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의 날, 국가기념일로 제정해야
직지의 날, 국가기념일로 제정해야
  • 윤주 (사)효창원7위선열기념사업회 상임고문
  • 승인 2016.10.1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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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주 (사)효창원7위선열기념사업회 상임고문.

10월은 문화의 달, 문화의 날, 문화가 있는 날 등 온통 문화를 강조하는 기간이다. 전국 각 지역에서는 10월을 맞아 많은 다양한 축제들이 열리고 있고, 명산을 둔 지역에서는 붉게 물든 단풍잎을 보기 위해 찾기도 하는 등 10월은 문화를 빼놓고는 감히 말할 수 없는 달이다. 우리나라는 참으로 문화를 사랑하고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우수한 문화를 지닌 민족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이 남긴 찬란하고 유수한 문화유산은 충분히 자부심을 갖고 살아갈 만한데도 이를 잊고 살아갈 때가 많다. 특히 기록문화 유산 중 으뜸으로 세계인에게 자랑거리인 직지심체요절을 제대로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직지하면 한 번쯤 들어봤는지 고개만 갸우뚱 거릴 뿐 잘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다.

먼저 우리가 직지 또는 직지심체요절이라고 부르는 이 책에 대해 알아보자면 원제목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로 현존 금속 활자로 인쇄된 책 중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이다. 고려시대 승려인 백운화상이 고려 공민왕 21년(1372년)에 부처님과 큰 스님들의 가르침과 대화, 편지 등에서 중요한 내용을 뽑아 편찬했고, 이를 백운화상의 제자들이 고려 우왕 3년(1377년)에 충청북도 청주의 흥덕사에서 인쇄했다.

이것이 세계 최초 금속활자로 인쇄하는 순간이었고, 이는 1455년 인쇄된 서양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인 구텐베르크의 ‘42행 성경’보다 78년이나 앞선 기술이다. 아직도 오늘날 정보화시대의 바탕이 된 인쇄술의 발달을 말할 때는 직지가 아닌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인쇄술을 근본으로 꼽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직지가 2001년 9월4일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세계인들은 깜짝 놀랐고,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동양의 조그마한 나라 한국에서 약 1세기나 앞서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이 인쇄됐다는 사실 때문이다. 직지의 가치가 바로 이런 것이었고,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이란 긍지와 자긍심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은 직지가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게 그냥 거저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청주시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노력으로 된 것이고,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덕분에 세계가 공식적으로 직지를 세계 최초 금속활자 인쇄술로 만들어진 책이라는 점을 인정했고, 세계인들이 직지의 가치를 알게 된 것이라는 점이다.

이 같은 점에 비춰 9월4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할 것을 건의하는 바이다. 이유는 정작 우리가 직지를 잘 모르거나 그 가치를 잘 알지 못한 채 살아가기 때문이다. 또한 안타까운 부분은 직지가 우리나라에 없고, 다른 나라 손에 가 있다는 것이다.

추정하는 바에 따르면 직지는 1887년 초대 주한 프랑스 대리공사로 부임한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가 직지를 수집했고, 1900년경 그가 파리로 가져갔다. 그리고 11년 뒤 경매로 골동품 수집가 앙리 베베르에게 넘어갔다. 이후 베베르가 사망하면서 유언에 따라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됐다. 그러나 직지 상하 2권 중 하권만 소장돼 있는데, 그나마 하권은 총 39장 중 첫째장이 빠진 채 2장부터 39장까지 총 38장만이 보존되고 있다.

그렇게 반세기가 지나면서 직지도 세월과 함께 기억 속에서 묻힐 뻔한 것을 재불 역사학자 고 박병선 박사가 1967년 프랑스국립도서관 사서로 근무할 당시 직지를 발견하면서 그 가치가 빛을 보게 됐다. 발견 당시 직지는 중국도서로 분류가 잘못된 채 먼지에 파묻혔다.

박병선 박사의 직지 발견 덕분에 1972년 세계도서의 해를 기념해 파리에서 열린 ‘책의 역사전’에 직지가 최초로 전시되면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1992년 주불 한국대사관은 직지를 포함한 모든 한국의 문화재 반환을 프랑스에 공식 요청했으나, 아직 고국으로 돌아오진 못하고 있다.

직지가 고국의 숨결을 찾아 원래 자리로 돌아오도록 해야 하는 것이 분명히 맞다. 다만 직지는 외규장각 의궤 등과 달리 프랑스가 약탈해간 문화재가 아니기 때문에 무리하게 반환을 요구할 경우 국가 간 외교마찰을 빚을 수 있다. 그래서 먼저는 우리 국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직지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고, 주한외교관 및 세계 오피니언 리더를 초청한 가운데 직지의 날 기념행사를 정부 주관아래 지속적으로 성대히 거행한다면 세계인들 누구나 직지를 한국의 것으로 알게 될 것이다.

현재는 청주시에서 9월4일을 직지의 날로 정하고 해마다 청주직지축제를 열고 있다. 이제는 청주시 차원에서가 아니라 국가기념일로 제정해 정부차원에서 기념식을 거행해야 한다. 그래야 모든 국민들이 알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직지를 세계에 널리 알리면 직지는 머지않아 자연스럽게 고향인 우리나라로 돌아올 것이다. 직지환수는 국가기념일 직지의 날 여기에 그 해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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