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기] 충칭 임시정부청사에서 옷깃을 여미고
[방문기] 충칭 임시정부청사에서 옷깃을 여미고
  • 충칭=김용길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승인 2017.01.3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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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군 총사령부도 충칭에서 탄생...삼성 등 임정보존에 힘쓰는 기업에도 감사

▲ 김용길 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원광대학교 로스쿨에서 재직하면서 2016년도에 연구년을 맞아 어디든지 해외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그런데, 마침 충칭에 있는 서남정법대학에서 한국법을 소개해달라는 연락을 몇 차례 받았던 터라 지난해에 이어 올 1월까지 연거퍼 충칭을 방문했다. 먼저 충칭에 왔을 때는 바쁜 일정이다 보니 임시정부 청사 찾는 일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다가 이번에 월드코리안신문 요청을 받고 새삼 임시정부 청사 방문기회를 만들었다.

처음 충칭에 왔을 때는 삼협(三峽)댐이 만들어지기 전이었다. 그때 충칭에 와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와 우리가 흔히 양자강이라 부르는 장강(長江)을 보았다. 장강에서는 수 많은 배들이 오르내리고 있었다. 충칭에서 우한까지 수천리에 달하는 물길을 따라 장강을 내려 오면서 당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댐이 만들어지기 전이라서 그런지 길고 긴 장강의 양안으로는 원주민들을 이주시키고, 장차 물속에 들어갈 지역을 조사 정리하느라 중국의 관리들도 분주히 오갔다. 수천년의 세월을 이어 오면서 돌고래가 살고 있을 정도로 깊은 장강이 어느새 제 모습을 바꾸고, 새로운 자태로 태어난 모습을 대하니 엄청난 대역사 앞에서 감회가 새로웠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는 충칭(重慶) 칠성강(七星崗) 연화지(連花池)에 있다. 이번에 찾았을 때 눈에 띈 것은 주변에 밀집해있는 고층 아파트들이었다. 임시정부 청사는 좁은 돌층계를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가야 정문이 나타난다. 청사 안에는 비교적 좁은 마당을 좌우로 하여 회의실, 접견실, 장관실 등 5개 동의 건물이 계단을 이루면서 비좁게 들어서 있다.

청사 1호동의 전시실에는 김구 주석의 흉상이 전람관 전면 중앙에 태극기를 옆에 두고 서 있었다. 김구 주석과 임시정부 인사들은 일제 통치하에서 많은 외교적 노력으로 중국과 폴란드, 소련, 미국 의회, 프랑스 등으로부터 독립의 승인을 얻거나 사실상 승인한다는 말을 전달받았다. 그러나 독립이 될 때까지도 미국이나 영국 등 우방국들이 임시정부를 승인하지 않은 것은 역사적인 아이러니라 하겠다.

청사 안에는 김구 주석과 장제스(蔣介石) 총통간의 회담 자료, 윤봉길 의사와 이봉창의사의 한인 애국단 입단 선서문, 독립신문과 광복군 관련 자료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각 전시실에는 당시에 사용하던 책상과 의자, 양국의 국기, 침대와 가구 등이 놓여 있고, 윤봉길 의사의 홍구공원 거사에 대한 동영상도 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이봉창, 윤봉길 의사 등 한인애국단의 의거 이후에 일제의 집요한 추적 때문에 1932년 상해를 떠나 항저우, 진장, 난징, 광저우, 류저우, 치장 등 중국대륙을 옮겨 다니며 8년여 간의 무장활동을 전개하며 일제에 항거하였다.

1940년 9월에 중경에 정착하면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그 달 17일에 한국 광복군 총사령부를 창설하여 지청천을 총사령으로, 이범석을 참모장으로 삼아 태평양전쟁 발발 이후 일본과 독일에 선전포고를 하고 연합국의 일원으로 항일전쟁에 참전하였다. 특히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충칭에 정착하면서 정부조직의 기반을 확대, 강화하고 임시헌장을 제정하는 한편 대한민국강령을 반포함으로써 독립운동의 정당성과 행동의 통일을 기하였다.

이렇듯 전쟁수행과 광복이후 조국의 재건에 대비하기 위한 체제정비는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들의 많은 환대와 협조를 받았으며, 1945년 일본이 항복한 이후에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우리 헌법 전문에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법통으로 한다’고 명시하여 대한민국 임시 정부를 계승함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충칭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에는 당시 어렵고 힘든 상황 하에서도 나라를 되찾아야 하겠다는 일념 자신을 희생해온 우리 선혈들의 피와 땀의 이야기가 서려있다. 이들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생각하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아울러 임시정부 청사가 보존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인 삼성을 비롯한 우리나라 경제인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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