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기] 월드코리안장학생들의 강화도 역사문화기행
[탐방기] 월드코리안장학생들의 강화도 역사문화기행
  • 최미연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학년>
  • 승인 2017.05.01 2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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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역사박물관-고인돌-초지진-광성보-갑곶돈대 방문에 문학행사도 참관

▲ 강화역사박물관에서
따뜻한 4월의 봄날, 월드코리안 장학생들이 강화도를 찾았다. 월드코리안 제1기 장학생 22명 가운데  4명과 학부모 1명이 이종환 월드코리안플러스 대표의 인솔아래 4월29일 강화도 역사문화탐방길에 올랐다.

지난 2월 있었던 장학회 워크숍 이후 다시 만난 반가운 얼굴들이었다. 장학회 친구들은 세계 각지에서 생활하다가 한국에 들어온 학생들이다. 이제 대학생활을 막 시작한 새내기 친구들, 또 졸업을 앞둔 장학생들이 서로 안부를 묻고 아껴둔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여행길이 지루할 새가 없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동포 학생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제는 대학생활로 흘렀다. 해외에서 살다가 모국으로 돌아와 겪은 재미난 에피소드, 당황스러웠던 경험 등을 공유하며 웃고 공감하고 맞장구쳤다.

4월의 봄은 포근했고, 여행의 설렘은 우리의 마음을 한껏 부풀게 했다. 강화도로 향하는 길 위에서 짐바브웨, 베트남, 미얀마, 우즈베키스탄 등 각기 살던 나라의 문화와 삶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제각기 다른 해외 생활 경험담은 각양각색의 매력을 갖고 있는 책을 열어보는 느낌이었다.

다른 학생들은 모두 강화도가 초행길이었다고 했으나, 나는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강화도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강화도에 그렇게 많은 한국의 역사가 있는지는 이번 탐방을 통해 새삼 알게 되었다.

강화도 역사탐방의 첫 행선지는 강화역사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이었다.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선조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역사박물관에서는 문화해설사로부터 강화도의 역사를 간단히 브리핑받았다. 

특히 병인양요, 신미양요 등의 전투를 겪어낸 강화도 바닷길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강화도는 한양으로 곧바로 진입할 수 있는 한강 하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자주 적들의 침입을 받았다. 그래서 해상으로 침입하는 적들과 치열한 전투들이 벌어졌다고 한다. 강화외성을 따라 역사를 체험하며, 바닷길을 지켜내기 위해 물러서지 않았던 선조들의 끈기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꼈다. 이런 선조들의 희생으로 지켜낸 우리 전통과 문화를 더욱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다짐했다.

점심은 초지진 옆에 있는 궁중두부요리집에서 두부버섯전골, 해물떡볶이,  막국수를 시켜 골고루 나눠 먹었다.  가게 외부가 전통 옹기들로 아기자기하게 장식된 데다,  실내도 옛날 시골집의 느낌을 물씬 풍기도록 꾸며진 것이 인상적이었다.  

오후 3시에는  ‘세계한인작가협회’에서 주최한 문학회 행사를 참관했다. 시 낭송회에서 한 시인은 봄에 잠이 잘 오지 않는 이유를 시로 읊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내용은 이랬다.  ‘봄에는 잠이 잘 안 온다. 왜냐하면 꽃 봉오리 터지는 소리, 소복소복 봄비가 내리는 소리, 겨우내 왕래하기 어려웠던 손님이 사뿐사뿐 찾아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차가운 바람이 불고 눈이 쌓여서 식물들도 마음대로 활동을 하기 어렵다. 마침내 따뜻한 햇살이 비추고 봄바람이 불면 저마다의 생명들은 기지개를 펴느라 바쁘다. 봄을 노래한 이 시를 들으며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이 마음 속에 가득 찼다.

이 시 외에도 ‘비린 삶의 모습이지만 살아가기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주제를 담은 시, 정겨운 그 옛날 달동네의 모습을 그린 시 등이 낭독됐다. 한국의 문학회 행사를 본 것도 우리 모두 처음이었다. 한국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던 세계한인작가협회의 시 낭송회를 끝으로 강화도 역사탐방 일정을 마쳤다. 마니산과 전등사는 입구만 방문하고, 발길을 돌렸다. 저녁 약속으로 인해 서둘러 서울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봄바람 살랑 살랑 불어오는 강화도에서 장학생들은 만개한 철쭉을 보며 모국의 봄을 만끽했다. 강화도 해안 도로를 따라 고인돌 공원, 광성보, 초지진, 갑곶돈대 등 역사적 현장을 돌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웠다. 나아가 시 낭송회를 통해 한국의 문학 정감도 느낄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싱그러운 봄처럼 월드코리안 장학회는 이제 첫걸음을 내디뎠다. 앞으로 햇수가 차며 봄의 생명력처럼 활기차고 무르익어가는 한인 청년 네트워크가 되기를 기대한다.

▲ 초지진 앞에서

▲ 강화고인돌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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