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정영수 회장 '부부 출판기념회' 열어
싱가포르 정영수 회장 '부부 출판기념회' 열어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7.09.1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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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수상집 , 부인 강안나 시인 시집 발표

 

“꿈에라도 그리울까 청아한 남강물에/ 다소곳이 앉은 파도 없는 그림자/ 유월의 하늘이 저리도 푸른데/ 아직도 다 씻지 못해 저문 강에 떠도는 혼아// 그날의 뜨거운 눈빛 그날의 차디찬 가슴/ 이리도 생생한데/ 어이 애꿎은 천흔만 안타까이 안타까이 시린 절벽을 에돌고 있나// 푸른 청춘 미련없이 베고 산화한/ 논개의 어린 그늘에 앉아/ 하늘이 노할까 강물이 통곡할까/ 살아있는 이 가슴 부끄러워/ 고개 적시며 서둘러 자리를 뜨네”

 

정영수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상임고문이 카톡으로 영상으로 편집된 시를 보내왔다. 진주 촉석루와 남강을 배경으로 한 시낭송 동영상이었다.

이 시는 정영수 고문의 부인 강안나 시인이 지은 ‘진주성에서’란 제목의 시다.  강안나 시인은 최근 <눈부신 그늘>이라는 시집을 내고 지난 9월1일 서울 남산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날 행사에는 정영수 고문도 참여해 '부부 출판기념회'라는 이색 이벤트로 꾸몄다. 이날 정고문은 <70 찻잔>이라는 수필집을, 부인인 강안나 시인은 <눈부신 그늘>이라는 시집을 발표했다.

정 고문은 현재 CJ그룹 경영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싱가포르한인회장, 한국센트제임스 회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 9월1일 출범한 제18기 민주평통에서 직능운영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출판기념회는 정고문이 부인 강안나 시인의 시집출간을 기념해 함께 마련한 행사였다. 강안나 시인은 정영수 고문과 같은 경남 진주출생이다. 1984년 아주 중앙일보 수필 부문에 당선되면서 등단했고, 2017년에는 ‘문학나무’에서 신인작품상을 받아 시인으로도 등단했다.

출판기념회는 서울 남산 밀레니엄힐튼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개최된데 이어 서울 남산타워로 자리를 옮겨 만찬을 하면서 내빈들의 축하 속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50명의 축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작가소개, 시인의 축사 및 소감, 작가 스케치 순으로 진행됐으며, 시(詩) 8편이 영상으로 공개돼 많은 찬사를 받았다.

사회는 큰 딸 수잔 정(전 CNA앵커)씨가, 가족대표 인사는 장남인 정종환씨, 폐회인사는 차녀 정지은씨가 하는 등 가족 중심 시나리오로 출판기념회를 진행했다. 행사 후반부에는 손녀딸이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보내는 동시를 선사하여 내빈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 정고문과 강안나 시인이 손자손녀들로부터 축하꽃다발을 받고 있다.

 

 

▲ 출판기념회 후 찍은 가족사진

 

 

 

정영수 회장은 작가소감에서 “글을 쓴다는 것이 역부족이고 사치였다, 하지만 사랑을 표시하지 않으면, 또 받은 편지를 뜯지 않으면 속을 알 수 없는 것처럼 나의 말과 행동을 부족하지만 글로 표현했다”고 발표했다. 강안나 시인은 “아이들과 손자손녀들에게 남겨주기 위하여 틈틈이 쓴 글을 이번에 발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한국장학회 이사로도 있는 강시인의 작품에 대해 방송인인 박준영 시인은 ‘진주비빔밥처럼 갖은 양념을 다 친 맛깔스런 상’과 같다고 했다. 진주와 시인의 외가가 있는 지리산 자락 풍경들을 조곤조곤 그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의 '구야네'라는 시에도 비슷한 느낌이 담뿍 담겨있다. 

“빛 바랜 감청색 몸빼/아리도록 동여매고/ 새벽 안개 휘청이며/ 이 골목 저 골목 유영하는 구야네// 명태 국에 꼭 밥 말아 먹고 핵교 가거래이/ 구야 머리 맡에서 졸고 있는 누런 쪽지 한 장//터벅터벅 해거름을 해집고/ 비린 마음 가득 함지박에 담아/시퍼런 혼이 되어 돌아오지 않는 님/ 양지마른 언덕 가묘 한 바퀴 돌아오니….”

 

정영수 고문은 이날  수상집 <70 찻잔>을 선보였다. 2015년 여름 칠순을 맞아 낸 출간한 책이다.

 

“한여름에 칠순을 맞았다. 동터 오르는 새벽빛을 바라보며 차 한잔을 앞에 두고 생각해보니, 지나온 세월 무엇하나 옹골차게 다지지 못하고 무엇 하나 뾰족이 들이밀지 못한 채 모서리만 닳아 있다. 칠십 평생 겨우 개인사 몇 가지 이루었을 뿐, 세상을 위해 제대로 큰 일을 한 게 없으니 돌아돌수록 아쉽다. 인생에도 춘하추동이 있으며, 화려한 축제의 뒤에는 그 축제를 마련하기까지의 노력과 정성이 깃들어 있다. 그러나 해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은 그리도 잘 느끼며 살아왔어도,정작 나는 인생의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는 구별조차 못하나 보다. 아직도 이리 청년의 마음 그대로이니 말이다….”

수상집 머릿말에서 이렇게 밝힌 정고문은 당나라도연명의 글인 ‘성년부중래 세월부대인(盛年不重來歲月不待人, 청춘은 다시 오지 않고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네)이란 귀절로 프롤로그를 마쳤다. 참고로 수상집 첫 글인 ‘내 고향은 진주올시다’를 소개한다. 이 글에는 그의 어린 시절 고향 모습이 파스텔화처럼 그려져 있다. 

“사람은 누구나 고향을 그리워한다. 40여년을 해외로 떠돌며 살아온 나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골수에 사무쳤다. 수구초심이라고 할까. 지금도 눈을 감으면 정든 고향 마을과 오솔길, 코흘리개 친구들의 모습이 눈에 잡힐 듯 생생하다. 어린 시절 내 고향은 황폐한 전쟁의 폐허 그대로였다.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는 볼품없는 고향. 그래도 내 가슴속으로는 남강이 구름을 따라 흐르고 그 뒤에는 비봉산이 포근하게 감싸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정겨운 곳이다. …당시에는 장마철마다 남강이 범람하는 바람에 농사를 망치기 일쑤였다. 강둑에 앉아 범람하는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오는 소, 돼지를 넋을 잃고 보는 것이 연중행사였을 정도였다. 그러다 다행히 어쩌다 홍수가 지지 않는 해는 이번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온갖 작물들이 새까맣게 타들어가 고향 사람들의 속도 까맣게 타들어가곤 했다. 학교 꼴도 말이 아니었다. 교실은 전쟁 때 소실되어 학생들은 맨땅에 앉아 공부를 해야만 했다….”

한국문인협회 정식회원으로 수필가인 정영수 고문은 이번 수상집 외에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담은 <멋진 촌놈>이라는 저서도 2012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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