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논단> 4대산업혁명 시대, 중국과 함께 사는 법
<경제논단> 4대산업혁명 시대, 중국과 함께 사는 법
  • 정주용 비전크리에이터 대표이사
  • 승인 2017.06.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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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P 중국전문가포럼(CSF)이 최근 소개

4차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알파고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인공지능은 실생활 깊숙이 침투하기 시작했다. 4차산업혁명은 인류의 생산방식과 가치창조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세기적 변화다. 중국이 그 변화의 선두에 서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중국전문가포럼(CSF)은 최근 흥미로운 칼럼을 소개했다. 비전크리에이터 정주용 대표이사가 ‘4차산업혁명 선진국 중국에 대비하라’는 제목으로 쓴 칼럼이다. 주요부분을 발췌 소개한다.<편집자>

세계 최대 온라인게임 기업이자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인 텐센트는 아시아 최고 기업가치(약 380조원)를 자랑한다. 8.8억 명의 사용자를 거느리고 있는 텐센트는 중국 전체를 클라우드(cloud)공간으로 구겨 넣었고 중국의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을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수준으로 올려놓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의 도시인들은 텐센트의 생태계를 벗어나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미디어, 컨텐츠, 게임, 상거래 등 텐센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텐센트의 메신저 서비스 위챗(微信)을 통해 개인화되어 추천되는 뉴스를 읽고 출근길에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弟弟出行)의 앱을 통해 택시를 잡는다. 저녁식사는 디엔핑(点评)으로, 영화는 웨이피아오(微票)로 예약한다. 이들 모두 텐센트가 직간접으로 보유한 서비스다.

여기에 금융, 의료, 공공서비스가 더해진다. 미국에선 전혀 상상할 수 없는 혁신적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영향력 측면에서 중국의 텐센트는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경쟁적으로 도입시킨 QR코드 인식을 통한 모바일 간편결재는 이미 실물 화폐를 완전히 대체해서 결재, 송금, 투자, 심지어 팁과 길거리 구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실제로 필자는 거의 매달 중국으로 출장을 떠나는데 2016년 4분기 이후로 중국에서 현금을 사용해본 적이 없다. 지폐와 동전이 지갑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모든 거래는 중국 현지폰의 위챗지갑에 자동으로 기록되어있다. 공항에 도착하면 택시는 중국판 카카오택시인 디디추싱 앱 서비스로 부르는데 택시에서 내릴 때 별도 지급행위가 전혀 필요 없다. 위챗지갑에 연동되어 있어서 자동으로 과금된다. 음식점에서도 카운터가 사라졌다. 테이블마다 붙어있는 QR코드를 인식해야 주문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음식점에서 주문하는 것이 의무가 된 곳이 중국이다.

중국의 택시, 음식점, 은행, 병원 등 상상할 수 있는 오프라인의 모든 서비스가 텐센트 혹은 알리바바 생태계가 일궈낸 수많은 스마트폰 앱서비스를 통해서 온라인으로 연결되었고, 오프라인의 효율성을 극강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어떻게 이러한 도약적 변화가 가능했을까? 성공요인은 정부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은 2015년 ‘인터넷플러스(互联网+)’를 중점 경제성장 모델로 설정했다. 인터넷에 모든 것들을 더한다는 의미의 ‘인터넷플러스’ 정책을 통해 중국 정부는 2년 남짓한 기간 안에 중국 대륙 전체를 디지털화하는데 성공했다.

중국의 오프라인 생태계는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단숨에 디지털화에 성공했고, 이로 인한 부산물로 서비스 수준의 급격한 진전이 이뤄졌다. 중국판 우버인 차량공유앱 디디추싱의 쫜처(专车) 서비스가 그 사례다. 한국의 카카오블랙에 해당하는 쫜처 서비스를 처음 사용하고는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얼마 전 텐센트 생태계에서 전자상거래를 담당하는 징동상청(jd.com)은 드론을 활용한 배송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2~3년간 중국 전역에 수백 개의 드론 집하장을 마련하고 중형 드론을 통해 중국의 낙후된 산악/농촌 지역으로 묶음 배송하겠다는 계획이다.

드론계의 럭셔리 브랜드인 DJI는 중국 심천에서 시작된 스타트업 기업이다. 드론만 팔아서 매출을 조 단위로 기록하고 있고, 기업 가치는 이미 10조원을 넘어간다. DJI의 창업가는 아직 30대인 프랭크왕(80년생)이다. 중국의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빠링허우(80년대생) 인재들은 중국의 13억 스케일과 미국의 근원적 창조성을 결합하는 환상의 레시피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중국이 최근 2~3년간 이룩한 무서운 디지털화가 앞으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과 만나면서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 더 무서워지는 것은 바로 이러한 동양+서양+기술+문화가 융합된 젊은 인재들이 중국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사업과 투자의 경계가 사라진다. 모든 사업의 의사결정은 투자의 연장선상에 있게 된다. 이러한 변화를 상징하는 기업은 소프트뱅크다.  중국의 알리바바는 마윈 회장이 아니라 소프트뱅크가 최대주주다. 알리바바 뿐 아니다. 손정의 회장은 중국의 길목을 누구보다 잘 알고 매우 성공적으로 그 길목을 차단해왔다.

핀란드의 세계 최고의 모바일 게임사 수퍼셀(supercell)을 3조 원대에 인수했던 소프트뱅크는 얼마 전 중국 텐센트에 10조원 넘는 가치에 매각했다.  또한, 미국의 영감 가득한 영화제작사 레전더리픽쳐스(legendary pictures)도 소프트뱅크의 손을 거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사 완다로 매각되었다. 기술과 중국의 길목. 소프트뱅크의 사업과 투자의 전략방향을 나타내주는 두 키워드다.

이러한 소프트뱅크의 전략은 좋은 벤치마킹 사례다. 중국의 성장이 불가피한(inevitable) 미래라면, 중국과 함께 성장하고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것이 더욱 스마트한 전략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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