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문화원서 ‘한중 다문화가정 제1차 친선교류회’ 열려
상하이문화원서 ‘한중 다문화가정 제1차 친선교류회’ 열려
  • 박제영 중국한국인회 부회장
  • 승인 2017.07.2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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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자녀의 교육과 장래, 중국의 비자정책 등 토론

 
“제 아이가 중국어로 ‘你们韩国人(너희 한국인)’이라고 말할 때 너무 당황했어요. 장인, 장모님이 하시는 말을 배운듯해요.” 한 아빠가 이 말을 하며 얼굴이 벌게졌다.

“오늘 이 행사를 위해 푸동에서 왔어요. 올 8월 한국인이 많이 사는 홍췌엔루로 이사할 계획입니다. 이번 9월부터 아이를 한국유치원에 보내기로 했거든요.” 한 다문화 가정의 엄마는 자녀 교육을 위해 12년 동안 살았던 정든 푸동을 떠나야한다고 말했다.

“올해 아이를 한국학교 1학년에 보냈습니다. 중국학교에 입학시키려 했는데 애기 아빠가 한국학교 교육과정이 스트레스가 적을 거라고 설득했어요.”

 
7월19일 저녁 9시. 행사시간이 예정 시간보다 30분이나 지났지만 발언기회를 달라고 손을 드는 이들이 많았다. 사회자는 “오늘 하고픈 이야기를 다 들을 수 없어 아쉽다. 토론의 주제와 영역을 좀 더 좁혀서 친선교류회를 다시 열자”고 제안하며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중국한국인회 한중다문화가정 한국어교육지원 특별위원회(이하 다문화특위)가 주최한 상하이 한중 다문화가정 제1차 친선교류회가 상해한국문화원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다문화특위 홍경미 공동위원장의 환영사, 상해문화원 서동욱원장의 축사, 상해한국인(상)회의 송영희 회장의 축사 등으로 시작됐다.

이어진 패널 발표 시간에서 황잉 여사는 자신의 결혼사가 한중수교사와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1988년 다국적기업에 근무하는 한국인 남성과의 인연으로 한국과 한국어에 관심을 가졌고 91년 결혼식을 올렸지만 한중정부의 정식 결혼허가를 받은 것은 92년 8월 수교 후 2개월이 지나서였다”고 소개하며 한국어와 중국어 영어는 물론 상하이말까지 능통하게 구사하는 24세의 맏딸의 대기업 입사스토리와 16세 둘째 아들의 한국사랑 이야기를 전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2006년 아내가 친정에서 출산하고 몸조리하는 기간을 활용하여 한국 한양대학에서 1년간 한국어 연수를 했던 남편 차오쥔씨는 2004년 화동사범대학에서 아내를 만난 이야기부터 자신의 가족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이번 방학을 넘기면 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자녀가 집에서는 가능하면 한국어로만 대화하도록 배려했다고 전했다. 집밖에 나가면 학교생활부터 모든 환경이 중국어에 노출돼 있기에 가능하면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에는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흠뻑 빠지도록 한다는 것.

특히 한글학교에 가는 토요일과 한국교회에 가는 일요일을 활용하여 한국 친구들도 만나고 주변의 한국인들과 철저히 한국적인 분위기를 가지도록 권유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한국어가 아직 서툴기는 해도 기회가 되면 한국인과 한국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한중다문화가정의 한국인 아버지들 중에 중국인과 똑같이 중국어를 잘하는 남편들을 칭찬하기도 했다.

아직은 자녀의 학업 진로에 대하여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중학교는 중국학교를 계속 다니고 중3 때 성적이 어느 수준의 고등학교를 진학할 수 있는지 가늠해보고 필요하다면 중국학교가 아닌 다른 고등학교의 선택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하이 우리떡집에서 제공한 떡과 김밥으로 배를 채운 뒤 2부 패널 발표가 이어졌다. 상하이에 중점 중학교로 꼽히는 옌안중학의 중국어과 주임교사인 리티엔예 여사는 “자신은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한중 커플 중의 한사람”이라며 “자신의 직업상 아들이 어려서부터 중국어를 정확히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쫑카오(중국 중학생들이 고등학교에 가기 위해 응시하는 전체시험)에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중점 고등학교를 거쳐 명문대학에 간다는 일념으로 중국학교 교육에만 ‘올인’하다 보니 16세 아들도 한국어를 전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여름 방학을 이용해서 아빠와 함께 아빠의 고향인 부산에 가서 한국을 많이 경험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13년 전 북경대외경제무역대 국제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7세 딸을 둔 마지막 패널로 나온 손원페이 여사는 당시 북경에 유학하며 자신과 사귀었던 한국학생이 자신에게 했던 제안을 소개했다. 남편은 영어 연수를 위해 1년간 미국에 다녀올 테니 자신보고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배우라고 제의했다는 것. 13년 전의 그 제안은 결혼의 전제조건이기도 했다.

그래서 한국에 가서 한국어를 배우는 계기가 됐단다. 결혼 후 서울 강남분당지구의 중국어학원에서 중국어강사로 활동하던 시절 한국의 학교주변에서 안내지를 돌려 원생을 모집하던 일부터 한국어가 서툴러서 빚어졌던 주변의 한국인들과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일화 등 10년의 한국생활과 2013년 11월 한국인 남편을 따라 상해에 거주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4명의 패널과의 대화에서는 자녀의 교육과 장래, 중국의 비자정책과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 등이 논의됐다. 다문화가정 친선교류를 위해 한국에서 아침항공편으로 상해를 방문한 홍경미 위원장은 “해당국의 교육제도와 대학 입학 정책 등을 잘 이해한다면 자녀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중국과 한국의 재외국민 또는 외국인에 대한 대학입시 설명회를 준비하겠다고 제안했다. 황잉 여사는 자신은 박제영 위원장에게 “上海中韩多文化家庭”이라고 오늘 행사의 타이틀을 이야기했는데 현수막에는 ‘韩中’이라고 적혀있다고 꼬집었다.

다문화특위는 이날 한중수교 상해지역 한중 커플 1호인 황잉 여사에게 상해지역 다문화가정 공동부위원장 임명장을 전달했다. 중국한국인회 이숙순 회장과 홍경미 위원장이 준비한 발전기금 전달식도 마련됐다.

3시간 반의 행사를 마친 후 한중커플 최대의 웨이신 커뮤니티의 방장이기도한 홍성진 의사의 제안으로 애프터 미팅이 한중 다문화가정이 최근 개업한 한식집에서 이어졌다. 이날 행사는 중국한국인회(이숙순) 주관, 재외동포재단·상해한국문화원·상해한국인(상)회 후원, 파리바게뜨, 우리떡집, 질경이, SSEESUN안경, 1001안경, 상하이 다문화가정 인사들의 협찬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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