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정치인과 사진 찍고 헤어지는 그런 모임 말고!”
“유명 정치인과 사진 찍고 헤어지는 그런 모임 말고!”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6.12.0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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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제34대 유타한인회장 당선자… “그들 스스로 한인사회에 손 내밀게 해야”

“일회성으로 주류사회 유명 정치인을 연사로 초청해 30분 연설 듣고 밥 먹고 사진 찍고 헤어지면 끝인 그런 정치력 신장 모임이 아닌, 주류사회 정치인들이 유타한인들의 표가 탐이 나서 한인사회에 스스로 손을 내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김재동 제34대 유타한인회장 당선자.

지난 11월18일 열린 미국 유타한인회 정기이사회에서 제34대(2017~2018) 한인회장으로 선출된 김재동 당선자는 지난 12년 동안 유타한인회에서 봉사해왔다. 한인회 이사, 유타한국학교교장 등을 거쳐 현재 수석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이를 위해 ‘정치력 신장을 위한 기초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시민권자로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한인을 파악하는 인구센서스 전수조사를 실시함으로써 주류사회 정치인들이 한인사회에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다음, 그 다음 한인회장들이 지속적으로 이어받아 조사를 실시토록 하고, 정치에 관심이 있는 차세대를 발굴해 주류 정치계에 입문할 수 있도록 다리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다

김재동 당선자는 “유타지역 원로들의 권유로 한인회장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지난 40여년 동안 한인회를 이만큼 성장시킨 역대 회장님들께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김 당선자에 따르면, 유타한인회(초대회장 유타대학교 이정면 교수)는 올해로 40살이 됐다. 그는 서면 인터뷰에서 “인생에서 마흔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불혹’이라고도 칭한다”며,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며 성찰의 계기로 삼고, 지역 한인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한인회가 되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으로 김 당선자가 꼭 하고자 하는 사업 중 하나는 우리 전통문화를 주류사회에 널리 알리는 문화공연이다. 2011년 10월 LA문화원 주최로 경기도립무용단의 태권무 ‘달하’ 공연이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렸는데, 한인들은 물론 주류사회 미국인들과 타민족들의 호응이 너무나 뜨거워 2,000석을 꽉 채우고도 모자라 서서 공연을 구경한 사람이 많았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교민사회에서는 당시 공연의 감동이 회자되고 있으며, 미국인들도 그런 공연이라면 다시 보고 싶다며 이구동성이다.

▲ 유타한인회 회의 모습.

그는 “한인회 단독으로는 꿈도 꿀 수 없는 공연 유치이겠지만, 임기 2년 동안 그런 기회가 다시 한 번 왔으면 하는 꿈을 꿔본다”며, “LA이나 샌프란시스코로 한국 공연단이 오게 되면 꼭 유타주에도 공연 자리를 마련해 한국 전통문화와 예술을 쉽게 접할 수 없는 한인들과 주류 사회에 그때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앞서 얘기했던 정치력 신장을 위한 기초조사의 핵심은 시민권을 갖고 있는 한인들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고, 시민권을 가졌다 할지라도 투표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에 선거에 관심을 갖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또, 더 많은 한인들이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방침이다. 세 번째는 유타한인 주소록이 2013년에 발행된 이후 3년 동안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기에 임기동안 주소록을 새로 발간할 계획이다.

▲ 유타한국학교장과 유타한글학교협의회장을 겸직했던 김재동 당선자는 양질의 교사를 확보하는 문제가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김 당선자에 따르면, 유타지역은 지역 특성상 한인들이 많지 않고, 초기 유학생들이 현지에서 직장을 잡아 눌러앉은 사례가 많다. 솔트레이크시티 북쪽 오그던(Ogden City)에 위치한 힐 에어 포스 베이스(Hill Air Force Base) 공군기지에 근무하는 한인들로 인해 군인가족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것도 특징이다. 특히, 몰몬교의 성지로 솔트레이크시티 남쪽에 위치한 프로보(Provo City)에 BYU(브리검영대학교)가 있어 몰몬 한인가족들이 제법 많다.

또, 범죄율이 낮고 경기불황에 강해 LA폭동 이후 꾸준히 한인 인구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제2의 실리콘밸리라 부르는 리하이(Lehi City)로 인해 첨단 IT 업종의 굵직한 회사들이 속속 유타로 사무실과 공장을 이전하고 있어 한인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한인인구는 약 1만명 정도로 자영업, 군인, 교수, 공무원, IT업계에 종사하는 연구원 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 유타한국학교 백일장 대회 모습.

김 당선자는 지난 1988년 미국으로 이민 왔다. 그는 1999년 ‘American Institute of medical and dental technology’를 졸업해 기공사로 일한 데 이어 2003년부터 치과기공소와 기공학교(유타주정부 연계)를 운영하다가 한인회 업무와 대학원 공부 그리고 글쓰기, 책읽기 등의 일이 산적해 작년에 대학원 휴학과 동시에 기공소를 축소 이전, 소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유타한국학교장으로 3년을 봉사했던 그에게는 등단 문인이라는 꼬리표가 늘 붙어 다니기도 한다. 한국학교장으로 봉사하면서 양질의 교사 수급 문제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무엇보다 대한민국을 주류사회에 알리는 홍보물이 전무한 상태”라며, “유타 아시안들이 매년 6월 한자리에 모여 개최하는 축제(Asian Festival)에 한국관이 가장 초라하다”고 토로했다. 내년에 40주년 특별 축제가 열리는데, 한인회가 보유하고 있는 부채, 한복 몇 벌만을 전시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 유타 아시안들이 매년 6월 첫째 주 토요일, 한자리에 모여 여는 축제 ‘Asian Festival’에는 평균 13개 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한다. 김재동 당선자는 중국, 인도, 일본은 물론 몽골, 베트남, 태국 커뮤니티 등도 그들의 모국 정부에서 보내준 홍보용 전시물로 부스를 가득 채운다고 지적했다.

김 당선자는 “한국을 홍보하고자 정부기관이 주최하는 행사에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민간 차원에서 하는 이러한 대규모 축제에 기본적인 홍보물과 전시물을 지원하는 것도 대한민국 홍보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재외공관을 비롯한 한국 정부가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관련지원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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