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금 소장 “알래스카 한인들, 직항노선 재개설 염원”
권오금 소장 “알래스카 한인들, 직항노선 재개설 염원”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6.12.3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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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리지출장소 개소 기념일 맞춰 매년 ‘한-알래스카 축제’ 열어

“알래스카, 재정적 여유 속에 각종 복지혜택 풍부한 곳”

미국 50개 주(州) 중에서 면적은 가장 크지만 인구는 가장 적은 주로서, 알류트(Aleut)어로 ‘거대한 땅’이란 뜻을 지닌 곳. 1959년 미국의 49번째 주가 된 ‘알래스카(Alaska)’에 우리나라는 1980년 7월 주앵커리지총영사관을 개설해 현지 한인들을 지원했지만, 1999년 3월 IMF 외환위기 여파로 총영사관을 폐쇄했다. 이후, 불편을 느낀 한인들과 알래스카 주정부 주요 인사들이 우리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함에 따라 지난 2007년 8월 앵커리지 주재 공관의 재개설이 결정됐다.

이듬해 2008년 6월20일 주앵커리지출장소 개소식에 참석한 사라 페일린(Sarah Pailin) 알래스카 주지사는 이날을 기념해 ‘한-알래스카 친선의 날(Korea-Alaska Friendship Day)’을 선포했다. 또, 앵커리지출장소 개소일을 기념해 매년 양국 간 화합과 이해를 도모하고자 개소일 전후에 ‘한-알래스카 친선 축제’를 열어 동포들과 현지 앵커리지 시민들이 함께 소통하는 장을 만들고 있다.

▲ 권오금 소장이 2015년 8월18일 한인회관에서 취임식을 열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주앵커리지출장소]

2015년 8월 부임한 권오금 주앵커리지출장소장은 서면 인터뷰에서 “대외적으로 알려진 알래스카 이미지로 연어, 불곰, 추운 겨울, 천연자원 등이 있지만 이외에도 참 놀라운 요소들이 많은 곳”이라며 “알래스카는 다른 주에 비해 노인복지가 잘 돼 있고, 이로 인해 고연령층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춥고 긴 겨울에도 불구하고 한인노인 구성 비율이 높은 점도 한 특징이다.

권 소장에 따르면, 알래스카는 석유 판매수익으로 세수를 충당하는 예산구조를 통해 노인복지를 충실히 지원해 오고 있다.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 전쟁,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후로 대부분의 주정부들은 재정난에 따라 복지예산을 감축했지만, 알래스카 주에서는 여유로운 재정으로 복지혜택이 계속 보장돼 왔다.

알래스카는 원유 생산 수익금을 주 재정으로 충당하며 주민들에게 세금을 징수하지 않고 있다. 도리어 수익금으로 만든 기금을 통해 매년 주민들에게 이자수익의 일부분을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 기금은 ‘알래스카 영구기금(Alaska Permanent Fund: APF)’으로 불리며 세상에 몇 안 되는 기본소득제도 중 하나다. 기금은 1980년 제정돼 지속적으로 수익 규모가 늘어났으며, 2015년에는 2,072불이 알래스카 주민 개개인들에게 배당됐다. 권 소장은 “어려운 자연환경에서도 이러한 복지제도를 통해 사람들이 생활할 수 있다는 게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 지난 6월 열린 ‘한-알래스카 친선 축제’에서 권오금 소장을 비롯한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가졌다.

“6천여 명의 한인들이 알래스카 곳곳에 거주하고 있어”

50년대부터 당시 주한미군과 국제결혼한 한국여성들이 알래스카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특히, 70년대 초 800마일(1,287.5㎞) 알래스카 원유수송관(TransAlaska Pipeline) 건설 공사를 계기로 근로자들(현 원로동포 그룹)이 들어오고, 이들의 가족 초청으로 한인사회가 본격 형성됐다.

권 소장은 “70년대 말 대한항공의 미주노선 취항과 더불어 ‘앵커리지(Anchorage)’가 중간 기착지가 되면서 다수의 이민자가 이곳으로 이주했고, 80년대 들어 6,000여명 규모의 현 동포사회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현지 한인들은 대부분 시민권자(5,000명)이며 영주권자가 900명, 나머지는 체류자 및 유학생들이다. 대다수가 쿡만(Cook Inlet) 끝에 위치한 알래스카 최대도시 앵커리지와 그 주변에 거주하고 있지만, 중부 페어뱅크스를 비롯해 서부 57개 원주민 부락인 베델(Bethel), 최북단 배로(barrow) 등지에서 생활하는 동포들도 있다.

규모는 작지만 알래스카에는 앵커리지한인회, 페어뱅크스한인회, 앵커리지한인노인회, 앵커리지 한인교회연합회, 한인 6.25참전유공자회, 민주평통 알래스카지회 등의 여러 한인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또, 차세대 교육을 위해 앵커리지한글학교, 페어뱅크스한글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인구 밀도가 낮고 맹수가 곳곳에 나타나는 자연환경 특성상 총기매매 및 소지에 상대적으로 관대하며, 그로 인한 총기 사고도 잦은 편이다. 이 때문에 권 소장은 “동포들의 생명과 안녕을 위해 앵커리지, 페어뱅크스, 주노의 치안-사법기관 주요 인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순회영사를 통해 각 지역별 치안 단체 주요 인사들과도 접촉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산안드레아스 단층 상부에 위치한 알래스카에는 지진이 빈번하다. 1964년에는 무려 진도 9.2 규모의 알래스카 대지진이 일어나 많은 인명 피해를 입었고 빌 워커(Bill Walker) 현 주지사도 어린 시절에 이 지진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출장소는 지진 발생시 대처요령을 한인단체와 공유하고 있으며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공조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 앵커리지출장소는 개소 8주년을 기념해 9월25일부터 26일까지 뉴욕의 한인 음악가들과 국립부산국악원 전통무용 공연단을 초청해 ‘2016 Joy of Korea in Anchorage’ 행사와 국경일 리셉션을 열었는데, 다양한 한국문화를 접한 현지인들은 물론 공관 개설 이래 처음으로 품격 있는 전통공연을 관람한 한인들이 크게 감격했다고 한다.

“현지학교의 한국어 Immersion 프로그램 채택 노력 중”

현지 동포사회의 주요 이슈 중 하나는 ‘국적기 직항 노선 재개설’ 요청이다. 항공기 항속거리가 늘고 신항로가 개척되면서 한국-북미, 유럽 간 여객노선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했던 앵커리지 국제공항의 위상이 줄어들었다. 2006년 이후로 한-알래스카 간 대한항공 직항 여객노선 취항이 중단돼 동포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으며, 8시간 비행 거리가 시애틀을 경유하면서 13시간으로 늘어나는 등 한-알래스카 교류가 위축되고 있다.

권 소장은 “알래스카 한인들은 국적기 직항 여객노선의 재개설을 염원하고 있으며, 출장소는 이를 위해 알래스카 주정부, 항공사들에게 우리 동포들의 희망사항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달하는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앵커리지교육청은 유치원·초·중·고교를 지정해 현지 학생들을 위해 특정 외국어로 모든 과목의 수업을 진행하는 ‘Language Immersion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어, 독일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 등 과정이 이미 실시된 반면 아직까지 한국어 프로그램이 없다. 이에 출장소는 한인단체와 협력해 ‘한국어 Immersion Program’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사, 교재 확보 등 예산이 소요되는 사안인 만큼 쉽지 않은 사업이지만, 프로그램이 운영되면 한국에 대한 이해가 제고되고 한인 2-3세대가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 소장은 “알래스카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어느 지역 동포들 못지않게 근면성실하며 알래스카 주에서 모범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우리 문화를 알리는 데에도 매우 열성적”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알래스카 한인들이 앞으로도 주류사회에서 좋은 이미지를 고양하며 한민족으로서 위상을 드높이며 생활해 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권오금 소장이 빌 워커 주지사(왼쪽)와 면담을 갖고 기념촬영을 했다. 권 소장은 “빌 워커 주지사는 2016년 하반기 한국을 두 차례나 방문하는 등 한국과의 교류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 베델 지역 순회영사에서 권오금 소장이 시장, 경찰서장 등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 주앵커리지출장소는 2008년 개소 이래 처음으로 국경일(개천절) 행사 겸 출장소 개소 8주년 기념행사를 9월26일 앵커리지에 있는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했다.[사진제공=주앵커리지출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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