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진 MIHAIR 대표가 남아공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1996년 가발회사 미성상사(주)의 남아공 지역 소장으로 더반(Durban)에 파견되면서부터다. 영업소장직을 2년간 수행하다 프리토리아(Pretoria)에 주재한 AFROTEX라는 가발회사 법인장으로 전직했다. 남아공 시장의 가발 론칭이 1992년에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황 대표도 초창기 가발시장 개척을 위해 투입된 인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던 2004년, 직장에서 퇴직하고 개인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황 대표는 “배운 것이 가발 영업이다 보니 가발 리테일(소매거래) 사업으로서 프리토리아 써니사이드(Sunnyside) 지역에서 ‘SOMETHING HAIR’라는 상호로 1호점을 열고 2년에 걸쳐 3호점까지 개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매점 영업을 통해 시장 트렌드 및 현지 소비자에 대한 특성을 파악했고, 2008년 수입·도매를 현지인과 동업하며 ‘스카렛’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기도 했다. 드디어 2012년, 현지인과의 동업을 정리하고 ‘MIHAIR’라는 브랜드로 독립회사를 설립했다. 황 대표는 “MIHAIR는 가발(Extension Wig) 수입·도매상으로 8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조그만 회사지만, 2004년 창업 자본금 3만불에서 현재 자산 150만불 정도의 회사로 성장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큰 회사들과의 경쟁? 제품 업그레이드로 틈새시장 공략”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 내에서도 인프라가 가장 발달됐지만, 주거지 간의 거리가 평균 50Km에 이를 만큼 이동거리가 매우 큰 곳이다. 황 대표는 “광활한 대지와 많은 자원에 비해 인구가 5,000만명 정도고, 그중 흑인 인구가 4,200만, 백인이 500만, 유색인종이 300만으로 구성된 이른바 ‘레인보우’ 국가”라며, “빈부차이도 심하다 보니 범죄노출 등 일상에서 위험요소가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아프리카 국가(Black African Country)보다 그나마 안정적인 경제 요소로 많은 기업형 가발 회사들이 투자했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장이기도 하다. 황 대표는 “소규모 개인 업체가 살아남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큰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시장 및 소비자 연구, 제품개발 등에 많은 투자를 했고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위해 타회사보다 한발 앞서 가는 아이템을 개발함으로써 유행을 선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물론 이렇게 해도 큰 회사들을 극복하긴 쉽지 않았다. 황 대표는 “아이템 개발방식으로, 큰 회사들이 히트시킨 제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1등보다는 2등으로 가는 틈새시장 공략을 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프리카 진출, 잘되는 사업 눈여겨보고 파생사업 연구해봐야”
그에 따르면, 현재 남아공은 외국인 노동자의 근로법 및 이민법이 강화돼 한국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기회를 찾아 이곳으로 온다면, 본인이 투자하고 창업할 사업에 대한 신중한 연구와 조사가 필요하다.
황 대표는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는 기존에 잘 되고 있는 사업을 잘 눈여겨보고, 그 사업에서 파생되는 일들을 연구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또한 “한 사람의 정보만 듣지 말고 한인회, 월드옥타, 코트라, 대사관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길 바란다”며 “잘못된 정보로 인해 큰 실책을 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추천할 만한 소상인 업종으로 요즘 자동차 관련사업이 대세이기에 자동차부품, 정비, 관련 액세서리 등과 여성·아동, 미용과 관련된 분야를 제시했다. 미용분야 중에서도 화장품은 유럽제품과의 경쟁에서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인테리어, 광고사업, 제빵·제과 사업 등도 유망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제빵·제과는 본인이 생산기술을 보유하고 한국의 특화된 기술과 인테리어를 구비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현지에 대한 배려 필요… 이웃 둘러보는 한인이 돼야”
남아공은 인플레이션 요소가 높고, 높은 금리로 헤지펀드가 몰려들고 있어 언제라도 외환보유가 낮아질 수 있을뿐더러 정치적 불안요소도 잔존하고 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드넓은 땅, 많은 자원을 통해 국민들의 삶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의 사업은 강약을 조절하며 확장할 생각이고, 한인 차세대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 대표는 남아공한인회(회장 김진의)에서 수석부회장직을 맡으며 한인사회에 봉사하고 있다. 남아공한인회는 광복절 행사, 한가위 교민 체육대회, 교민 골프대회, 송년회, 현지인 장애인 지원사업, 한인 교민 대상 장학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황 대표는 “사업 목적이 재화를 벌어들이는 건 분명하지만, 그 재화를 어떻게 사용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현지사회와 함께 하며 그들을 위해 배려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며 “누구든 무엇을 하든지 자신만 보지 말고 이웃을 보면서 더불어 사는 한인, 한인경제인(한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