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수 선생 유지 잇는다... 신경호 금정학원 이사장
김희수 선생 유지 잇는다... 신경호 금정학원 이사장
  • 민단신문
  • 승인 2017.05.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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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호 이사장
파탄 직전이었던 한국의 중앙대학교 이사장에 취임해 사재 1000억원 이상을 쏟아 부어 경영을 바로잡고 한국 유수의 사립 대학으로 성장시킨 고 김희수씨(전 민단중앙본부 고문). 김씨의 유산이 된 도쿄의 학교법인 금정학원을 이어받아 이사장 겸 교장으로 경영 재건에 임하고 있는 사람이 신경호씨(54)다. 버블붕괴 직후 폐교 위기에 몰렸으나, 지금은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고 한다. 김씨의 유지가 착실하게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금정 학원은 수림외국어전문학교와 슈린일본어학교의 2개 학교를 운영하는 전문 학교 법인이다.수림외국어전문학교(동경 고토구 오오시마)는 아시아 언어에 특화된 학교. 일본에서 한-일과 중-일, 베트남-일본어의 3개의 통번역 코스를 둔 것은 이 학교가 처음이다. 학생 수는 370명. 졸업생은 한국어, 중국어, 베트남어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취업한다. 한편 수림일본어학교(동경 스미다구 료고쿠)는 2001년 개교해 현재 400명이 다닌다.

수림외국어전문학교가 개교한 것은 1988년 4월. 한국 중앙대학교 이사장이었던 김 희수씨가 이사장을 겸임했다. 하지만 개교부터 곧 버블 붕괴로 경영난을 겪는다. 당시 그는 동경의 긴자를 비롯한 번화가에서 부동산임대업을 하면서, 그 수익을 교육사업에 쓰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자산이 은행 관리로 묶이고, 김씨는 학교에 자금을 제공할 수 없어 폐교 위기에 부닥쳤다.

신경호씨는 이런 위기때 중국 길림성에 가서 조선족 동포학생 유치로 출로를 뚫었다. 중국측 관계자와 바이주(백주)를 곯아떨어질 때까지 서로 나누며 힘들게 친해지면서였다. 게다가 복건성과 베트남으로도 발걸음을 옮겼다. 학생수가 늘면서 김희수씨는 놀라 무심결에 "기적"이라고 외쳤다고 한다. 이 기세로 2001년에 수림일본어학교(스미다구 료고쿠)가 개교했다.

신경호씨는 전남출신으로 1983년에 일본에 유학했다. 이해 11월 한국인 유학생 연합회 임원으로 김희수씨가 경영하는 긴자 제1빌딩을 찾아간 것이 김씨와의 운명적 만남이 됐다고 한다. 김씨는 그 자리에서 "너희들은 우리 민족의 장래의 보물"이라고 격려하고, "교육사업에 도움을 주겠다"면서 100만엔을 헌금했다고 한다.

신씨는 당시 "재일동포 대기업가이니 김씨가 필시 대단한 생활을 할 것"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엘리베이터도 없이, 깜짝 놀랄 정도로 검소한 삶, 어디에도 있는 이웃 아저씨라는 느낌이었다"고 술회한다. 그는 김씨에게 "첫눈에 반해" 김씨 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한때 김씨는 신씨에게 긴자까지 오는 출근경로를 물었다고 한다. "몇호선에서 왔어?". 신씨가 사는 니시오오시마에서는 당시의 국철로 120엔. 그러나 도영 신주쿠 선과 마루노우치선을 갈아타면 빨리 도착하지만 150~160엔로 교통비가 많았다. 당초 신씨는 "왜 그런 걸 묻는 걸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이 근면, 절약을 으뜸으로 치는 김씨의 '엄한 테스트'이라고 느낀 것은 좀 지나서였다.

신씨의 신조는 '의리'과 '충성'. 그는 박봉으로 생활이 힘들어도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1999년부터 고쿠시칸대학에서 1강에 8000엔의 비상근 강사로 지냈다. 전공은 일본 정치사였다. 2002년부터 조교수, 현재는 정교수를 맡고 있다. 그후 김씨는 신씨를 후계자로 내세우기로 결정한다. 신씨가 금정학원 이사장에 취임한 것은 2005년 4월1일이었다.

김씨는 2008년 한국 중앙대학교를 두산그룹에 넘겨주고, 2012년 타계했다. 그는 김씨에 대해서 "나의 청춘 그 자체였다"고 회고했다. 앞으로도 그의 유지를 이어 갈 생각이다. 올해 1월 김씨 타계 5주기를 맞아 수림일본어학교의 부지에 서있는 김씨의 현창비 앞에서 신씨는 그렇게 굳은 맹세를 했다고 한다.

▲ 수림외국어학교에서 열린 김희수선생 5주기 기념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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