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기] 멕시코 뿌예르또바예르따에서 열린 중미·카리브 한글학교 교사연수
[참가기] 멕시코 뿌예르또바예르따에서 열린 중미·카리브 한글학교 교사연수
  • 김은영 멕시코한글학교 교사
  • 승인 2017.06.2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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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국 8개 한글학교 교사 참가

▲ 멕시코 뿌예르또바예르따 시내 전경.
지난 6월15일부터 17일까지 멕시코 뿌예르또바예르따에 있는 벨 에어 호텔에서 제3회 중미카리브한글학교협의회 및 제7회 멕시코한글학교 협의회 합동교사 연수회 및 총회가 열렸다.

멕시코에 있는 멕시코시티, 몬테레이, 깜뻬체, 과달라하라, 나야리트 자치대학의 5개 한글학교와 대학, 도미니카공화국에 있는 산토도밍고, 산티아고의 2개 한글학교, 과테말라에서 온 과테말라한글학교 등 4개국에서 온 8개의 한글학교와 대학에 소속된 총 24명의 교사와 봉사자가 참석했다.

중남미카리브한글학교협의회가 주최하고 나야리트 자치대학이 주관한 이번 대회에서 임정진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장과 전송배 한국아동국악교육협회장, 멕시코에서 연구년을 보내고 있는 김지형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가 강의를 했다.

15일 오후 2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16일 오전 10시까지 강의가 이어졌다. 강의 주제는 중미카리브해에서 봉사 중인 각 학교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선정됐다. ‘창의적인 사고와 글쓰기’, ‘전통 풍속화 감상과 함께하는 국악놀이’, ‘어원으로 푸는 한국문화’ 등이 주제였다.

 
강의 사이 두 차례에 걸쳐 각 학교별로 학교 소개와 운영방법 등이 발표됐고 쉬는 시간에는 교사들이 맡은 수업에 따라 초등반, 중등반, 다문화반, 현지인반으로 나뉘어 분반토의가 진행됐다.

임정진 동화작가의 첫 강의 시간에는 파워포인트 자료화면을 통해 그림책을 통한 상상력과 연상훈련을 받았다. 교사들은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여러 창의적인 그림의 기발함과 독창성에 감탄을 보냈는데, 멕시코시티의 한 교사는 “저 그림은 멕시코 표현주의 여류 화가의 작품”이라고 귀띔했다. 임 작가는 준비해 온 도화지로 ‘이야기 팝업 북 만들고 발표하기’, ‘서로 돌아가면서 이야기 만들기’ 등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아동과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활동을 교육하기도 했다.

전송배 아동국악 교육가의 강의 시간에서는 김득신의 ‘짚신삼기’, 김홍도의 ‘씨름’, 신윤복의 ‘단오풍정’ 등 풍속화를 통해 그림의 숨은 익살, 구도 등을 배웠다. 또 굿거리, 자진모리, 세마치 등 전통 장단으로 책상을 두드려 보기도 하고 대표자가 직접 장구를 연주하기도 했다.

▲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전래 이야기와 민화를 감상하는 다섯 가지 요점에 대해 강의한 임정진 동화작가, 한국의 장단에 대해 강의하는 전송배 한국아동국악교육협회 회장과 진정아 몬테레이 한글학교 교장, 우리말 어원을 설명하고 있는 김지형 경희사이버대 교수, 창의적인 글쓰기를 강의한 임정진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장.
강의실을 이동해 단체로 ‘문쥐새끼 놀이’, ‘기와 밟기’, ‘덕석물기’, ‘전통 줄다리기’, ‘강강술래놀이’ 등을 배웠는데 전 강사는 활동을 할 때 주의할 점 등까지 상세하게 알려 주었다. 날씨가 더워 교사들은 땀을 흘리면서도 “잊어버리지 않고 꼭 기억해서 학교에 돌아가면 학생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16일 마지막 날 갑작스러운 항공사의 탑승 시간 변경으로 인해 교사들은 시간을 당겨 아침 6시부터 교육을 받았다. 피곤한 가운데도 모두 참석는데, 김지형 교수는 말의 뿌리를 찾아서 한글을 교육하는 방법 등에 대해 설명했다.

“정지용의 ‘향수’ 라는 시에 나오는 ‘얼룩 배기 황소’에서 황소는 원래 ‘한소’(큰 소)에서 나온 말입니다. 털빛이 누렇다는 뜻이 아닙니다. 비슷한 예로 황새는 큰새라는 뜻입니다.” 김 교스는 이렇게 예를 들었다.

▲ 대문놀이를 배우고 있는 한글학교 교사들.
분반토의 결과 발표에서 황현희 멕시코한글학교 중등반 교사는 “수업하면서 느끼는 점은 첫 번째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교사로서 한국 역사와 문화 교육을 통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심어줌으로써 한국어에 대한 관심과 학구열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사와 학생이 서로 공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격적인 만남부터 시작해야 한국어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인격적인 성숙을 함께 이룰 수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

현지인반은 결과 발표에서 “성인, 청소년, 아동반이 있다. 학생들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교재를 한 가지만 사용하는 것은 어렵다. 지금 맞춤 한국어 교재나 서강대 교재를 사용하고 있는데 완벽한 교재는 없기 때문에 교사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윤상철 나야리트 자치 대학 교수는 “김지형 교수와 함께 스페인어권 화자를 위한 한국어 교재를 개발 중에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했다.

각 학교 소개에서 류호근 과달라하라한글학교 교장은 “최근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임대 건물을 다른 건물로 옮기면서 좁은 공간으로 인해 전체 학생수가 70여명에서 20여명으로 줄었다”면서 “더 넓은 공간으로 옮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 각 지역 교장 및 교감의 한글학교 소개.
오성제 깜뻬체한글학교장은 “작년에 처음으로 역사캠프를 실시했고 유카탄 반도의 한인후손회장을 모셔서 한인 역사에 대해 배웠다. 앞으로 마야 박물관을 방문해 한국 역사와 비교해 볼 계획이다. 지금은 교직원 건물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는데 장소 때문에 인원이 100명에서 50명으로 줄었으며 앞으로 대학 건물을 섭외할 수 있다면 인원이 다시 늘 것으로 예상한다” 고 했다.

최문희 도미니카공화국의 산티아고한글학교장은 “9월 신학기가 시작되며 교사는 대부분 선교사다. 추석행사로 주민들과 함께 소풍을 가는데 산과 바다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번갈아 가고 있다. 역사캠프를 실시하고 있지만 재정부족으로 장학금을 주지 못하고 있다. 45명의 작은 학교지만 열심히 운영해서 지원금을 더 받고 싶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 환승 때 시차 때문에 비행기를 놓쳐 15일 자정이 넘어 지친 몸으로 도착한 홍영옥 과테말라한글학교 교감은 다음날 학교 소개에서 “작년 12월4일에 오랫동안의 숙원이던 한인회관을 개관하게 되어 마음 편히 수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올 1월 둘째 주부터 한글학교 건물에서 드디어 공부를 시작했다. 건물이 3층까지 있는데 재외동포재단과 모든 과테말라 가정의 도움을 받았다. 올해 초등 1학년 입학생의 나이를 올리면서 인원이 조금 줄기는 했지만 10학급의 총 162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홍 교감은 멀리까지 직접 학교 신문을 들고 와 선생님들에게 나누어 주는 열성을 보였다.

멕시코한글학교의 한 교사는 “평소에 학교에 국악기가 있어도 사용하는 방법을 몰라 사용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배운 것을 학교에 가서 활용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특히 강강술래 등 여러 전통놀이는 아이들이 참 재미있어 할 것 같다”고 했다.

▲ 중미카리브협의회 및 한글학교 연수회에 참가한 한글학교 교사와 교수 및 봉사자.
행사를 마치면서 장혜란 중미카리브한글학교협의회 회장은 “각 학교별로 올 9월 말로 예정된 ‘나의 꿈 말하기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학생과 학부모님을 조사해 주길 부탁드린다. 2박3일 동안 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1년 동안 한글학교를 위해 열심히 봉사해 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내년에 과테말라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다시 뵙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윤상철 나야리트 자치대학교 교수는 “협의회에 소속된 국가 수가 꽤 많은데, 이번에 많이 참석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 작년 협의회 총회에서 회원들의 참여를 장려하고자 미리 날짜와 장소를 확정했는데도 불구하고 참석률이 저조했다. 어려웠던 점은 나야리트 자치대학교가 위치한 나야리트주에 한국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없다보니 외부 후원을 받는 것이 불가능했고 이런 이유로 원활한 행사진행을 위한 재정적인 부담이 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재외동포재단과 멕시코한글학교, 경희사이버대학교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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