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채순의 트랜스문도-14] 멘도사의 한국(Corea en Argentina)과 한인들
[박채순의 트랜스문도-14] 멘도사의 한국(Corea en Argentina)과 한인들
  • 박채순<정치학 박사·존에프케네디 대학>
  • 승인 2016.08.13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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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도사의 한국 멤버들과의 만남.
멘도사를 여행하기 전에 사전 조사로 페이스 북에 친구로 되어 있는 ‘멘도사의 한국(Coreaen Argentina: www.facebook.com/CoreaEnMza)’이라는 단체와 연결을 시도했다. 멘도사의 한국을 당연히 큰 멘도사주의 한국인들이 한인회를 구성하고 페이스북에 그 단체의 활동을 올리는 단체로 짐작했다.

그런데 이 단체의 Jang Anasu(장 아나수)와 메일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놀란 점은 그가 한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참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한국인이냐고 물었다. 아니라는 답이 왔다. 황당했다. 장씨 성을 가진 사람이 한글도 모르고 더구나, 한국인이 아니라니! 여기서 출생한 한국 어린아이들이 더러 자기는 아르헨티나 사람(Argentino)이라고 말한다는데, 혹시 그도 태생지와 국적으로만 따져서 한국인이 아니라고 말한 걸까?

19일 오후 Jang Anasu를 통해서 몇 명의 ‘멘도사의 한국’ 친구들을 카페에 초대하여 조우했다. 그러나 한국인 자제는 한 명도 없었고 모두가 현지 아르헨티나 사람들이었다. 장 아나수는 Paula Anadon이라는 현지인 여자 대학생으로, 인터넷에 장 아나수(Jang Anasu)라는 한국인 같은 이름을 갖고 활동한 것이다. 한국의 장근석(Jang KeunSuK)이라는 배우가 너무 좋아서 그의 성을 따서 Jang씨로 한다는 것이다.

▲ 한국학 강의를 소개하는 인터넷 안내, 멘도사 한국 그룹이 조직했던 행사 사진.
그 멤버들은 멘도사 지역에서 한국 정부와 한국인을 대신해서 현지에서 한국을 알리고 K-POP을 비롯한 한국 음악, 연속극, 영화 등 한국 문화를 즐기는 일종의 한국 문화 팬 같은 자발적인 모임이라고 한다. 추종연현 주아르헨티나한국대사와 이종률 전 문화원장이 멘도사를 방문해 이들을 격려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들의 가진 한국과 한국문화 사랑과 활동이 참 대견스럽다.

그러나 그들이 하는 한국관련 홍보나 한국 관련 어떤 행사에 한국정부, 주아한국대사관, 멘도사한인회의 지원은 없다고 한다. 후후이, 살타와꼬르도바 대학교에서 나의 강의는 대부분 대학교의 학과장이나 연구소 소장 등이 마련하고 후원했다. 멘도사주에서는 이들 ‘멘도사의 한국’의 Jang Anasu 등 대표단들이 멘도사의 꾸죠대학(Universidad Nacional de Cuyo)에 요청해 장소를 섭외하고 참가자들을 모았다는 것이다.

▲ 멘도사의 한국 그룹이 만든 기와 회원들.[사진제공= Corea en Mendoza]
그래서 7월26일 오후 5시 멘도사의국립 Cuyo 대학교 철학 인문학부에서 실시한 나의 강의 ‘한국의 역사와 정치와 전망’도 꾸죠대학교와 멘도사의 한국(Coreaen Mendoza) 친구들이 조직한 것이다. 내 강의는 멘도사 주의 국립 꾸조대학교(Universidad Nacional de Cuyo) 철학 인문대학교에서 부학장 빅토르구스타보조나나(Victor Gustavo Zonana) 교수의 소개로 시작됐다.

바로 다음날부터 시험 중이라 학생이 많이 참석하지 못했으나 오후 5시30분부터 시작한 강의는 학교 강의실을 닫는 8시까지 계속했다. 한국 역사, 현실 정치와 남북문제 등을 다루었고, 미리 공지한 대로 스페인어로 번역이 쉬운 한국 노래 ‘나 혼자는 못 살아(No puedovivir sin ti)’도 우리말로 합창도 하고 즐겁게 진행했다.

▲ 꾸죠대학교의 부학장 빅토르 구스타보 조나나(Victor Gustavo Zonana) 교수.
나는 이 나라에서 한국을 알리고 한국 문화를 즐기는 학생들을 대하면 내 스스로가 힘이 나서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곤 한다. 여기 멘도사에는 국립대학교 꾸죠에멘도사에서 원주민 선교를 하시는 임훈철 목사님의 여식 Ruth Rim이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강의 시간에 만난 가브리엘라 페레즈(Gabriela Perez)같이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학생이나 성인들도 있었다. 부에노스에서 할 일이 있었던 사정으로 주말에 부에노스에 들렸다가 25일 밤 21시15분 차로 부에노스에서 출발하여 26일 아침 11시30분에 멘도사에 다시 도착했다. 오후 5시 무렵에 강의를 시작해서 8시까지의 강의를 하고, 당일인 26일 밤 9시30분 차로 꼬르도바로 출발한다.

▲ 많지 않은 학생이었지만 열기는 뜨거웠던 멘도사 강의.
27일 아침 8시에 꼬르도바에 도착하여 하루는 공무원들과 기업인들을 만나고 28일에는 국립꼬르도바 대학교의(Universidad Nacional de Cordoba) 강의를 하는 일정이다.

멘도사의 한국인들

7월16일 오후에 산 후안으로부터 멘도사에 도착하여 옷 가게를 하면서 침례교회의 전도사임무를 맡고 있는 김치봉 집사 댁에서 잘 보냈다. 일요일에는 그가 봉사하는 멘도사의 한인침례교회에 가서 다른 신자들과 함께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

우리 한국인들이 세계 여러 나라에 이주해 살면서 이런저런 공동체를 만들어 서로 돕고 의지하면서 생활한다. 지난번 후후이 제일학교의 기사해서 언급했듯이 여러 공동체 중에서 초기 이민자들에겐 종교를 통해서 함께한 힘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이민 사회에서의 종교의 긍정적인 기여라고 생각된다.

▲ 김치봉 전도사와 멘도사 한인교회의 모습.
여기 초기의 멘도사의 침례교회도 그런 역할을 했던 것 같은데, 많은 한인들이 이주를 해 버려서 이제는 담임목사도 떠났고 김치봉 집사가 전도사 역할을 대신하고 있단다. 이민자들 중 현지인들과 결혼을 하는 분들이 차츰 늘어난다. 현지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 현지인과의 결혼이 많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서 산 후안에서 온 이성모씨의 아들이 현지인과 결혼하여, 현지인 며느리 사이에서 태어난 손자들이 참 씩씩하게 잘 성장하고 있다.

이성모 선생에 의하면 아들이 자기할 일을 정확하게 잘 하고 있고 며느리 또한 시부모를 모시는 정성이 극진하다고 칭찬한다. 저녁에는 멘도사주에서 현지인 사역을 하시는 임훈철 목사를 만났다. 1966년 이민 와서 네여식을 다 잘 기르고 원주민 사역을 하는 분이다. 한국청년과 이태리 이민자 손녀딸이 신학교에서 만나서 결혼하고 30년 이상 행복을 누리면서 훌륭하게 자식을 키우고 현재도 봉사를 계속하신 분이다.

큰 딸은 이태리에서 학업을 하고, 둘째 딸은 부에노스아이레수의 귀도 디뗄라(Guido di Tella)를 졸업하고 그 대학교의 교수와 BID은행에서 근무하며, 셋째 딸 Ruth Rim은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와 포르투갈어 등 언어를 익혀, 꾸죠대학교와 중학교 그리고 개인학원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현지인들에게 가르친다. 막내는 아직 대학생이다.

▲ 임훈철 목사와 잘 성장한 딸들.
‘멘도사의 한국’의 회원들과 같이 한류붐과 한국언어와 문화를 익히는 현지인들이 많은데, 임목사의 셋째 딸인 Ruth Kim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임 목사가 나를 저녁식사에 초대해 두 딸과 함께 여러 가지 다양한 대화를 나누고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또 멘도사에는 고 이재현 선생의 미망인과 최근까지 한인회 회장을 맡았던 박상문, 박상호 형제 그리고 이건우씨와 김한술 사장 등이 한인들끼리 유대도 좋으며 자기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았다.

26일 아침에 밤차를 타고 멘도사를 두 번째 찾은 나를 김한술 사장은 집으로 초대하여 잠시 여장을 풀게 하고, 점심에 초대해 주고 정다운 대화를 나누었다. 내가 머물렀던 멘도사에서의 생활은 김치봉 사장 내외의 극진한 살핌으로 4박5일 동안 정말 편안하게 일정을 소화할 수가 있었다.

▲ 박상호 사장과 김한술 사장.
김치봉 전도사 내외는 신앙심이 매우 돈독해 보였고 처음 대한 나를 정말 가족이상으로 살펴 주어서, 그 부부에게 큰 빚을 남겨놓고 왔던 여행이다. 이런 저런 면을 보면서 멘도사의 한인들은 비교적 여유 있게 잘 살고 있었는데, 마침 한인회 일을 맡고 있던 박상문 회장이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이주해 한인회 회장 자리가 공백이었다.

멘도사 한인들이 새로운 회장도 선출하고 멘도사의 한국과 같은 현지 그룹과도 유기적으로 교류하여, 일상적인 자기의 업무 외에도 한국 문화가 좀 더 꽃 피게 관심과 협력을 더 해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26일 밤 고속버스로 꼬르도바를 향했다.

필자소개
정치학 박사·존에프케네디 대학, 국립 라플라타대학교 KF 객원 교수
아르헨티나 외신기자협회 소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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