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채순의 트랜스문도-1] 사람과 자연을 만나는 아르헨티나 여행의 시작
[박채순의 트랜스문도-1] 사람과 자연을 만나는 아르헨티나 여행의 시작
  • 박채순<정치학 박사·존에프케네디 대학>
  • 승인 2016.07.26 0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86년부터 2003년까지, 그리고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약 20년을 아르헨티나에서 살면서 자칭 타칭 아르헨티나 전문가로 통했다. 최근 2년 동안 한국의 월드코리안(www.worldkorean.net) 등 여러 매체에 100개가 넘는 아르헨티나의 정치, 경제와 아르헨티나 한인에 관련한 기사를 썼다.

그러나 내가 아는 아르헨티나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에 해당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어느덧 도달해 버린 인생의 마지막 단계를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꾸밀 것인가를 생각하기도 했다. 내가 한국인으로 태어나서 산 65년여 동안의 삶 중 아르헨티나와 인연을 맺은 지가 30년이며, 실제로 20년을 아르헨티나에서 삶을 영위했다.

그래서 한국과 아르헨티나가 나에겐 다 중요하다. 또 이런저런 방법으로 인연을 맺은 두 나라의 국민들 모두 매우 중요하다.

비록 크게 이룬 것은 없지만 한국과 아르헨티나는 내가 열정적으로 혼신을 다해 살아왔던 내 삶의 일부이다. 청춘, 젊음, 야망을 안고 살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제 또 다른 도전을 구상하면서, 아르헨티나를 현장에서 좀 더 알고자 하는 생각이 불현듯 솟았다.

이제 2년 동안의 국제교류재단 파견교수 임기가 2016년 봄 학기를 끝으로 마감되고, 계약한 대로 한국에 귀국해야 한다. 6월30일 사실상 강의는 끝냈으나, 귀국 날자는 8월 중순이어야 한단다. 그래서 남은 7월 한달을 아르헨티나 현지를 더 알고자 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 겨울의 남쪽 지방은 대부분 눈 덮인 허허 벌판으로 여행할 의미가 부족하단다. 그래서 아르헨티나의 북쪽지방을 선택하여 그곳에서 사람과 자연을 만나는 여행을 계획하게 됐다.

이번 여행에 몇 가지 내 나름대로 목표를 정했는데, 첫째 아르헨티나의 아름다운 산야를 찾는 것, 둘째 한국과 관련하여 인연을 맺을 수 있는 정치인, 공무원과 기업인 등을 만나는 것, 셋째, 라플라타 대학교에서 강의했던 한국 관련 내용을 지방의 대학생들과 공유하는 것, 마지막으로 아르헨티나 여러 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생활하는 우리 한인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계획을 실행해 옮기는 데 가장 큰 문제는 한 30일 동안의 여행에 필요한, 항공료, 고속버스 요금, 숙박비와 일상 경비 등을 어떻게 조달하느냐다. 사실 개인이 하는 관광은 자기가 마련한 경비를 가지고 여유롭게 해야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여행이 아르헨티나대학에 한국에 대한 강의를 하여 한국을 알리고 아르헨티나의 모습을 한국의 독자에게 알려서 양국 간의 이해와 교류를 증진하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일련의 나의 관광과 학술강의 그리고 양국 간의 교역에 필요한 인적 네트워크 결성에 대한 결과를 매스컴과 SNS를 통해서 널리 알리면 한국과 아르헨티나 그리고 우리 한인들의 향후 생활과 비즈니스에 다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27일 동안 나와 뜻을 함께하여 일부 구간이라도 동행할 사람을 찾았고, 필요한 경비를 지원해 줄 것을 내가 평소에 교류를 맺고 있는 분들에게 부탁을 했다.

사실 2013년부터 아르헨티나에서 내가 하는 지방 대학 강의, 라 플라타 대학에서의 한국관련 활동과 학생들에 한국 음식·문화 소개 등에 우리 교민들 몇 분이 지원해 주었다. 결국 이민생활의 일상의 과제로 인해 한가하게 장기간 동안 동행할 지원자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여행 경비에 보태라고 지원을 해 준 분들이 있어서 경비 문제를 상당히 해결했다.

이번에 다시 체득한 내용은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를 했던 사람들에게 거절을 당하기도 했으나, 평소의 나의 활동을 관찰했다면서 전화를 해서 상당한 금액을 지원해 주신 분, 필요할 때 유용하게 쓰라고 큰 지원을 해 주신 분, 불경기를 맞아 자기 살림도 여의치 않을 분들이 내 손에 쥐어준 분, 엄마가 주신 것이 아닌 내 용돈이라면 보태 준 청년 등 여러분이 내 경비를 마련해 주었다.

그런 분들의 대부분은 너무 적은 금액이라고 미안해했다. 이런 행동은 각박한 이민생활에서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다. 내가 한 일보다 훨씬 많은 사랑을 주신 분들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어떤 방법으로든 그들에게 더 많이 돌려주겠다고 다짐하는 여행이다.

아울러 현지 정치인, 교수들과 기업인 등 방문할 대상을 내 네트워크를 통해 점검하고 수소문했으며, 그런 내용을 현지인 친구들에게 메일을 통해서 알리고 협조를 부탁했다. 대부분 대학들이 방학기간이기 때문에 방문하는 지역마다 강의를 하지는 못하고 후후이, 살타, 멘도사와 꼬르도바 주의 대학교에 한국정치, 역사, 문화와 남북한 관계를 가지고 그들 학교에서 요구한 강의를 실시하기로 협의하고 강의안을 준비했다.

한편으로 각 지방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들은 수소문하여 일부는 연락을 드리고 그렇지 못한 경우는 현지에서 직접 찾는 것으로 준비했다. 이 나라 방학 시기로 호텔도 성수기라서 첫 방문지인 후후이까지 가는 항공권과 다음 행선지인 살타 주의 호텔만을 예약하고 나머지 지역은 호텔도 미정인 상태로 일단 출발하게 됐다.

▲ 아르헨티나 각 주(Provincias y Capitales de Argentina) 현황(2010)
6월30일 아르헨티나 라 플라타 대학교의 수업을 마치고, 토요일, 일요일에 준비하여 7월4일 월요일 아침 아르헨티나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후후이 주를 방문하기 위해 4일 아침 집에서 6시 30분에 출발했다. 8시55분에 국내 공항(Jorge Newbery)에서 출발하는 후후이 주(Provincia de Jujuy)의 수도산살바도르 데후후이(San Salvador de Jujuy)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국내 공항에 7시10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행 일정 중에 7월 9일이 아르헨티나 독립선언 200주년 되는 날로서 200년 전에 독립선언을 했던 뚜꾸만 주의 주도 산 미겔(San Miguel) 시에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역사적인 독립 200주년 기념식과 큰 축하 행사가 계획돼 있다.

나는 외신기자 자격으로 이 행사에 아르헨티나 대통령 실에서 발급하는 출입증을 7월8일에 현지에서 수령하여야 행사에 참석하여 취재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7월4일 월요일 가장 북쪽인 후후이(Jujuy)주로부터 칠레 구경을 접하고 아래로 내려오면서 살타(Salta)를 지나 7월8일 뚜꾸만(Tucuman)에 들어가서 행사용 출입증을 수령하고, 7월9일에 행사를 취재하는 일정이다.

그 후에는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까따마르까(Catamarca), 라 리오하(La Rioja)와 산 후안(San Juan) 주를 거쳐 멘도사(Mendoza)를 마지막으로 방문한 후에 한번 방문한 적이 있는 산 루이스(San Luis) 주를 건너뛰고 꼬르도바(Cordoba)를 지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7월 말경에 돌아오는 긴 코스다.

아르헨티나 전체 면적이 2.791.810km²로 세계에서 여덟 번째 큰 국가다. 여기에 말비나스 제도와 남극대륙을 합하면 3.761.274 km²로 3,287,263 km²인 인도를 제치고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큰 국가가 된다. 이번에 밟을 8개 주의 넓이는 827,342km²로 이론상으로는 우리 남한 면적의 8배 이상 되는 지역이며, 아르헨티나 24개 주 중 1/3에 해당하는 주를 여행한다. 방문할 지역이 넓은 면적에 다양한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주로 각주의 주 수도를 중심으로 방문하고 가능하면 관광지와 산업관련 지역을 돌아보게 되겠지만, 아무튼 장거리 여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소개

정치학 박사·존에프케네디 대학, 국립 라플라타대학교 KF 객원 교수
아르헨티나 외신기자협회 소속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