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예술환경에 개선이 필요하다
환골탈태, 예술환경에 개선이 필요하다
  • 탁계석 논설주간
  • 승인 2011.02.2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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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잠재력 바르게 성장시켜야 희망

 
서울대 음대 성악가 교수의 문제로 나라 안이 시끄럽다. 과정은 더 지켜보 아야 겠지만 이 사안이 어디 한 대학, 특정 교수만의 문제만일까 하는 점이다.

눈만 뜨면 교, 강사 채용 비리, 성희롱, 콩쿠르를 매개로한 고가 악기 강매 등, 악취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교육자는 엄격한 자세로 후학을 가르쳐 더 발전된 예술을 꽃피워 가야한다. 물론 많은 선량하고 인격적인 교수의 열정적인 교육 탓에 오늘의 걸출한 음악가들이 배출되기도 했지만 과잉 배출된 교수와 예능학생 사이의 잡음이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어서 換骨奪胎(환골탈태)로 예술환경에 개선이 필요하다.

병을 알고서도 쉬쉬하거나 수술 타이밍을 놓쳐 병을 키운다면 현명한 사회가 아닐 줄 안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의 대학예술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가. 더 넓게 한국 예술계 풍토 전반을 들여다 볼 수 있지 않겠는가.

한마디로 우리사회가 과다하게 대학 중심의 예술구조로 획일화되어 있는 것이 문제다. 어떤 이는 ‘대학은 예술의 무덤’이라고 말하지만 유독 우리는 대학 예술만 살 수 있는 기형적 구조로 되어 있다. 예술의 긍극적인 목표가 마치 대학인 것처럼 되다 보니 현장예술이 맥을 추지 못하고 우수 자원이 모두 대학에 쏠린다.

예술도 스포츠 못지않게 냉혹한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데 ‘교육과 예술’을 겸업한 어정쩡한 상태이다 보니 현장에서 자기 전공으로 밥먹는 프로 예술가가 얼마 되지 않는다. 정부가 스포츠에서처럼 예술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하지 않았고 고작 공공기금 지원이란 생색내기 에 그쳤기 때문에 예술로 국가 위상을 높이는 단계가 못된다.

우리처럼 ‘교수 만능, 대학 최고’의 풍토하에서 공정한 시장의 룰을 적용하는 것도 어렵다. 모든 심사, 모든 제도가 교수 기득권에 유리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이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어떤 제도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설상가상, 예술을 감시하는 언론, 관객, 평가의 상호작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도 문제다. 학생을 동원해 박수치기를 강요하는 것등의 문제는 극장 자체나 평론가들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지난해인가 이탈리아의 베니스에 있는 페니체 극장에 극장장이 새로 왔는데 이곳 사람들은 삼삼오오 극장 커피숍에 모여 극장장의 예술 스타일로 입방아를 찌으며 예술토론을 즐긴다고 현지로부터 메일을 받은 적이 있다. 우리는 예능을 시키는 학부모들마저도 제 자식에만 관심이 있지 다른 곳에는 전혀 무관심하다.

이처럼 학력만능 풍토에서 시장을 지배하는 것이 바른 관객의 선호가 아니라 학력 프리미엄이 작용하면서 현실의 어려움은 더욱 혼돈스럽고 질서가 어지럽혀 지는 것이다. 대학에 줄서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고, 교수의 영향력이 아니어도 생존할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이같은 병폐들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이 문제가 당사자인 예술계 자체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본다. 학계, 사회, 정치권, 학부모가 모두 참여해 풀어야 할 과제다. 왜냐하면 외국유학에서 엄청난 비용을 들인 예술가들의 노력이 그대로 매몰되고 마는 안타까운 현실을 개선하는 것이 남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봉책으로 스쳐 지나갈 일이 아니다.

정부는 예술가들의 고통을 깊이 있게 이해하면서 발전적인 방향이 되도록 향후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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