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126] 고인돌
[아! 대한민국-126] 고인돌
  • 김정남 본지 고문
  • 승인 2017.02.25 0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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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한국은 ‘고인돌 왕국’이라 할 만하다. 전세계에서 발견된 7만여 기의 고인돌 중 4만여 기가 한반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남한에 3만여 기가 있고 북한에 1만여 기가 있다. 고인돌은 강력한 권력을 지닌 고대 부족국가 지배계층의 무덤 또는 제단이다. 신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거석문화(巨石文化)의 대표적인 유적이다. 평지나 땅 속에 돌로 무덤방을 만들고, 그 위에 거대한 돌을 덮는 방식으로 축조했다.

기원전 12세기에서 2세기 무렵에 세워진 한국의 고인돌은 형태에 따라 평지에 높은 받침돌로 무덤방을 만든 탁자식(북방식), 받침돌이 낮은 바둑판식과 땅속 무덤방 위를 돌로 덮은 덮개식(남방식) 등으로 나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고인돌은 단일 무덤방에 하나의 돌을 덮는 것이 특징이다. 유럽에는 여러 개의 받침돌 위에 여러 개의 덮개돌을 덮는 터널식(복도식)이 많다.

한반도에 고인돌이 많은 것은, 바위산이 많아 거대한 석재의 채취가 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고인돌의 축조가 가능할 만큼 인력과 지배력을 갖춘 부족국가가 흥성했기 때문이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4만여 기 보다 훨씬 더 많은 고인돌이 곳곳에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저절로 무너지거나 농경지, 집터 등으로 훼손된 것이 많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인돌은 바위산, 절벽 부근의 해안이나 강변 지역에 많이 나타난다. 2000년에 전국 해안, 강변, 산자락, 농경지, 마을 등에 분포하는 고인돌 가운데 밀집도가 높고 원형이 잘 보존된 강화도(70기), 전북 고창(447기), 전남 화순(596기)의 고인돌 무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세 곳의 고인돌 밀집지역이 특히 주목 받는 것은 고인돌 축조에 쓰인 채석장 흔적이 함께 남아 있어서다. 강화도의 경우 고려산 중턱 주변 반경 4km 이내에 세계문화유산 70여 기를 포함해 150여 기의 고인돌이 흩어져 있고, 고창은 섬틀봉과 중봉, 화순은 보검재 주변 산중턱의 바위산이 채석장으로 쓰였다.

고창과 화순의 채석장 유적에서는 돌을 떼어내려고 나무를 박았던 쐐기 구멍과 옮기다 만 덮개돌 모습까지 관찰할 수 있다. 강화도 ‘부근리 고인돌’의 매력이 수천 년 시간의 무게를 견뎌 온 장엄한 모습이라면, 고창지역에서는 한자리에서 탁자식, 바둑판식, 덮개식 고인돌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이웃한 도산리에는 거의 완벽한 탁자 형태의 ‘도산리 고인돌’도 있다. 얼마 전까지 민가의 장독대가 자리 잡고 있어 ‘장독대 고인돌’로 불리기도 했다.

화순 고인돌 무리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핑매바위 고인돌’이다. 길이 7m, 높이 4m, 무게 200t의 거대한 덮개돌이 압도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덮개돌이다. 왼손으로 돌을 던져 덮개돌 위의 구멍에 집어넣으면 시집 또는 장가를 간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강화 부근의 고인돌 가운데는 자태가 남한에서 가장 멋지고, 크고 웅장한, 대표적인 ‘탁자식 고인돌’이 있다. 쓰러질듯한 모습으로 엄청난 무게의 덮개돌(길이 6.4m, 너비 5.2m, e두께 1.3m)을 떠받치고 선 2장의 굄돌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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