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산책] 나라시대 헤이조쿄의 도인(東院)정원
[정원산책] 나라시대 헤이조쿄의 도인(東院)정원
  • 박경자<(사)전통경관보전연구원장>
  • 승인 2016.08.2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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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시대 수도 헤이조쿄(平城京)에 있는 헤이조큐(平城宮)에는 동서 약 260m, 남북 약 760m로 길게 돌출된 부분이 있다. 도인(東院)으로 추정된다. 연회 등이 개최됐고 황태자 처소 ‘동궁(東宮)’, 천황의 처소로 이용됐다.

그 남반부에 도인정원이 있다. 정원 대부분이 연못이다. 복원된 일본정원 중 가장 오래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1968년부터 4차 조사에 의해서 원지(園池)의 전체 모습이 밝혀졌다. 원지는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는 완경사지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작은 골짜기 형태다. 도인정원은 나라시대 8세기 초·중반에 대규모 수리를 했다.

경주 안압지(雁鴨池, 현재의 月池)를 1:3.5 비율로 모방 또는 축소해 이 원지 수리를 만들었다고 추정된다. 여기에서의 모방은 단순한 안압지 형태와 연못 안에 있는 3섬인 삼신산(三神山)의 모방일 뿐, 기술적 수준에서의 모방은 아닐 것이다.

시기적으로 전기의 연못은 상층 유구를 보존하려고 하층 유구를 검출하지 않아서 많은 점에서 분명하지 않다. 연못의 형태도 전기의 단순한 역L자형에서 후기에는 몇 개의 만(彎)이나 튀어나온 섬을 갖는 것으로 다시 만들었다.

후기 연못은 전기의 연못을 얕게 매립하고 호안을 깨부수고 완경사의 스하마(洲浜, 거친 해안가의 풍경을 나타낸다)를 하고 있다. 기본적인 평면 형태는 전기의 연못을 따르고 있으나 호안의 출입이 보다 복잡하다. 연못의 북동 귀퉁이를 동에 확장시키고, 더욱 그 북쪽에 작은 연못이 있고 연못의 깊이는 약 40㎝로 얕다.

연못의 서쪽 호안에는 중앙건물에 부속하는 대(臺)가 수면에 길게 돌출하고 동쪽 호안에는 다리가 걸쳐있다. 연못의 북쪽 끝에는 인공 산을 만든 축산(築山) 석조(石組)가 있고, 서남부 가운데에는 섬이 있어서 경관의 초점이 된다. 굴곡 있는 튀어나온 섬의 끝에는 모양 좋은 돌이 배치되고 완만한 구배로 작은 돌을 조밀하게 깐 스하마가 들쑥날쑥 하는 호안을 만들고 있다.

특히 연못 서남 모퉁이에는 유배거(流杯渠)가 있다. 구불구불한 도랑에 잔을 띄우고 시 짓기를 하는 연중행사 하나였던 음력 3월3일 삼진 날에 곡수연(曲水宴)을 하던 곳이다.

이 곡수연은 중국 진(晉)시대에 시작되고 이후 일본 한국에서 성행했다. 새봄을 맞이하여 천신(天神)께 제사하고 뒤풀이로 시 짓기를 즐겼던 풍속이다.

▲ 일본 나라시대 헤이조쿄(평성궁)의 도인정원. 정원 내 연못의 섬도 삼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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