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관장 윤주경)이 제98주년 삼일절을 맞이해 1930년대 후반 중국 상하이(上海) 한인사회와 독립운동의 동향을 알려주는 새로운 자료를 발굴·공개했다.
이번에 최초로 공개하는 자료는 1932년 윤봉길 의거 이후에도 상하이에 거주하던 배준철이 현지 한인사회의 실상을 생생하게 기록한 ‘일기’ 4권, 일제의 핍박 속에서도 인성학교를 지키려했던 선우혁 교장, 독립운동가 연병환 묘지, 윤봉길 의거 현장인 홍구공원 전경, 인성학교 관련자료 등 20점이다.
독립기념관에 따르면, 배준철(1918~1997)은 평북 선천 출생으로 1932년 윤봉길 의거 당시, 김구의 심부름으로 도산 안창호에게 피신하라는 전갈을 전하러 간 소년이다. 그는 1931년 상하이로 건너가 인성학교 4학년에 편입했고, 1930년대 후반 상하이 한인사회의 중심인물로 활동했다. 특히 인성학교 졸업생을 중심으로 결성된 ‘상해한인소년척후대’의 부대장을 지냈다.
임시정부가 상하이를 떠난 후 한인사회의 실상에 대해서는 그동안 전혀 알려진바가 없었으나, 이번에 공개하는 자료로 1930년대 후반 상하이 한인사회의 동향과 독립운동의 모습을 복원해낼 수 있게 됐다는 게 독립기념관의 설명이다. 특히, ‘일기’와 함께 그가 소장한 원본 필름을 복원·인화한 사진도 최초로 공개됐는데, 1930~40년대 당시 독립운동의 흔적과 한인사회의 일상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배준철은 1935년 3월1일 일기에 “금일은 제16회 3·1절 기념이다. 대한민국 17년 기원 4268년… 한국의 아들과 딸 된 자는 누구를 물론하고 이날을 거룩하게 하라”고 적고 있다. 독립기념관은 “비록 공개적으로 기념행사를 개최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지만 민족의식을 지닌 한인 청년의 독립운동에 대한 간절함이 잘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한편, 독립기념관은 오는 3월1일, 98주년 3·1절을 기념해 국민 ‘참여형’ 문화행사와 ‘국민과 함께한 독립기념관 30년’ 야외 사진전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