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교육 위한 12개 한글학교 교실 들어서··· 한인사회 80만달러 이상 모금
중앙아메리카 과테말라에 한인문화회관이 설립됐다.
200여명의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교실 12개와 한인회 사무실, 회의실 등이 들어섰다. 학생들의 시청각 교육을 위한 각 교실에 대형 모니터와 인터넷 시설도 설치됐다. 과테말라 이민역사전시관, 한국전통문화전시관 등도 만들 예정이다.
과테말라한인회(회장 최인규)는 “지난 12월4일 한인문화회관 개관식을 가졌다”며 이메일로 개관식 사진을 전했다. 이날 개관식에서는 1부 개회식과, 2부 제막식이 진행됐다. 최인규 한인회장의 환영사, 이운호 주과테말라한국대사의 축사, 김정혜 재외동포재단 차장의 인사말, 강영신 온두라스한인회장, 서묵 건립추진위원장의 경과보고 등이 1부에서 마련됐다. 2부 제막식에서 한인회는 약 300명 내·외빈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유동열 전 한인회장, 임병열 전 한인회장, 과테말라 경찰서장 등도 참석했다.
과테말라한인회 홍보를 담당하는 장정윤씨에 따르면, 한인문화회관 건립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건립사업을 본격 추진했던 2015년은 과테말라 내 한인들의 주종사업종인 섬유산업에 대해 세금혜택을 주는 과테말라법안 발표가 지연되면서, 한인사회가 경제적, 심리적으로 불안한 시기를 맞고 있었던 때였다. 한인회관과 한글학교 건립의 필요성이 항상 제기돼 왔지만, 누구라도 선뜻 나서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언제 당장 이 나라에서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배적일 때 모금운동에 동참하기 쉽지 않았던 것.
하지만 한글교육에 대한 수요는 점점 커졌다. 낙후된 한글학교 건물은 늘어나는 학생을 다 수용하지 못해 한인교회 건물을 빌려 사용하고 있었다. 임대료 부담 때문에 한인회도 여기저기로 사무실을 옮겨야했다.
이런 상황에서 동포재단이 한인회관 및 한글학교 건립을 계속 추진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한인회는 긴급이사회를 열고 사업계획서를 만들었다. 대사관의 도움을 받으며 여러 차례 수정과 협의를 거치면서 30만달러라는 큰 금액을 지원받았다. 이후부터는 교민들에게 공이 넘어갔다. 교민스스로 건립금액의 70% 이상의 금액을 모금해야 하는 과정이 남았던 것.
한인회와 건립추진위원회는 모든 한인기업과 의류상가, 자영업체를 일일이 방문하며 한인회관 건립의 목적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 사업을 추진한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지난 11월. 기업과 개인의 후원금이 80만달러를 초과해 동포재단 지원금과 합쳐, 목표금액 120만달러의 92%를 달성했다. 기존의 부동산 보유금액을 환산하면 99%에 이르렀고, 아직 교민들의 모금은 계속되고 있다.
최인규 한인회장은 “중남미에서 비교적 오랜 이민역사를 갖고 있고 5,000여명의 한인들이 밀집해서 살고 있는 과테말라의 상황을 고려하면 늦은 감이 없지 않다”면서 “한인문화회관 설립은 오랫동안 품어왔던 모든 과테말라 한인들의 숙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라나는 2세, 3세들에게 한국을 제대로 알려주고, 우리의 뿌리를 기억하도록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인회는 문화회관을 현지인들에게도 개방할 계획이다. 과테말라 현지 K-pop 동호회 모임, 현지인 대상 한국영화상영, 한국문화의 날 행사 등을 이곳에서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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