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에서 희망을 건설하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희망을 건설하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7.06.22 1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외동포재단, 14명의 글로벌 리더 스토리 책으로 엮어- 임도재 글로텍엔지니어링 대표 편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주철기)이 역대 세계한상대회장들의 성공 스토리를 엮은 책 <한상(韓商) 세계를 품다>(175쪽)를 발간했다. 이 책에는 숱한 역경을 딛고 정상에 오른 한상 리더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무일푼으로 시작해 인도네시아 최고의 원목 사업회사로 성장한 코린도그룹의 승은호 회장, 친환경 철강 파이프 코팅제를 개발해 미국 시장을 석권한 홍명기 듀라코트 회장 등 14명의 역대 한상들의 도전기가 주 내용이다. 동포재단은 이 책을 펴내며 “한민족공동체 기업인 및 청년들의 훌륭한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역대 한상대회장의 성공 스토리 중 임도재 글로텍엔지니어링 대표 편이다. 약 10쪽 분량의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편집자 주>

▲ 임도재 글로텍엔지니어링 대표.
“아프리카는 우리에게 꿈의 대륙인 동시에 풍습과 문화 등 이겨내야 할 숱한 난관이 도사리는 고난의 땅이기도 합니다. 또한 피부색이 다르므로 열등의식 속에 살아가는 원주민들에게 거꾸로 소외받을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와 다르게 사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인간으로서 같은 목표와 성취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동일합니다.”

임도재 글로텍엔지니어링 대표가 처음 가나에 도착한 것은 1993년 2월이었다. 가나정부가 한국에서 받은 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으로 유류저장시설을 건설하기로 결정하고 SK건설에 맡겼다. SK건설로서는 최초의 아프리카 진출이었던 만큼 해외근무 베테랑인 임도재 대표를 발탁했다. 그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7년, 태국에서 1년 반의 해외근무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그의 나이는 막 마흔을 넘겼다.

당시 SK건설 현장소장의 신분으로 가나에 오기는 했으나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가나에 도착한 임 대표는 매우 당혹스러웠다. 제대로 된 포장도로가 없어 자동차가 지날 때마다 흙먼지가 뿌옇게 날렸고, 검은 피부의 현지인들은 경계심이 가득한 시선을 쉽사리 거두지 않았다. 그가 부임한 건설현장은 해안에서 860km 떨어진 오지 중의 오지인 볼가탕가 지역이었다.

▲ 지난 3월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 운영위원회에서 임도재 대표가 제16차 세계한상대회 대회장으로 선출됐다.
인생의 전환점이 된 에너지부 장관과의 만남

임 대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죽기 살기로 일했다. “한국에서 온 젊은 현장소장이 정말 지독하게 일한다”는 풍문이 돌았다. 현장 노동자들 사이에서 지역 주민에게로, 다시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소문이 들어갔다. 국회의원은 몇 차례 현장을 방문해 임 대표를 눈여겨봤다. 그 국회의원의 이름은 사이버 아빈저. 사이버 아빈저는 훗날 에너지부 장관에 선출됐다. 공사를 마치고 SK건설로부터 가나 지사장 승진발령을 받았던 임 대표는 가나 정부가 발주한 대형공사 4개를 모두 따내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는데, 1998년 사이버 장관은 임 대표에게 독자적인 플랜트 건설회사를 설립하라고 권했다. 대형 건설공사는 영국과 유럽의 건설사가 장악하고 있던 때였다.

1998년 임 대표는 글로텍을 설립했다. 그는 토목공사에서부터 도로공사와 주택개발까지 건설과 관련된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많은 돈을 벌거나 성공하겠다는 욕심보다는 선진 경쟁 업체를 꼭 이겨야겠다는 일념으로 프로젝트 하나하나에 온 정성을 쏟아 부었다.

임 대표는 창업 후 10여 년 동안 건설현장에 컨테이너 박스를 두고 그곳에서 먹고 자고 하는 생활을 했다. 비용을 줄이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맡은 일에 집중하려는 목적이 컸다. 건설현장을 떠나지 않았던 그 고된 생활이 오늘의 글로텍을 만든 힘이었다. 글로텍은 가나 최대의 건설회사로 현재까지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저유소와 가스저장탱크 등의 유류저장시설에 대해 가나 전체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글로텍의 연간 매출액은 2015년 6,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에서 기술 인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다

“우리가 모두 평등하다는 주위 인식이 형성될 때 서로 도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도움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임 대표는 은혜를 입은 곳에서 그 은혜를 되돌려 줘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23년간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현지 학생들을 위한 장학 사업을 멈추지 않았고 현지에 진출한 교민들이 현지 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디딤돌을 놓기 위해 많은 역할을 했다.

2009년 수도 인근 도시의 국립병원에 안과병동을 신축해 기증했다. 그동안 치료시설이 없어 백내장 등 각종 안과질환으로 실명하는 사람들을 보고 사재를 털어 안과병동을 건립한 것이다. 이 병동을 통해 한국의 안과 지원 봉사단체인 비전케어와 함께 현지인들을 상대로 무료로 안과 진료를 진행하기도 했다.

▲ 2015년 짐바브웨 총회에서 아프리카중동총연은 빅토리아폭포 타운의 초등학교에 교복과 신발을 선물했다.
▲ 2014년 5월 국립제너럴병원 안과병동에서 열린 맑은 눈 아프리카 봉사단의 안경테 전달식.
그는 공립학교 5곳의 학생 150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일도 잊지 않고 있다. 글로텍은 돈을 벌면 장비 확충 등 재투자와 함께 사회 환원에 대부분을 사용했다. 현재 임 대표는 가나 현지에서 기술인력 양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용접, 배관, 전기 등의 기술자를 길러내기 위해 기술훈련원을 설립했다. 기술훈련원을 졸업한 현지인을 배관반장과 용접반장으로 독립시켜 그들에게 일감을 주었다.

가나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 교민은 1,000여명에 이른다. 임 대표는 2011년 70만달러를 기부해 한인회관을 건립했다. 아프리카 지역 최초의 한인회관이었으며, 가나에 설립된 유일한 해외 교민회관이었다. 임 대표는 한민족 차세대 교육을 위한 한민족교육원 건립을 위해 충남 공주대학교에 4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그는 글로텍 본사에 기숙사를 짓고 매년 두 차례 한국 대학생 인턴을 채용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어 많은 젊은 세대들이 아프리카에 진출할 수 있도록 홍보하겠다”는 임 대표 젊은 세대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십시오. 도전은 두려운 일이지만 성공 또한 도전하는 자의 몫입니다.”

▲ 2011년 설립된 가나한인회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