=이종환 기자
  • 승인 2016.07.2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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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지역에 진출해 성공한 기업인...중한교류문화원 통해 한중 화합에도 큰 기여

▲ 안청락 신생활그룹 부회장.
“심양에 키다리아저씨모임이 있어요. 매달 1천위안씩 내서 학생들을 후원하자고 해서 ‘천키모’라고 합니다. 안청락 신생활그룹 부회장의 발의로 시작됐습니다.”

심양 서탑의 중한교류문화원을 찾았을 때 김영식 중한교류문화원장이 소개를 했다. 중한교류문화원은 한인밀집지역인 서탑의 한국신성에 자리잡고 있다. 1-3층까지 사용하고 있는 문화원은 한국의 백화점이나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문화센터와 비슷하다. 어린이나 청소년, 성인, 노인을 위한 다양한 과목이 개설돼 심양에서 한국문화 전파의 발신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키다리아저씨모임’은 뉴욕출신 작가 진 웹스터의 세계명작 청소년소설 ‘키다리아저씨’에서 따온 것이다.정체를 숨기고 도와준 후원자 ‘키다리아저씨’ 덕분에 고아인 주디가 학교생활을 잘 마치고 멋지고 훌륭한 인재로 성장한다는 것이 소설의 내용. 불우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제시하면서, 사람들을 따뜻한 나눔의 길로 이끄는 이 소설은 TV애니메이션이나 만화,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도 소개돼왔다.

심양에서 어떻게 해서 ‘키다리아저씨모임’이 만들어졌을까? 7월14일 서탑의 중한교류문화원에서 만난 안청락 부회장은 사라지는 조선족 학교를 살리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조선족 동포사회에서 자녀들을 한족학교에 보내는 사람들이 늘면서 조선족 학교 학생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조선족 학교에 보내서는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지요. 어떻게 하면 폐교 위기에 처한 조선족 학교를을 살릴 수 있을 것인가? 이를 고민하다가 키다리아저씨모임이 만들어졌어요.”

▲ 김영식 중한교류문화원장과 안청락 부회장.
조선족 학교를 살리기 위해 후원모임을 만들자는 안 부회장의 제안에 심양의 한국인과 조선족 동포 기업인들이 하나 둘 동참해서 키다리아저씨모임이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심양 심북신구 조선족학교는 학생수가 한때 620명에서 지난해 48명으로 줄었습니다. 선생님수 41명과 비슷해졌지요. 그냥 두면 학교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어요. 비슷한 처지의 조선족 학교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학교들을 살릴까? 고민끝에 학교 살리기 실험에 나섰다는 것이다.

“좋은 학교, 다니고 싶은 학교로 만들면 학생들이 올 것 아닌가? 폐교 위기에 처한 신북신구 조선족학교를 성공적으로 살려내면 다른 학교들도 따라 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학교 살리기에 나선 것입니다.”

▲ 중한교류문화원 3층에는 중국 동북지역에서 항일운동을 벌였던 독립지사들의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학교 살리기에는 정성과 자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명문학교가 되도록 급식환경을 개선한 것은 물론, 영어회화, 태권도, 예체능, 골프반까지 만들어 교육하기 시작했다.

“지원을 시작한 지 한 학기가 지나면서 학생들이 늘기 시작했어요. 소문이 난 것입니다. 학생수가 곧 8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한학기 더 지나면 1백명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심양의 키다리아저씨들이 동참해 만들어낸 성과라는 얘기다.
“한 사람이 한달에 1천위안씩 후원하는 ‘천키모'에 이미 67명이 가입해 있어요. 한국인은 물론 조선족 동포 기업인도 많아요. 앞으로 적은 금액도 받을 수 있도록 후원 방식을 융통성 있게 조정해서 키다리아저씨모임 참여자를 더욱 늘릴 계획입니다.”

안청락 신생활그룹 부회장은 중국 동북지역에 진출한 한국기업인 가운데 가장 성공한 사례로 손꼽힌다.  비즈니스 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나눔에 있어서도 가장 앞서 가는 사람이다. 심양 서탑의 중한교류문화원도 안 부회장이 공동이사장이 돼 실질적으로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중한교류문화원은 쌍방향 문화교류를 위해 중국측에서는 조선족 동포기업인인 박성관 회장을 공동이사장으로 하고 있다.

▲ 문화원 도서관인 청초당. 안청락 부회장이 개인 소장한 도서를 기증해 만들었다.

“중한문화교류원이 내일 창립 2주년 기념행사를 합니다. 신봉섭 주심양총영사를 비롯해 많은 내외빈들이 오십니다. 축하공연도 있는데, 키다리아저씨모임이 지원하고 있는 심양 신북신구 조선족학교 학생들의 밴드공연도 있어요.”

2014년 7월 개관한 한중문화교류원은 항일영웅 안중근 사진전을 시작으로 개관 첫해에만 요녕성어린이 K-pop대회, 마중물 배구단 창단 및 단동친선경기, 32명의 조선족 어린이 무료 한국문화체험여행, 추석맞이 노래자랑, 장예모영화제, 요녕성한마음친선배구대회, 실버건강문화대학 개설, 한국영화제, 태권시범단 운영, 등려군가요제, 만화도서관 개관, 탁구대회, 국회의사당에서 안중근 사진전 개최, 압록강청소년예술단 한국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 진행했다.

개관 2년째에도 심양한국주간 문화공연 연출기획, 한중문화콘텐츠연구소 개소, 제2회 한중친선배구대회, 어린이만화창의탐구단 운영, 수요노래교실 개설, 연변청춘콘서트연출, 새해맞이 훈춘용호각 문화공연, 무오독립선언기념 아리랑음악회, 사물놀이강습, 한중친선탁구대회, 심신몽 아동절 사랑운동회, 한중연합 문화나누리봉사대 창설 등 활동폭을 확대해 나갔다.

“개인으로 이런 일을 하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사실 나라가 해야 할 일이지요.” 이날 저녁에 만난 신봉섭 주심양총영사의 말이다. 신총영사는 “심양에서 한국인과 조선족 동포사회가 어디보다 잘 어울리고 화합하는 것도 이 같은 문화교류 덕택”이라면서 “안 부회장이 문화원 운영 뿐 아니라 기업 봉사활동을 통해서도 한중교류와 화합에 정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청락 부회장은 제17기 민주평통 심양협의회 회장도 맡고 있다. 

▲ 문화원 3층의 포토존. 안청락 회장과 김영식 원장이 포토존에 서서 기념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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