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135] 신간회(新幹會)
[아! 대한민국-135] 신간회(新幹會)
  • 김정남 본지 고문
  • 승인 2017.07.0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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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이념과 파벌, 지역, 계층, 세대, 종교의 벽을 넘어 독립을 위해 하나로 뭉쳐

▲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1919년에 있었던 3.1만세운동은 거국적인 민족운동이었다. 그 결과로 해내외에서 민주와 공화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정부가 각기 수립되었다가, 그것이 마침내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로 수렴되었다.

그 이후 민족의 독립운동은 국내에서 보다는 해외에서 이루어졌다. 국내와의 연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독립운동의 거점은 아무래도 해외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일제 치하 국내에서 있었던 최대 민족운동단체로는 신간회를 들 수 있다. 신간회는 1920년대 중반 국내 민족주의 세력 일부에서 대두되었던 자치론에서 자극 받아 그 활동이 시작되었다. 일제의 회유에 타협을 거부하는 비타협적 민족주의 세력과, “조국의 독립에 이념의 차이가 무슨 문제냐”고 판단한 사회주의 세력이 결합, 항일 민족운동 전선이 비로소 만들어진 것이다.

1927년 1월19일, 민족운동가 34명을 발기인으로 하여 그 첫 모습을 드러낸 신간회는, “정치적·경제적 각성을 촉진함, 단결을 공고히 함, 기회주의를 일체 부인함”이라는 강령을 통하여 출범의 배경과 활동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언론계의 이상재, 신석우, 안재홍, 종교계의 조만식, 한용운, 권동진, 교육 문화계의 홍명희, 조병옥, 사회주의 계열의 김준연, 한위건 등, 좌우 이념과 파벌, 지역, 계층, 세대, 종교의 벽을 넘어 오로지 독립의 대의를 이루기 위해 민족이 하나로 뭉친 것이다.

1927년 2월15일, YMCA에서 열린 창립총회에서 조선일보 사장 이상재를 회장으로, 천도교 원로 권동진을 부회장으로 선출하면서 공식 출범한 신간회는 당시 민족 내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당초에 정했던 명칭은 ‘신한회(新韓會)’였으나 일제 당국이 승인하지 않아 신간회로 바꾸었다. 신간회는 발족되자마자 경향 각지에서 청년, 노동 농민단체가 주도하는 지회(支會)가 속속 만들어져 바로 그 해 말로 지회 100개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 신간회 창립을 다룬 신문기사[출처=독립기념관]
신간회의 활동이 절정에 이르렀던 1929년 초에는 전국에 149개의 지회를 둘 수 있었고, 회원이 4만 명에 이르렀다. 신간회 본부와 지회는 순회강연과 야학 등을 통해 조선인 착취기관 배격, 일본인의 조선이민 반대, 조선인 본위 교육제도 실시, 만주동포 지원 등 우리 민족의 사회 경제적 지위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벌였다. 체제를 정비한 신간회는 얼마 뒤 발생한 광주 학생운동에도 적극 개입했다.

신간회는 일제치하 국내 민족운동사에서 3.1운동 다음으로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물론 당시의 상황에서 신간회 운동의 역사적 필요성 때문이기도 했지만, 좌·우파가 민족연합전선을 형성하였다는 점에 크게 밑받침되었다.

사회주의 계열의 인사들이 상당수 본부 간부로 진출하면서, 신간회 운동은 더욱 활기를 띠고 부피를 더해갔다.

그러나 허헌 집행위원장 체제에서 1930년 1월 변호사 김병로가 집행위원장 대리로 신간회를 이끌게 되면서 사회주의자들은 신간회의 해소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는 국제 공산주의 지도부가 반제(反帝)연합전선 노선을 포기하고 신간회를 ‘민족개량주의 단체’로 규정한데 영향 받은 것이었다. 결국 신간회는 1931년 5월15일, 창립 이후 처음 열린 전체대회에서 해소안이 통과되었다. 좌우세력이 하나 되면서 신간회는 더욱 확산되었고 분열되면서 해소된 것이다.

▲ 1927년 YMCA에서 열린 신한회 창립총회 장면.[사진제공=국가보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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