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Garden] 미국 현충일에 생각합니다
[Essay Garden] 미국 현충일에 생각합니다
  • 최미자 미주문인협회 회원
  • 승인 2017.06.0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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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미자 미주문인협회 회원
해마다 5월 마지막 주의 월요일은 미국의 공휴일인 현충일(Memorial Day)입니다. 먹는장사를 제외하고는 관공서를 비롯하여 모든 사업체가 쉬는 황금연휴이기에 가족이나 친구끼리 모여 작은 파티를 열기도 합니다. 샌디에이고에는 방문객들이 꼭 찾아가는 곳이 있습니다.

샌디에이고 만(San Diego Bay)을 끼고 드넓은 바다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역사적인 등대가 있는 ‘포인트 로마’라고 부르는 작은 동네입니다. 1542년 9월 28일 유럽 탐험가 카브리오 장군이 처음으로 이곳 땅에 발을 디뎠기에 이름을 따서 만든 국립공원입니다. 또 이 Cabrillo National Monument로 가는 길목에는 바다를 끼고 인류의 근 현대사동안에 전사했던 군인들의 무덤이 장엄하게 펼쳐지는 묘지가 양편으로 뻗어 있습니다.

차를 타고 갈 적마다 비록 누구이신지는 몰라도, 희생된 분들의 영령 앞에 잠시 숙연해집니다. 대부분 청춘의 꿈을 다 펼쳐보지도 못하고 정의와 평화를 위하여 싸우다 비참하게 떠났습니다. 다행히도 미국의 공원과 학교 등 곳곳에는 그렇게 목숨을 바친 군인들의 이름을 새긴 기념비가 서있습니다.

전쟁 때마다 자식을 잃은 부모들과 젊은 아내들, 어린 자녀들은 어떻게 그 고통의 긴 세월을 이겨내며 살았을까요. 생각해보면 결코 남의 일이 아닙니다.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 모두가 살고 있는 사회와 알게 모르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살 폭탄 테러로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시장에서 길을 가다가 어른들의 싸움을 본적이 있습니다. “너 죽도 나도 죽자”하면서 동물처럼 붙어 싸우던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던 기억입니다. 또 대동아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자살특공대 조종사들의 ‘가미가제’도 이와 같은 방법입니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심술궂고 잔인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리하여 이 지구상에는 지금도 종교와 정치, 다른 이념으로 이해 할 수 없는 전쟁으로 잔혹하게 희생된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는 가 봅니다. 이제 살상 무기도 부족하여 어마어마한 핵으로 사람은 물론 지구마저 전멸 시키려고 합니다.

또 올바른 사람으로 살기를 노력하기보다는 손바닥에서 노는 스마트 폰에 더 몰두하고 기계처럼 일하면서 살아갑니다. 자연의 고마움도 잊어버리고 따뜻한 인간미를 찾으려고 노력도 안합니다. 군대도 정의와 세계평화를 위해 지원하는 경우보다는 먹고 살기위하여 입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미국의 현충일 전날 밤 텔레비전 뉴스에서 소년단 학생들이 묘지를 찾아가 장미를 놓으며 돌아가신 분들의 혼을 기리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후손들이 배워야할 생생한 교육입니다. 우리 가족도 예전에는 먹고 살기 바빠 시간을 거의 못 내고 살았기에 오랜만에 그분들을 생각하며 이곳을 찾아왔습니다.

많은 차량들이 줄지어 오고 갔습니다. 우리 일행도 무덤 앞에 서서 묵묵히 수 만 명의 넋을 향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비석을 바라보니 1805년에 태어난 분도 계시었으니 저의 증조할아버지 벌이십니다. 한국 전쟁에 참여하신 분들은 1900년대에서 1920년대에 태어난 분들이었습니다. 부인의 이름이랑 함께 묻혀 있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봉사자들이 하나하나 꼽아 놓은 미국성조기와 장미꽃이 참 보기 좋습니다. 돌아가신 분들이 일 년에 한번 대우받는 날입니다. 가족과 후손들이 찾아 와 꽃다발이 놓인 곳도 있습니다. 무덤 속에서 날마다 태평양의 수평선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볼 수는 없지만, 그분들의 훌륭한 업적은 이렇게 오래오래 기억되고 있습니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 대한민국 같은 작은 나라에까지 와서 그들의 목숨을 숭고하게 바쳤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1950년 6월25일 일요일 새벽에 북한군이 몰래 남으로 내려와 일어난 이 한국전쟁으로 22개국에서 참여한 군인과 민간인들이 약 백오 십 만 명이 넘게 죽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대학의 역사교수는 한국전쟁이 북침이라고 강의한다니 기가 막힙니다. 최근 까지도 정치인들은 여러 이유로 나라를 벌컥 뒤집으면서도, 나라를 지켜 온 군인들에 대한 큰 은혜는 방관하듯 보입니다. 현충일 노래를 부르며 추모할 줄 아는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자신의 이기적인 성공을 위해 수능시험에만 몰두하고 있는 한국교육의 잘못된 분위기가 생각나 문득 슬퍼집니다. 우리는 한국의 역사와 세계사를 필수과목으로 배우며 자랐습니다. 그런데 수년전 선택과목으로 교육과정이 바뀌었다며 속상해 하던 한 교사의 이야기를 듣고 저도 놀랬습니다.

또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을 친일 정치인으로 매도시킨 새 역사 교과서도 걱정입니다. 정치인들이 의견이 다르면 검정 교과서와 국정교과서를 모두 발행하여 올바른 판단으로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만 창의적인 생각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대한민국은 태어나서는 안 되는 나라라며 순수한 아이들을 국가의 반항아로 사상 교육을 하면 아니 됩니다.

필자는 부디 헌신하여 나라를 지켰던 순국열사들의 혼령이 피눈물을 흘리는 나라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조선 말기에는 한국인들끼리 수치스럽게 다투다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겼습니다. 또한 오랜 세월 중국의 침략으로 조공을 바치며 살아야했던 뼈아픈 역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어떤 이유로든지 인기나 선동정치가 아닌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우리가 나라를 지킬 때 세계화 속에 당당히 공존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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