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낯선 미국', 언제 그 모습에 익숙해질까?
[칼럼] '낯선 미국', 언제 그 모습에 익숙해질까?
  • 이종환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7.05.05 0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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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사설도 갈팡질팡하는 트럼프 행정부 질타

▲ 이종환 객원논설위원
“카드 정부는 4월29일이 고비이다.... 오히려 염려스러운 것은 눈앞의 성과를 기대하고 정책이 미치는 영향 검토도, 관계자에 대한 설명도 하지 않는 카드류 강권 정치의 ‘독주’이다.”

일본 아사히신문 사설을 네이버 번역기에 올렸다가 피식 웃었다. ‘카드 정부’ ‘카드류 강권 정치’라는 번역 때문이었다. 원문은 ‘트럼프’.  네이버 번역기는 이 ‘트럼프’라는 단어를 ‘카드’로 번역한 것이다.

사실 네이버 번역기로 일본 신문을 읽다보면 재미있는 '오역'이 많다. “쌀, 이슬에 접점 찾다(米, 對露接点探る)”도 그중 하나다. 미국을 미(米), 러시아를 로(露)로 약칭하기 때문에, “미국, 러시아에 접점 찾다”고 해야할 것을 쌀과 이슬로 오역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세돌을 무너뜨린 인공지능도 아직 번역분야에서는 갈 길이 먼듯하다.

사실 네이버 번역기에 올렸던 아사히신문 사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100일을 평가한 내용이었다.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취임 100일간의 실적이 그 정부의 역량을 측정하는 기준의 하나다. 트럼프 정부는 4월 29일이 100일째다. 핵심으로 내건 정책은 실현 전망이 밝지 않다. 정부기관의 기반을 닦는 데도 난항을 겪고 있다.  앞길이 우려된다.

터뜨린 폭죽은 화려했다. 지난 100일간 내린 대통령령은 제2차대전 이래 역대 최다인 30개에 이른다. 하지만 중동 등 일부 국가로부터의 ‘입국금지’는 미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의료보험제도(오바마케어) 재검토는 미 의회의 반대로 좌절됐다.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은 재원 마련 방안이 없다.

사법 및 의회가 방패 역할을 한 것은 미국이 삼권 분립된 증거라 평가하고 싶다. 염려스러운 것은 눈앞의 성과만 바라고 정책이 미칠 영향에 대한 검토도, 관계자들에게 설명도 하지 않는 트럼프류 강권정치의 '독주'다. 재원확보 방안을 뒤로 한 채 발표한 법인세 15% 감면 방안이 그 전형이다.

정부기관의 중추를 차지하는 정치 임용직 자리 80%가 아직도 지명조차 되지 않은 것도 심상치 않다....불투명하고 불확실한 의사결정은 대외정책에서도 마찬가지다. 취임 전에는 "미국은 세계 경찰이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시리아에 대한 미사일 공격 등 군사편중으로 바뀌었다....

긴장이 높아지는 북한 정세에 대해서도 비슷하다. 사태 해결을 서두른 나머지, 군사행동으로 나아가지는 않을까? 안전보장과 통상을 저울질을 하면서 중국과 '거래'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입으로는 '외교 압력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담당자인 국무부의 간부 대부분이 공석이다.

아사히신문 사설은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갈팡질팡하고, 불투명하며, 불안하다고 비판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사드 비용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그는 한국 정부가 사드 비용을 내야 한다고 거듭 말하고,  백악관 참모는 아니라고 부정한다. 그게 트럼프 행정부의 모습이다. 우리에게 낯익은 미국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 '낯선 미국'의 모습이 '일상화'하고 있다. 이에 우리도 언젠가는 익숙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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