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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재인 대통령의 ‘광화문 시대’
2017년 05월 16일 (화) 10:18:04 유주열(외교칼럼니스트, 전 베이징총영사) wk@worldkorean.net

   
▲ 유주열(외교칼럼니스트, 전 베이징총영사)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불통의 대통령에서 소통의 대통령 시대가 왔다. 몹시 추웠던 지난겨울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 민심은 ‘소통의 대통령’을 선택했다.

‘시민주권시대’를 주장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소통’면에서는 과거의 어느 대통령과 크게 다를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의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겠다고 공약했다.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서 구중궁궐 같은 고립된 청와대에서 나오겠다는 것이다.

한국 대통령의 실패 원인으로 제왕적 대통령에서 찾는 사람이 많다. 청와대 환경이 대통령을 제왕적으로 만들고 제왕처럼 행동하다보니 소통이 실종되어 실패하는 대통령이 많았다.

조선을 강점한 일제는 1910년 한일병합조약에 의해 조선총독부를 설치하고 초대총독으로 데라우치 마사다케(寺內正毅)를 임명한다. 1926년 조선왕조의 정궁(正宮) 경복궁의 전각을 헐어내고 독일인 설계로 서양식의 거대한 화강암 석조의 총독부 건물을 지었다. 총독부 건물은 독립 후에도 1995년 철거될 때까지 정부청사와 국립 박물관으로 사용되었다

일제는 총독부 건물을 완성한 후 경복궁 후원(royal garden)으로 과거 역대 왕족들이 활쏘기 등 무예에 힘쓰던 경무대(景武臺)를 헐어 내고 총독관저를 지었다. 1939년 완공된 경무대 총독관저에 미나미 지로(南次郞) 7대 총독이 처음 입주하여 9대 총독이자 마지막 총독으로 패전 후 미군에 의해 쫓겨 난 아베 노부유키(阿部信行)까지 총독관저로 사용되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1948년부터 경무대 총독관저를 대통령 관저로 사용하였고 4.19 후 윤보선 대통령에 의해 일제의 잔재와 독재의 상징이 된 경무대의 이름을 청와대로 바꾸었다. 그 후 노태우 대통령에 의해 청와대는 지금과 같은 권위주의 건물로 신축되었다.

청와대의 위용과 내부구조는 문민 대통령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어느 문민 대통령은 청와대를 시민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까지 하였으나 대통령이 되고나서는 예산 및 경호 상 이유 등을 내세워 유야무야되었다.
조선왕조 시대 궁궐의 일부였던 청와대 이야기를 하다 보니 베이징의 중난하이(中南海)가 생각난다.

중난하이도 중국의 청조 자금성 후원(皇家園林)의 일부였다. 중난하이는 청조 말기 실력자 서태후가 거주하던 곳이다. 서태후는 서양에서 도입된 철도를 좋아하여 중국 최초의 철도는 중난하이에서 시작되었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청조가 망하고 공화정이 수립되면서 초대 총통 위안스카이(袁世凱)는 중난하이에 총통부를 설치하였고 1949년 신 중국이 건국되면서 중난하이는 중국 공산당 중앙과 국무원 청사 그리고 정부요인의 거류구가 되었다. 중난하이와 연결된 베이하이(北海)는 시민공원으로 주말에는 나들이 사람들로 붐비지만 남쪽의 중난하이는 너무 조용하여 완전 딴 세상처럼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광화문 정부청사로 옮기기 전까지 일상 업무를 여민관에 마련된 집무실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청와대 본관은 주요 행사나 내 외빈 접견 등 의전용으로 사용될 것 같다. 국민과 소통하고 열린 청와대를 위해 머지않아 본격적인 ‘광화문 시대’가 열릴 때는 대통령 공약대로 청와대는 본래 모습으로 복원되어 경복궁과 함께 역사 문화거리로 시민에게 돌아 갈 것으로 본다.

필자소개
한중투자교역협회(KOITAC) 자문대사, 한일협력위원회(KJCC) 사무총장. 전 한국외교협회(KCFR) 이사, 전 한국무역협회(KITA) 자문위원, 전 주 나고야 총영사, 전 주 베이징 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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