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왜 광저우?... 권영건이사장 취향?"
[시론]"왜 광저우?... 권영건이사장 취향?"
  • 이승호 기자
  • 승인 2011.02.28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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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인회장대회 운영위원회 광저우 개최를 둘러싼 논란

“왜 광저우입니까? 우리 교민이 좀더 많은 곳에라도 가든지…”
남문기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이 목소리의 톤을 높였다. 세계한인회장대회 운영위원회를 중국 광저우에서 3월10일부터 12일까지 개최한다는 얘기를 하면서였다.

▷재외동포재단 권영건 이사장.
세계한인회장대회 운영위원들은 대부분 대륙별 한인회장들이다. 이들이 왜 한국 아닌 다른 나라에서 모여 얘기를 해야 하느냐는 게 그의 불만이다. 좀더 깊이 들어가면 권영건 이사장의 ‘해외 여행’ 취향을 맞춰주기 위해서 그런 게 아니냐는 게 그의 논점.

사실 광저우는 우리 교민들의 수가 많지 않은 곳이다. 이웃 심천만 하더라도 기업인과 무역을 하는 사람부터 자영업자까지 수가 많지만, 광저우는 대기업 주재원 중심으로 교민 사회의 규모가 심천보다 훨씬 적다.

그런데 이곳에서 세계한인회장대회 운영위원회를 개최하는 이유가 뭘까? 재외동포재단은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에서 세계한인회장대회 운영위원회를 열었다. 그동안 한국에서 해오던 것을 해외로 바꾼 것이다. 세계해외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가 우리 나라 경제를 살리자고 해외에서 하던 행사를 한국에서 연거퍼 개최하던 시기였다.

당시 재외동포재단 관계자는 “지난 회의 때 운영위원들이 위원회를 매번 한국에서 하지 말고, 해외에서 하자는 의견이 나와 민단과 협의해 후쿠오카로 했다”고 해명했다. 일본에서 우리 동포가 많은 동경이나 오사카를 놔두고 왜 후쿠오카를 했느냐고 했을 때 재단은 궁색한 나머지 입을 다물었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왜 광저우냐고 물었을 때 “재중국한국인회에서 추천한 곳 가운데 한 군데를 골랐을 뿐”이라고 했다.

세계한인회장대회는 세계에 퍼져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의 대표다. 한민족 네트워크의 중심이다. 이들 동포 대표들이 세계 각지에서 모여서  현안들을 논의하는데, 적당히 골라서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말 철학의 빈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전세계 동포사회에 떳떳이 밝힐 수 있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애초 해외에서 개최하는 것부터가 잘못됐다. 어느 운영위원이 해외에서 하자고 제안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 제안은 잘 해석하면, 우리 동포들이 있는 곳에서 동포의 현실을 보면서 논의하자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운영위원이야 대륙별 회장들이기 때문에 대부분 임기가 2년이다. 따라서 “매번 한국에서 운영위를 하지 말자”고 한 것은 결코 이들의 의사가 아닐 것이다.

재외동포재단측으로서야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같은 일이라도 해외의 다양한 장소에서 하고 싶을 것이다. 이과수 폭포 옆에서, 칸쿤의 바닷가에서 열고 싶은 게 본뜻인지 모른다. 인지상정이니까 말이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정말로 재외동포를 알고, 재외동포에 관심이 있다면 한국에서 개최했어야 한다.

남문기 미주총연 회장이 이야기하는 대로 후쿠오카나 광저우에서 개최하는 대신 한국에서 개최하고, 남은 예산을 다른데 써야 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2세들의 정체성 교육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글학교 선생님들에게 지원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동포대표들이 모이고, 재단 이사장이 움직이는 것은 가벼운 일도 아니고 가벼이 할 일도 아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이번에 광저우에 가는 길에 이 점을 깊이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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