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채순의 트랜스문도-10] 한국어와 한국문화 전도사 서원장 윤상순 부부
[박채순의 트랜스문도-10] 한국어와 한국문화 전도사 서원장 윤상순 부부
  • 박채순<정치학 박사·존에프케네디 대학>
  • 승인 2016.08.0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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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꾸만주에는 동포사회에서 잘 알려진 채수경 선생과 서원장, 윤상순 교수 등 한인들이 있다. 한창 한인이 많았을 때에는 20여 가구 50여명이 이곳에 거주했다고 하는데, 현재는 20여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여기 뚜꾸만뿐만 아이라 지방의 대부분 도시의 한인 숫자가 줄어들었다.

물론 1990년 말에는 아르헨티나 한인이 4만 명을 상회했는데, 거주 한인이 타국으로 재이주하고, 새로운 이민자가 유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인들이 주로 종사하는 의류업에 현지인은 물론 볼리비아, 페루나 칠레인 등이 진출하여 한인과 경쟁한 것이 더 큰 원인이다.

▲ 서원장이 아르헨티나 독립 200주년 기념 조각품을 호세에게 선물했다.
뚜꾸만대학교에 강의 차 더러 왔는데, 그때마다 채수경 선생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불행하게도 채수경 선생의 자제가 투병 끝에 얼마 전에 세상을 등지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자식이 죽으면 부모는 평생 그 아픔을 가슴에 안고 산다고 하는데, 채수경 선생이 휴일을 맞아 후후이에 영면하고 있는 아들 성묘를 간다며 오히려 함께 못 함을 미안해 했다.

사실 내가 뵙고 안부를 드렸어야 하는데 일정상 뵙지를 못해서 미안했다. 다행이 뚜꾸만의 동포인 전 KBS성우 출신 조각가 서원장씨가 터미널로 마중을 나왔다. 지난 편에서 언급했지만 고속버스가 고장이 나서 길에서 3시간이나 지체함으로 서원장은 터미널에서 3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 한국이민 최초 정착지 기념비와 통일동산.
이번에 아르헨티나 북부 지방여행에서 안 일인데, 지방에서의 전화나 인터넷 이용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비해 매우 불편하다. 그래서 연락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기다리게 했다. 터미널에서 합류한 서원장과 나는 호세 오래자나가 기다리는 지방도시 파마이쟈로 향했다.

그 전부터 교류가 있었던 서원장은 그가 제작한 아르헨티나 독립 200주년을 기념하는 조각품을 오래자나 부부에게 선물하고 우의를 다졌다. 서원장과 윤상순씨 부부는 뚜꾸만에 거주하면서 현지학교, 여러 기관에서 현지인들에게 한국어교육과 한국문화 전달에 많은 기여를 하는 한국문화 전도사 역할을 돈독히 하고 있다.

▲ 뚜꾸만 Famailla시 공원의 서원장의 작품들.
서원장 부부는 1982년 아르헨티나에 이민 왔으며, 슬하에 2남 1녀를 두었다. 딸 엘라나(Helena)는 최근까지도 한국에 있는 아르헨티나대사관에서 근무했다. 서원장은 KBS 성우 17기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대부분처럼 부인과 가족의 영향으로 아르헨티나에 이주했다.

그는 대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하였고 이민 와서도 조각 작품을 만들었다. 여러 작품 중에도 아르헨티나 한인이주 40주년을 기념하기 만들었고 2000년 10월21일 리오네그로주 라마르께 한인농장(고 은준기 가족 농장)에서 제막식을 가졌던 ‘한국이민 최초 정착지’ 기념비는 한인사회에 역사적인 기념물이다.

▲ 서원장 부부가 국회의원 호세 오래자나 부부를 초대했다.
또한 아르헨티나 한인사회가 조국의 통일을 염원하는 뜻으로 서원장의 작품 ‘통일동산’을 한인들이 조성한 한인 희망골프장(Club Esperanza)에 전시했다. 그뿐만 아니라, 서 조각가는 뚜꾸만주 파마이쟈(Famailla)시와 계약을 맺고 공원 조성에 여러 작품을 전시했다.

그의 부인 윤상순 교수는 D.S 문화예술대학교에서 한국어와 문학을 전공하고 현지인과 한국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친 지 15년이 넘었다. 한인들이 세운 뚜꾸만의 한국학교 교장을 역임함은 물론, 2010년부터는 국립 뚜꾸만대학교에서 한국어을 가르치고 있다. 2014년부터는 아르헨티나에서 최초로 현지 학교에서 한국어를 외국어로 채택하여 가르치는 ‘프레센타시욘 데 마리아(Presentación de Maria)’ 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로 근무한다.

▲ 프레센타시욘 학교 학생들, 초등학생들의 김밥 만들기 수업.
서원장 부부는 나와 파마이쟈 출신 국회의원 호세 오래자나와 그의 부인 도의원 산드라를 7월 10일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한국어 교육과 한국 문화 전파에 정부와 주정부 차원에서 많은 협조해 줄 것을 부탁했다.

또한 윤 교수는 한국 정부가 지원하는 한국어능력 시험과 프레센타시욘 데 마리아 학교에도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흔히 이민지에서는 돈이 우선인데, 윤 교수처럼 잘 나가던 의복 사업을 그만두고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은 한국어와 문화에 관심을 갖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 윤상순씨가 한국어 교수로서 국립뚜꾸만대학교 학생을 가르친다.
남편 서원장 조각가도 한인과 아르헨티나인들의 문화예술 교류에 힘을 쏟는 등 부부가 교육문화예술 부문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 부부가 이웃 후후이(Jujuy)주의 한국문화에 목말라하는 현지 팬들의 초청으로 7월17, 18일 후후이주에 가서 여러 가지 행사를 했다는 것이다.

김밥, 불고기, 배추와 무 등 한국음식 재료를 준비해 가서 함께 만들고 시식하고, 한글도 함께 배우고, 한국 비디오도 보면서 후후이 젊은이들에게 한국의 하루를 만들어 준 것이다. 이런 동포들이 현지에서 한국을 위해, 한국문화와 언어 보급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참 장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스스로 한국어를 전파하는 일을 찾아서 하는 동포들이 우리 대한민국의 국익에 커다란 기여를 하는 것이 틀림없다. 이들 동포는 한국의 자랑스러운 자산이다.

▲ 한국어를 배우는 대학생들.

필자소개
정치학 박사·존에프케네디 대학, 국립 라플라타대학교 KF 객원 교수
아르헨티나 외신기자협회 소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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