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연해주 ‘디아스포라’
[칼럼] 연해주 ‘디아스포라’
  • 유주열(외교칼럼니스트, 전 나고야 총영사)
  • 승인 2017.04.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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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주열(외교칼럼니스트, 전 나고야 총영사)

‘디아스포라’라는 그리스어가 있다. 민족 집단이 고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 흩어져 뿌리를 내리고 산다는 민족이산의 의미이다. 우리민족이 과거 소련의 연해주에 많이 건너가 뿌리를 내렸다. 연해주는 우리 선조가 세운 발해의 옛 땅으로 간도와 함께 우리 민족의 생활터전이었다. 일본 강점 시대에는 일본이 접근하지 못하는 보호지역(santuary)이 되어 독립운동의 중심이었다.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우수리 강을 건너 만주 지역의 일본 경찰서를 습격하고 연해주로 몸을 피하였다. 1919년 안중근 의사가 이또 히루부미(伊藤博文) 저격에 성공한 것도 연해주를 근거로 한 독립투사들이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연해주에 항일 독립 운동가들이 늘어나자 1937년 스탈린은 일본과의 마찰을 피해 연해주의 한인들은 강제로 시베리아 열차에 태워 중앙아시아로 이주시켰다. 금년이 강제이주 80주년이 되는 해다. 지금의 카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카레스키(고려인)는 대부분 연해주 출신이다.

연해주(沿海州)는 문자 그대로 바다에 연해 있는 지역이다. 러시아에서는 ‘프리모르스키’라고 부르는데 ‘바다(maritime)’라는 의미이다. 제정 러시아의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여 처음으로 만나는 바다가 태평양으로 연결되는 동해이고 연해주는 동해 연안의 지역을 말한다.

유럽의 강국 러시아가 극동의 연해주를 차지한 것은 유럽 귀족사회에서 인기 있던 모피를 얻기 위해서였다. 용맹한 코자크 족의 보호를 받으면서 모피 사냥꾼은 아무르(黑龍) 강을 따라 남하하면서 처음으로 중국의 청조를 만난다. 만주족 청조는 산해관(山海關)을 넘어 베이징을 점령하였지만 명(明)의 잔존 세력이 반란을 일으켜 그 진압에 여념이 없었다.

청조는 간헐적으로 남하하는 러시아군을 막아내면서 시간을 끌어 오다가 반란군을 평정한 강희제(康熙帝)는 코자크 군의 본거지를 공격하여 남하를 저지시켰다. 청조의 반격에 부딪친 러시아는 1689년 네르친스크에서 국경을 정하는 조약을 맺게 된다.

천하의 땅이 천제(天帝 중국의 황제)의 땅으로 생각하는 ‘천하개념’으로 국경이 없었던 중국이 러시아와 국경조약을 처음으로 맺게 된 것이다. 네르친스크 조약에서는 아무르 강 이북을 러시아 령으로 인정하고 아무르 강 이남과 우수리 강 동쪽 즉 연해주는 중국의 영토가 되었다.

사실 동아시아 진출을 위한 부동항을 노린 러시아가 정작 필요한 곳이 연해주였지만 강력한 청조의 기세에 억눌려 어쩔 수 없었다. 청조는 강희-옹정- 건륭제로 이어지는 최성기를 끝내고 쇠퇴기로 접어들었다.

쇠퇴해 가는 청조를 시험한 나라는 영국이었다. 영국은 청조와 아편전쟁을 통해 홍콩을 할양받는다. 러시아는 허약해진 청조를 위협 1858년 아이훈 조약을 체결했다. 연해주를 공동관리하자는 내용이다. 러시아는 ‘공동관리’라는 중간 단계를 두어 다시 기회를 기다렸다.

청조가 영불연합군이 일으킨 2차 아편전쟁에서도 패하자 러시아는 재빨리 강화를 주선하고 그 대가로 청조로부터 연해주 할양을 받아낸다. 1860년에 체결된 베이징 조약에서 중국은 연해주를 잃어 동쪽 바다(동해)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완전히 막혀버렸다.

러시아는 태평양으로 나가기 위해 연해주 최남단에 제국의 위용을 갖추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을 건설한다. 블라디보스토크는 ‘동방(보스토크)을 정복(블라디)’는 말 그대로 러시아인의 꿈이 서려있는 항구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2년 9월 APEC 정상회의 개최 등 블라디보스토크를 통해 연해주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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