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총연회장 기고] 해외 진출 한국기업이 해야할 일
[미주총연회장 기고] 해외 진출 한국기업이 해야할 일
  • 남문기 미주총연회장
  • 승인 2011.03.0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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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사회와 어울리고, 지역에 봉사하는 기업돼야

남문기<미주총연 회장>

 
고국의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봇물이 터진 듯 활발하다. 이젠 명실 공히 한국의 국제화에 불이 붙은 것 같아 해외동포를 대표하는 한 사람으로 당연히 기쁘고 자랑스러운 마음이다.

많은 외국인들이 고국의 제품의 품질과 가격에 만족을 하고 그들의 가정에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점점 더 많이 자리를 잡는 것을 보며 이제는 진정한 한국의 글로벌화가 이루어지는 것 같아 흐뭇한 마음도 금할 길이 없다.

미주 한인사회에 교포들도 마켓에 점점 다양해지는 모국의 상품들로 인해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식단도 다양하고 풍요롭게 꾸밀 수 있으며 고국과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고국에서 먹던 대부분의 것을 똑 같이 살 수 있어 편리하고 좋다고들 한다. 그로 인해 한국 기업들의 수익도 향상되고 소비자들도 만족하니 당연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래서 며칠전에는 아직도 쓸만했지만 카메라도 컴퓨터도 다 국산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조국의 대 자본의 세계 각지역 진출이 혹시라도 해외에서 힘들게 일궈놓은 동포자본의 생활권에 위협을 주는 일은 없는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나는 매년 거의 20여개가 넘는 한국 기업들의 미주 진출 런칭 행사에서 가슴에 화사한 꽃을 달고 축사를 하곤 한다.

그때마다 나는 미주진출 기업들에게 당부를 한다. 기업은 ‘지역사회에서 얻은 이득을 그 지역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믿음과 신뢰,협력 속에 상부상조하며 함께 성장하여 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기업인의 자세’라고 당부하곤 한다.

최근 미주지역에 진출한 아리랑 TV의 런칭 행사에 축사를 할 때였다. 나는 먼저 그들에게 질문했다. ”미주 지역의 기존에 있는 언론사에 대한 대책 마련은 하시고 들어 오십니까?“ 라고 말이다. 그들이 보기에는 축사하러 온 사람이 그런 질문을 하니 황당하였을 것이다. 나도 안다. 그러나 해야하는 질문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한다. 비단 그것은 특정한 언론사의 미주 진출에만 해당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지역에 새로운 대형 언론사나 새로운 대 기업이 진출하여 동포사회에 다양한 정보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러나 우리가 같이 놀던, 같이 꿈을꾸어왔던 이웃이 한국에서 온 대기업에 의해서 문을 닫거나 폐업을 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우리는 그러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대기업이 돈만 있으면 된다는 식으로 현지 정서를 완전히 무시하고 인해전술을 쓰듯이 대형자본의 힘으로 밀고 들어와 자리를 꿰 차고 앉는 것을 보면 속이 타다못해 화까지 치밀어 오른다. 한국의 대기업들이 미주 지역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물론 한국의 글로벌화에 있어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 미주 진출이 미주 동포 사회에 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혹시라도 동포들의 소규모 자본으로 운영되는 비즈니스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솝 우화에 아이들의 생각 없는 돌팔매질로 목숨까지 위태로워지는 개구리의 이야기들을 한 번 정도는 읽어 보았을 것이다. 그 개구리가 혹시라도 어렵게 미국 땅에서 고생하여 번 돈으로 힘겹게 일군 미주 동포의 비즈니스일 수도 있지 않은지를 기업들은 고려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은 치열한 경쟁과 적자생존의 냉혹한 정글의 법칙을 생각하기 이전에 한겨레 한민족의 상생과 협력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기업이 미주 지역에 런칭하기 이전에 그 기업들은 동포사회에 기존으로 있는 동포자본의 동종 비즈니스와 협력할 수 있는 길은 없는지를 먼저 연구해 보기를 부탁한다. 또한 기업은 지역사회 구성원 중의 하나로 지역사회원의 책임에 동참하여야 한다. 지역사회로부터 얻은 이익의 일부를 지역사회를 위하여 환원하며 함께 커 나갈 수 있는 발전의 길을 모색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나는 LA 한인회장 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고국의 항공사와 대기업들을 향하여 한인사회 발전 사업에 함께 동참하라고 호소하여 왔다. 물론 그들이 한인사회에 전혀 후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업의 이익의 상당부분을 반드시 민족을 위해 환원하곤 하는 유대인들의 동족 사랑과 견주어 볼 때 우리 모국 기업들의 한인사회에 대한 무관심은 안타까울 만큼 크다는 것이다.

모국 기업의 후원으로 한인회와 같은 한인사회 선도적 단체들이 기금난을 겪지 않고도 자유롭고 활발하게 교민 사업을 펼치고, 모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해마다 한인사회의 행사들이 더욱더 풍요롭고 다채로워 지며 그들의 지원으로 미주류 인사들과 친해지고 2-3세들의 한글과 문화 교육이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 졌으면 한다. 조금 더 저렴하고 안락하게 국적기를 이용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모국 기업들과 미주 한인사회의 진정한 협력관계를 꿈꾸는 것은 지나친 나만의 바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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