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다윗⑭]"무식하면 용감하기라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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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갑선 편집위원
  • 승인 2017.09.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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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추항공(春秋航空) 한국총괄대표 조현규 씨

 

▲ 조현규 중국 춘추항공 한국총괄대표

인간에게는 누구에게나 다른 사람 에게 선뜻 말하지 못하는 부족함과 약점이 있다. 그러나 약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있고, 그것이 인간 승리로 이어지는 케이스도 있다.

 

세계 경제대국 반열에 오른 중국에서 유망한 산업 중 하나가 항공업이다. 유일한 저가항공사로 비약적인 성장하고 있는 중국 춘추항공(春秋航空)에서 한국과는 연계가 전무(全無)한 상황에서 한국노선을 첫 개발하고, 한국노선이 춘추항공 전 노선에서 수익률 1위를 차지하는 실적을 달성한 한국인이 있다. 외국인으로서 최초로 종신고용계약을 하게 된 조현규 한국총괄대표가 주인공이다. 그는 자신의 부족한 약점을 강점으로 잘 활용하여 성공적인 인생을 이끌어 가고 있는 사람이다.

춘추항공은 현재 116개의 중국 내 노선 과 한국, 일본, 동남아 등 64개 국제노선으로 총180개노선을 운영하는 중국 내 대표적인 저가항공사다. 춘추항공에서는 그 동안 한국 운항노선이 없었으나, 조현규씨가 이 회사에 입사한 뒤 처음 개발되기 시작해 현재 제주 8개노선(상해, 항조우, 영파, 양주, 하얼빈, 심양, 석가장, 천진)과 인천 2개노선(상해 ,석가장)으로 총 46편이 운항되고 있다.

조현규씨는 춘추항공에 5년전인 2012년 7월에 입사해 현재 한국관련 총괄업무를 맡고 있다. 믿음직한 업무능력으로 회사 내 에서 신뢰도 두텁고 대우도 특별하다.

조현규씨는 ▶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2014년 최우수 사원상을 수상했으며 ▶ 회사 내 외국인으로 최초로 5년취업비자 취득했고 ▶ 회사에서 먼저 제안해 와 종신고용계약을 체결했으며 ▶ 각종 대우면 에서도 우대를 받고 있다.

조현규씨는 지방대 무역학과 출신이다. 그는 부끄러움을 잘 타서 남 앞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내성적인 성격이고, 흔히 얘기하는 스펙(SPEC)도 내세울 만한 게 별로 없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하고 잔병치레가 심해 부모님의 각별한 보호를 받으며 자랐습니다. 저에 대해 걱정이 많았던 부모님의 과잉보호(?)속에 살다 보니, 오히려 부모님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되었어요. 공부도 잘 못해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한 터라서 대학에 입학해서도 1,2학년동안 놀기만 하고 허송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군대를 다녀오고 우연한 기회에 친구를 따라 중국어학원을 가게 되었어요. 처음으로 접한 중국어가 왠지 모르게 친숙한 느낌이 들었어요. 흥미가 생겨 급기야 천진(天津)으로 1년간 어학연수까지 갔습니다. 그것이 부모님을 떠나 처음으로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천진 언어 연수 이후, 중국과 중국어에 대한 관심도 부쩍 많아지면서, 대학졸업 후 본격적으로 중국으로 진출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에 갈수 있는 방법을 찿던 중 ‘국비지원 중국 취업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였고, 중국 상해에 오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부모님의 품을 떠나 저 혼자 살아가고 싶었어요. 또한, 부모님께 스스로 잘 살아가는 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런 다짐으로 참가한 6개월 과정의 상해취업연수프로그램에서 같이 참가한 30여명의 동기생 중에서 제가 가장 먼저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스스로 자랑스럽고 뿌듯함을 느끼게 되었지요.”

이렇게 첫 직장에 취업을 했으나 회사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제가 취업한 회사는 한국계 자동차 부품무역회사였습니다. 중국에서 OEM생산하는 자동차부품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에 수출을 하는데, 제가 맡은 업무는 물품의 수주, 생산관리, 검수, 수출 전반의 일이었습니다. 중국어를 할 수 있는 한국인은 저 밖에 없었고 사회초년생으로 신입사원에 불과하였지만 맡고 있는 업무는 관리자급 업무였습니다. 중국 근로자들과의 노사관계나 생산공장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하는 중압감과 스트레스에 엄청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전국 각지에 산재한 자동차 부품공장을 출장 다니며 계약조건을 협상하고 품질관리부터 출고관리까지 하면서 중국인들과 친해졌습니다. 중국어실력도 부쩍 느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5년간 회사를 다녔습니다. 하지만 무역분야 업무가 더 이상 발전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직을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이직을 하려 하니 엄습해오는 두려움도 많았습니다. “

▲ 춘추항공

 

조현규씨가 5년간 다닌 자동차 부품무역회사에서 이직을 염두에 두고 기업을 물색하던 중 문득 춘추항공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가 회사에서 전국 각지를 출장 다닐 때 줄곧 이용했던 항공사였다. 기존 항공사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저렴했기에 출장경비를 아끼는데 결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그는 춘추항공을 이용할 때마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저렴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지울 수 없었고, 춘추항공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춘추항공은 일본과 동남아 국제노선은 취항하고 있는데 한국노선은 없었다. 그는 ‘근데, 왜 한국노선은 없을까‘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 ‘이 회사에 한번 도전해 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한번 부딪쳐보자는 생각에 무작정 춘추항공 본사 인사부에 연락해 한국노선을 개발해 볼 테니 이력서를 받아달라고 말했다.

“나도 모르게 부딪쳐보자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항공관련 전문지식은커녕 항공의 ‘항’자도 몰랐지만, 자기소개서에 장차 춘추항공이 한국으로 취항할 때 예상되는 문제점을 정리한 후, ‘그러한 문제들은 제가 반드시 해결하여 춘추항공을 한국으로 취항하도록 하겠다‘라는 의지를 담아 이력서를 보냈습니다. 이후, 회사에서는 제 이력서를 확인함과 동시에 공식적인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하기 위해 구인사이트에 ‘춘추항공 한국부 대표 구인‘이라는 광고가 뜨게 되었어요. 회사입장에서는 당연히 많은 사람들은 비교하여 최적임자를 선정하고 싶었겠지요.”.

1차면접에 참가하라는 연락을 받았고 1차면접으로 인사과에서 구술면접, 인성과 적성검사를 치렀습니다. 운좋게 통과되어, 회사 임원이 진행하는 2차면접에도 참여했 어요. 2차면접은 한국인과 중국인 중간관리자로서의 문제해결방법, 한중 항공협정상에서 한국 입장과 중국 입장에 대한 견해 및 한국 저가항공사와 춘추항공사의 차이점 등을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긴장된 면접이었습니다. 이어진 마지막 자유발언에서 저는 ‘춘추항공이 못하고 있는 한국취항을 반드시 이루겠다! ‘라고 강한 어조로 자신감을 피력했습니다.”

이런 힘든 면접과정을 거쳐 조현규씨는 최종 합격통지를 받았고, 드디어 2012년 7월 정식취업했다. 회사에 한국부가 처음으로 신설되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이렇게 한국부를 맡아 업무를 진행하게 되었으나 한국과는 항공관련 연계가 전혀 없었던 탓으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만들어 가야 했다.

조현규씨 역시 항공관련 지식과 경험이 없어서 제반 업무를 이끌어간다는 게 여간 큰 문제가 아니었다. 새로운 항공노선을 취항하기 위해서 한국정부에 운항허가를 신청하고 유관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어떤 프로세스로 신청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작성해서 제출 해야 하는지? 처음부터 하나하나를 배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신청을 위한 관련 서류만해도 여행용 큰 트렁크로 한 박스에 달하고 각종 문서를 한글에서 중문으로 중문에서 한글로 번역을 해야 하는 것도 산더미 같았다.

하지만, 조현규씨는 특유의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해나갔다. 운항허가를 받기 위해 준비 해야 하는 각종 업무사항을 알기 위해 해당기관에 수없이 찾아가 문의하고 머리를 숙여 협조를 구했다. 이렇게 귀찮을 정도로 찾아 가는 것에 어떤 담당자는 이제 더 이상 오지 말라고 문전박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늘 겸손하게 배우는 자세로 다가서자 감동했는지 협조를 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노력하며 1년을 거치는 동안 항공운항에 대한 지식도 늘었고 주변의 도움도 얻어 드디어 2013년 7월 상해-제주간 주2회 부정기노선이 취항하게 됐다. 이어 2014년 3월부터는 상해-제주노선이 주10회로 늘었고, 2014년 9월에는 상해 푸동-인천공항 취항도 실현됐다. 이렇게 끊임없는 노력한 결과 한국부 발족 후 5년만에 46개노선을 개발하였고, 춘추항공 전 노선 중에서 수익률 1위라는 실적을 달성하게 됐다.

 

▲ 춘추항공 본사회의에 참석해서.

“제 업무 특성상 수많은 사람을 만나서 일을 추진해야 합니다. 하지만, 성격적으로 부끄럼을 많이 타고 말주변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진실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갖고 있다는 약점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늘 회사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일을 할 수 있는 터전이 되어주고 저의 노력을 이해 주는 배려가 있었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조현규씨는 주변에서 ‘ 어떻게 춘추항공에 입사하게 되었나 ‘라고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한다. 그는 솔직히 말한다.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히 나은 점도 없고 대학에서 무역전공과 중국어 연수정도가 전부인데도, 용기 있게 도전을 하고 진실된 노력으로 최선을 다하다 보니 또 다른 기회를 잡은 것 같습니다.“ .

최근 한국의 많은 대학졸업자들이 어찌 할 바를 몰라 고개를 떨군 후배들에게도 조언한다.

“자신이 갖고 있는 전공에 너무 얽매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대학 졸업 후 ‘우선 사회생활을 배워나간다’는 열린 마음으로 어떤 일이라도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하면 그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도 향상되고 자신에게 맞는 발전분야를 만날 수 있다고 봅니다. 때로는 무식할 만큼 용기가 필요합니다. 일단 고민하지 말고 과감히 움직여보길 바랍니다. “ 
 

▲ 춘추항공 회장과 함께 한 가족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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