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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민(庶民)’이 차별언어라고?
침소봉대는 무리···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2017년 04월 12일 (수) 08:43:16 이종환 객원논설위원 stonevalley@naver.com

   
▲ 이종환 객원논설위원
3D를 '삼디', 5G를 '오지'로 읽었다는 게 화제가 되는 가운데, 흔히 쓰는 ‘서민(庶民)’이라는 말이 비하의 의미가 담긴 차별언어라고 주장하는 글을 최근 접하면서착잡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 언어의 용법을 확대하기는커녕 너무 편협하게 속박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차별언어들이 있다. 양반 상놈 할 때의 ‘상놈’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가 무심코 부르던 ‘도둑고양이’도 따지면 차별언어다. 그래서 요즘은 ‘길고양이’로 용어가 바뀌었다. 문제의 칼럼은 이렇게 지적한다.

“서민이란 어휘의 글자 뜻과 그 유래를 살펴보면 폄하의 의미가 다분하다. 서민이란 ‘庶’는 적서(嫡庶)관계에서 첩의 자식을 뜻하는 글이고 ‘民’도 역시 폄하의 뜻이 짙은 글자이다. 그 유래는 중국 주나라 때부터 신분을 나타내는 5계급, 즉 천자(天子), 제후(諸侯), 대부(大夫), 사인(士人), 서민(庶民) 중 가장 낮은 계급이다. 계급사회에서 서민은 천대받는 천민이었다. 조선시대를 말하자면 신분을 크게 양민(양반, 중인, 상인)과 천민으로 나눴는데 천민이 바로 서민이었다.” 그는 나아가 당시 지식인을 부양할 수 있는 생산력 상황도 고려하지 않고  “춘추시대 전쟁은 문명한 전쟁”이라며, 이렇게 덧붙인다.

“춘추시대의 서민은 전쟁에 참전할 자격조차 없었다. 그럼 누가 군대를 하는가? 사인이 했다. 병사란 사(士)가 사인의 사(士)인 것이 바로 이렇게 유래되었기 때문이다. 사인이 병사로 충당되었기 때문에 춘추시대 전쟁은 진짜 ‘문명’했다. 왜냐? 병사인 사인들은 모두 배운 자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1949년 들어선 마오쩌둥의 중국은 일반 민중을 서민, 신민(臣民), 백성, 평민 같은 호칭 대신 인민으로 불렀고, 북한도 중국처럼 인민이란 어휘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북한이 인민이라는 말을 쓰고 있어 차별적인 서민을 사용하면서 인민의 사용을 꺼린다”고 해석했다.

과연 그럴까? 그 칼럼이 말하는 것처럼 ‘서민’이 과연 그런 차별언어일까? 한국의 보통사람들도, 나아가 지식인들까지 그 용어가 차별언어인줄 모르고 지금껏 사용해왔다는 것일까? 중국의 인터넷 백과사전인 바이두(www.baidu.com)에서 ‘서민’를 찾으면 이렇게 나온다.

“서민은 일반 민중을 뜻한다. 시경 대야편에 이렇게 나온다: 서민들이 일하니 하루아침에 다 세웠다(庶民攻之,不日成之)”

그리고 아래에 세 가지 뜻을 소개하고 있다. 하나는 평민, 또 하나는 백성, 마지막으로 농업근로자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시경이나 논어 등 고전에서 사용한 각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서민이라는 용어는 관리가 아니라는 뜻은 담고 있겠지만, 그렇다고 폄하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참고로 시경에서 서민이 나오는 구절의 내용은 이렇다. “주나라 문왕이 제사지낼 곳을 세우면서 잘 측량(經)해서 설계(營)하니 백성들이 일을 도와서 하루도 안돼서 완성했다(庶民攻之,不日成之). 문왕은 서둘지 않아도 된다고 했으나 백성들이 자식처럼 달려와 도왔다.” 우리가 기업 경영이라고 할 때의 ‘경영’도 여기서의 ‘측량(經)하고 설계(營)하다’는 말에 어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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