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 동경한국상공회의소의 '야가타부네(屋形船) 납량회'
[참관기] 동경한국상공회의소의 '야가타부네(屋形船) 납량회'
  • 동경=이종환 기자
  • 승인 2017.09.1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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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 스미다 강에서 뱃놀이 만찬...70여명 참석

▲ 야가타부네 안에서의 만찬
동경 스미다 강에서 뱃놀이를 즐기며, 선상파티를 하는 ‘동경한국상공회의소(회장 장영식) 납량회(納凉會)’에 참여한 것은 8월24일이었다. 동경한국상공회의소는 해마다 여름이면 스미다강에서 선상파티를 벌이는 ‘야가타부네 납량회’를 개최해왔다.

납량회랑 우리는 자주 쓰지 않는 한자어지만, 더위를 식히는 ‘여름야유회’ 같은 의미다. ‘야가타부네(屋形船)’란 ‘지붕이 있는 놀이배’라는 뜻으로, 일본어 위키백과는 “선상에서 연회를 즐길 수 있도록 지붕과 앉을자리를 갖춘 일본식 배의 일종”으로 풀이하고 있다. 예부터 귀족들이 즐겨온 놀이로 에도시대(도쿠가와막부, 1603-1868)에 특히 유행해, 지방영주나 거상들이 꽃구경이나 달구경, 불꽃놀이를 즐길 때 애용했다고 한다.

기자는 지난 4월 동경에 갔을 때 세계한인회장대회 운영위원회 행사가 열려 ‘야가타부네’를 탄 적이 있다. 그런데 8월에 동경에 출장 갔다가, 동경한인상공회의소 행사소식을 듣고 또 이 배를 탔다. 그래서 지인들로부터 ‘복도 많다’는 소리도 들었다. 사실 일본에 살아도 한해에 두 번씩 야가타부네를 타는 일은 그리 흔치 않는데 한국에서 출장 가서 그런 행운을 연거푸 누리니 말이다.

이번 출장은 큐슈 사가현 아리타를 방문하고, 동경에서는 한국문화원을 찾는 일이 주목적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열릴 한중일 도자기 전시회 기획을 도우면서, 일본 도자기 산지인 아리타를 방문하고, 마침 야가타부네 행사가 있던 그날 동경에 도착했다. 그런데 하네다 공항에 도착해 동경 한국문화원 앞에서 박재세 전 재일본한국인연합회장을 만났다가 동경한국상공회의소의 ‘야가타부네 납량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던 것이다.

야가타부네는 시나가와 선착장에서 출발했다. 오후 5시 반이 지나면서 참가자들이 속속 선착장으로 모여들었다. 배는 6시가 되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날 행사 참가자는 70명 가량이었다. 장영식 회장을 비롯한 동경한국상공회의소 인사들이 가장 많았다. 그리고 재일본한국상공회의소(한상련) 김광일 회장, 민단 동경본부 김수길 단장, 이수원 감찰위원장, 오영석 부단장, 동경한국부인회 하귀명 회장, 재일본한국인연합회 구철 회장, 이옥순 명예회장, 박재세 고문, 동경한국청년상공회의소, 귀금속연합회, 농식품연합회 등 동경지역 교민단체 대표나 임원들이 참석했다. 일본인인 동경일한친선협회의 호사카 산조(保坂三蔵) 회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장영식 회장은 “참가자 수대로 음식을 예약해놓아 야가타부네 측에서 곤란해 했으나, ‘갈라 먹겠다’면서 어렵사리 양해를 구했다”고 우리한테 설명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에서 아리타를 거쳐 동경으로 동행한 이호영 한국예총도예명인도 함께 참석했다. 이처럼 두 사람이 예정도 없이 갑자기 참석하는 바람에, 주최측이 곤혹스러웠던 것 같았다. 예약문화가 정착된 일본에서는 갑작스런 행사참가는 쉽지 않은 일이다. 

 
선상에서는 도미와 참치, 고등어 등 다양한 생선회가 나오고 뒤이어 장어 오징어 등 여러 종류의 튀김이 뒤따랐다. 맥주와 위스키에 탄산을 섞은 하이볼, 레드와인, 일본소주에 탄산을 섞은 술, 정종 등 다양한 술이 취향대로 제공됐다.

실내에서 주흥이 무르익는 가운데, 야가타부네는 스미다강의 야경을 따라 거침없이 나아갔다. 아카사카 인근의 도쿄스카이트리를 지나는 듯 하더니 야가타부네는 다시 도쿄타워와 도쿄만을 가로지르는 레인보우교로 방향을 틀었다.

선상파티는 대략 두 시간 가량이었다. 실내에서 자리를 바꿔가며 회포를 풀다가 이윽고 가라오케와 함께 노래자랑이 시작됐다. 배 지붕 위로도 나올 수 있었는데, 거기서 보는 야경은 아름다우면서도 색다른 느낌이었다.

“한일관계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동포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 파친코업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는 등 동포사회의 어려움은 여전합니다. 게다가 북핵문제로 인해 북한에 대한 정서가 악화되면서, 재일동포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소개하는 장영식 회장은 “이럴 때일수록 서로 격려하고 단합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납량회 행사도 그런 단합의 자리”라고 덧붙였다. 배에서 내린 것은 저녁 8시가 넘어서였다. 공식 납량회는 그것으로 막을 내렸다. 납량회를 주최한 동경한국상공회의소는 이날 2차 모임도 가졌다.

장영식 회장
▲ 야카타부네에서 본 동경만의 야경

시나가와 선착장에서 참석자들의 야가타부네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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