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명인 이호영 작가의 작품전 ‘불의 그림’이 7월22일부터 8월6일까지 갤러리 ‘아트셀시(Artcelsi, 서울 강남구 학동로 38길 47)에서 열린다. 갤러리 초대전으로 2주간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이호영 도예명인의 작품 100점 가량이 전시된다.
전시 작품은 크게 세종류다. 하나는 다완(茶碗). 막사발이라고도 하는 다완은 60-70점이 전시된다. 또 하나는 항아리류다. 우윳빛 달항아리는 물론이고 루비빛 코발트빛의 달항아리 등 20점 가량이 전시된다.
“불의 조화라고 할 수밖에 없어요. 같은 유약을 칠해서 같은 가마에서 때는데, 불을 접하는 위치와 강약에 따라 색깔이 천차만별로 달라요. 루비빛과 코발트빛 항아리가 같은 유약으로 같은 가마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면 믿을 수가 있겠어요?”
이호영 작가의 이야기다. 그는 “불도 장작을 한꺼번에 많이 넣으면 탁한 불이 되고, 잘 때문 맑은 불이 된다”면서, “맑은 불보다는 탁한 불에서 더 다양한 색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청자나 백자를 만들어내려면 불이 일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같은 색깔이 나옵니다. 하지만 제가 하는 시도는 다양함을 찾는 것이어서 불을 계속 바꿉니다. 불의 변화를 통해서 색깔의 변화를 이끌어내지요.”
같은 유약이라도 불의 시간과 질에 따라 만들어내는 색깔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대표작을 소개해 달라는 말에, USB에 있는 작품 사진에서 몇 개를 소개해 보였다.
‘사진 9343’은 안을 들여다 보면 볼수록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는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유약에 커피재를 섞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비매품으로 할 예정. 비밀을 모르면 누구도 재현해낼 수 없는 작품이라고 한다. 이호영 작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물론 또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호영 작가는 도자기는 흙과 유약과 불이 만들어 내는 조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조화를 이뤄내기 위해 자신이 특별제조한 유약을 ‘별밤유약’ 혹은 ‘우주유약’이라고 부른다. 밤하늘의 우주 같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작품 9458, 9469, 9472가 같은 유약으로 만들어진 일란성 세쌍동이라고 믿을 사람이 있을까?
이호영 도예가는 청자로부터 시작해 백자 분청 등 해보지 않은 분야가 없다. 전통모양의 ‘그릇’만들기에 질려서 시작한 것이 평판도자기다. 도자기를 폈다는 것이다.
“흙을 평판으로 만들어서 구우면, 오징어 굽듯이 말리면서 수축됩니다. 평평하게 만들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흙이 구우면 17% 이상 수축된다고 한다. 원래 달걀만한 것이 구우면 골프공 크기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도전 끝에 방법을 찾아냈다. 평판도자기에서 그가 독보적인 명성을 갖게 된 것도 그의 집념 덕분이다.
“지난 4월에 남해이순신장군순국공원을 오픈했습니다. 그 공원의 랜드마크가 높이 5미터, 길이 200미터인 평판도자기 작품입니다. 이순신장군의 마지막 전투와 순국 장면의 그림을 담았습니다.”
이 작품은 평판 도자기로 만든 최대규모의 작품으로 기네스북에 오르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 제 작업실의 가마로는 최대 가로 2.2미터, 세로 0.9미터의 작품을 만들 수 있어요. 더 크게 만들자면 어렵겠지만, 우선 가마가 커야하지요.”
이렇게 소개하는 그는 이번에 평판도자기 작품도 3점을 선보인다. 작품 3536과 9539, 9544다. 9544는 1차소성만 끝낸 것으로, 전시회때는 다시 구워서 청자 평판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가로 2.2미터, 세로 0.9미터의 크기고 다른 작품은 그보다 약간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