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채순의 트랜스문도-3] 아르헨 후후이주에 명문학교 세운 제일교회와 김성엽 목사
[박채순의 트랜스문도-3] 아르헨 후후이주에 명문학교 세운 제일교회와 김성엽 목사
  • 박채순<정치학 박사·존에프케네디 대학>
  • 승인 2016.07.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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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제일교회가 후후이(Jujuy)주에서 제일학교(Colegio Cheil)라는 초중등학교를 운영한다.

아르헨티나 제일교회는 천주교성당, 중앙교회와 함께 아르헨티나 한인 사회에서 가장 일찍 사역을 시작했고 그리고 교세 또한 매우 크다. 이민생활에서 교회는 많은 순기능을 갖고 있다. 개인의 신앙생활을 통해 얻는 정신적인 면에서의 안정과 축복을 제외하고도, 언어와 문화가 낯선 곳에서 새 이민자에게 교회 공동체를 통해 도움을 주어 이민자들이 현지에서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곤 한다.

▲ 후후이의 명문이 된 제일학교에서 학교 경영자인 김성엽 목사(오른쪽)와 필자.
이민자들은 혈연, 지연, 학연 등의 모임을 통해서 먼저 온 이민자들의 도움을 받아서 새 삶을 영위하지만 천주교, 개신교와 불교 등 종교 단체를 찾아서 도움을 받는 경우가 초기 이민사에 많이 있었다. 종교가 이민자에게 안식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시 한인 타운(백구 지역)의 Av. Carabobo 1253에 자리한 제일교회는 1969년 6월26일 설립됐고, 1970년 5월18일 아르헨티나 종교청에 등록됐다. 1989년부터 7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최광언 목사는 교역자들과 함께 아르헨티나 한인사회에서 이러한 안식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제일교회가 후후이주에 학교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는 보도를 전에 접한 적이 있었지만, 현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독교 신자의 언저리를 오고 가는 필자는 평소 대형 교회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고 이민지에서의 교회의 긍정적인 역할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

제일교회 최광언 목사는 후후이주와 살타주 등의 깊은 산속에서 살아가는 과라니족 등 인디언족들을 돕는 선교활동을 오래 전부터 해 왔다고 한다. 그러던 중 1995년 후후이주에 경영이 어려운 한 기독교 계통 초등학교를 인수한다. 그때는 구 건물에 학생 200여명의 작은 학교였다는 것이다.

▲ 제일학교 학생들의 여가 활동.
2003년에 이 초등학교를 중고등학교를 포함한 기독교 학교로 인가 받고, 2006년 12월부터 김성엽 목사를 이 제일학교(Colegio Cheil) 경영책임자로 임명하고 운영한다. 2007년 2차에 걸쳐서 4헥타르의 큰 학교 부지를 구입하고, 2008년부터 건축 공사를 실시하여, 2011년에 유치원과 초등학교 건물을 완공했다.

2014년에는 중등학교 건물을 완공하여 여러 과정을 거쳐서, 교회의 지원과 김성엽 목사 등의 열정으로 규모가 작은 이 학교를 현재는 유치원 건물에 10개 교실, 초등학교 건물에 20개의 교실과 중등학교 건물에 13개의 교실을 갖추고, 600석 규모의 식당과 실내 체육관을 갖춘 후후이 지역에서 가장 좋은 명문교학교로 키워서 오늘에 이른다.

현재 학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정원을 초과하여 학생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여러 명문 사립학교를 더러 일고 있는 필자는 훌륭한 시설에 700여명의 학생을 위해 100여명의 교사와 종사자들의 열정으로 교육하고 있어서 이 학교가 주민들로부터 최고의 학교로 인정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큰 규모의 학교를 건립하는 데는 재단인 제일교회의 지원이 가장 크지만, 학교 운영 책임자인 김성엽 목사의 지도력과 열정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 것 같다. 그는 학교 건축 때부터 전문가로 구성된 건축회사를 만들어 건설에서부터 모든 과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했다고 말한다.

▲ 김성엽 목사와 학교 관계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김 목사는 특이하고 다양한 이력을 가졌다. 1992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약대를 졸업하고, 싱가포르와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목사 안수를 받은 다음 미국의 다우니제일교회, 퀸즈장로교회와 워싱톤의 중앙장로교회에서 2006년까지 10여년간 부목사로 사역했다는 것이다. 후후이 제일교회의 경영책임자로 임명 받고 학교 경영에 특출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 목사는 “내가 이룬 듯한 학교 일이 나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학교를 맡은 이후에결정적인 시기마다 하나님의 역사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 자주 발생해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제일학교가 있는 후후이주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산세가 강하고, 53,219km²로 비교적 작은 주에 속하고, 67만2,260 명의 인구도 많지 않는 곳으로 생활환경이 열악한 편에 속한다.

돌이켜 보면 한국에서 기독교는 교육·의료·계몽운동·청년운동을 하면서 한국사회에 경제적인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 많이 기여하여, 한국 사회에 서구문화의 전파를 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와 서강대학교 등 교육재단을 통한 문명퇴치, 의료 등 서양 문화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전반적인 의식주 변화를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비록 배타적인 면이 있긴 하였지만 수많은 한국인들이 이들 기독교 미션학교의 지원으로 새로운 문화와 학문을 익히고 그들이 한국의 발전에 한 동력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현재 한국은 전 세계의 오지에 선교사를 파견하여 한국이 받았던 지원을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돌려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르헨티나에도 한국의 각 교단에서 선교사를 파송하여 어려운 지역에서 생활을 돕고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제일교회의 후후이 선교도 이런 사역의 일환일 것이다.

후후이 카톨릭대학교 법과대학의 Pamela Safarov 교수는 자기 아이들이 둘인데, 거주하는 곳이 너무 멀어서 제일학교에 보내지 못함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 필자는 이번 후후이주의 제일교회의 성장을 보고, 제일교회의 최광언 목사를 비롯한 목회자들 그리고 특히 25여명의 장로로 구성된 교회의 의사 결정 기구, 당회에서 작은 학교를 인수하여 이토록 큰 학교로 발전시키는 데까지, 전폭적으로 의사 결정을 해 주고, 필요할 때는 헌금으로 기여해 주신 분들에게 한국인으로서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감동을 받았다.

후후이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도 한국학교를 알고 칭찬에 마지않는다.여기에는 제일학교(Colegio Cheil)보다는 한국학교(Colegio Corea)로 더 많이 알려진 것 같다. 특히 현지인들의 말을 들으면 한국인들이 만든 한국학교라는 것이다.

필자소개
정치학 박사·존에프케네디 대학, 국립 라플라타대학교 KF 객원 교수
아르헨티나 외신기자협회 소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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