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미토서 전시회 연 심수관 도예가, "평창올림픽때 한국에서 전시회 열고 싶어요"
[현장] 미토서 전시회 연 심수관 도예가, "평창올림픽때 한국에서 전시회 열고 싶어요"
  • 이바라키=이종환 기자
  • 승인 2017.05.2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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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인 심수관 14대는 1997년 일민미술관서 전시회...'가고싶어회'와 함께 방문

 
“고양이 등에 타고 있는 쥐를 보세요. 웃는 모습이 보이나요?”
“이 향로는 돋보기를 들고 보시는 게 좋아요. 아주 정교합니다.”

일본 이바라키현 미토에서 열린 심수관 전시회를 찾아갔을 때 작가인 심수관 제15대가 이번 전시회에 내놓은 특별한 작품들로 안내를 했다. 전시회는 5월18일부터 23일까지 미토 시내 중심가에 있는 케이세이(京成)백화점 7층 이벤트홀에서 열리고 있었다.

▲ 심수관 도예가
동경에서 열린 재일상공회의소 창립 제55주년 기념식에 갔다가, 도예가 심수관 제15대의 ‘팬클럽’이라고도 할 ‘가고싶어회(會)’ 멤버들이 전시회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취재하러 간 것이다.

기자는 3년전 심수관 제15대가 일본 사이타마현 히다카시에서 개최한 강연회에 참여한 적이 있다. 고구려가 망한 후 왕족과 유민들이 일본으로 건너와 현재의 사이타마에 모여살면서 고려군(高麗郡)이라는 행정구역을 이루었다. 지금은 히다카시의 일부로 바뀌었지만, 거기에는 1300년의 역사를 지난 고려신사도 건립돼, 당시 고구려 왕족 약광의 60대 후손이 지금 신사를 책임지고 있다.

히다카 시정부가 고려군 건군 1300년을 기념해 ‘도래인’들을 초청해 시리즈 강연회를 가졌는데, 마침 기자가 고려신사를 찾았을 때 심수관 15대가 강연을 했던 것이다. 당시 강연내용은 한일문화의 차이를 비교한 것이었다. 일본 문화의 특징은 보존과 활용, 한국문화는 부정과 창조라고 그는 자신의 집안 히스토리도 곁들여 설명했다.

일본은 한국에서 도공들을 데려와서 성도 이름도 그대로 쓰고, 집도 조선식으로 지어서 살라고 하면서 도자기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지금 가고시마에 심수관 가문이 보존돼 온 것도, 사이타마에 고려신사가 1300년간 이름을 유지해온 것도 ‘보존과 활용’이라는 일본의 문화를 설명한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부정과 창조라고 했다. 새 대통령이 들어서면 전임 대통령의 업적이 부정당하는 것도 이런 문화에 기인하지 않을까 하고 그는 분석했다. 이런 기억도 있어서 그와의 대화는 흥미롭게 진행됐다.

“아버지인 심수관 제14대가 1997년 한국 일민미술관에서 전시회를 했습니다. 아버지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한국에 갔다가 대통령께서 ‘호텔비 들이지 말고 청와대에 와서 자라’고 해서, 청와대에서 숙식한 경험도 있고, 후임 대통령님들도 만났습니다.”

이렇게 소개하는 심수관 도예가는 “평창올림픽이 내년 2월 열리는데 그때 한국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면 어떠냐?”는 제안에 “준비할 시간이 되겠느냐”고 반문하더니, “좋은 기회이니 적극 개최하고 싶다”고 맞장구쳤다.

 
전시관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끝이지 않았다. 장선학 재일민단 이바라키 지방본부 단장과 문경순 사무부국장을 만난 것도 전시관에서였다. 문단장은 “도치기에서 열린 재일민단 관동지역협의회 행사에 참여하는 바람에 오늘 전시회를 찾았다”면서 심수관 도예가와 인사하고, 전시회를 둘러봤다.

‘가고싶어회’ 멤버들도 동경에서 이날 미토의 전시장을 찾았다. 가고싶어회는 ‘가고시마’에 ‘가고싶다’는 뜻을 담아 5년전에 결성됐다고 한다. 현동실 아시아나일본법인장, 김병화 롯데일본사무소장, 양인집 진로일본법인장, 박재세 전 재일본한국인연합회장, 진현덕 페도라회장이 이날 전시회에 참여했다. 이들은 전시회를 둘러보고, 심수관 도예가와 만찬을 겸한 간담회도 가졌다.

그 자리에서 가고싶어회 멤버들은 오는 10월13일 가고시마에 있는 심수관 작업실을 방문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심수관 제15대의 전시회가 평창올림픽때 한국전시회가 성사될 수 있을까?  헤어지는 길에 가고싶어회 맴버들이 부탁을 했다. “좋은 일이니 꼭 성사시켜 보세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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