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에 자리잡은 인구 30만명의 하워드 카운티. 한인 비중이 8%를 차지하는 이곳에서 30대 이민 1.5세 한인회장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지난달 열린 하워드 한인회 제6대 회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해 무투표 당선된 찰리 성씨(36. 한국명 성정환)<사진>로 지난 1일 임기 2년의 회장에 취임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 최정범(49)씨가 워싱턴한인연합회 회장에 당선되면서 1.5세 한인회장 시대를 연 이후 성씨가 30대 1.5세 한인회장에 올랐다.
서울에서 출생한 성 회장은 외교관인 부친을 따라 에콰도르, 잠비아, 불가리아 등 15개 나라를 돌아다니며 성장했고, 1994년 하워드 카운티에 정착했다.
존스홉킨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조지워싱턴대 로스쿨을 나와 국제변호사가 됐고, 한인 후배와 함게 로펌을 차려 한인들의 고충을 상담하고 해결하는 역할을 해 왔다.
성 회장은 5일 "하워드 카운티에 한인이 많이 살고 있지만 주 정부로부터 받는 혜택은 미미하다"며 "앞으로는 한인회가 앞장 서 한인들의 권익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인들의 세 결집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며 "커뮤니티의 힘은 곧 표로 말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회장은 장애인과 노인, 청소년을 위한 봉사활동의 활성화를 한인회의 두번째 목표로 꼽고 있다. "봉사하는 한인, 화합하는 한인들의 모습을 주류사회에 심는 것이 곧 정치력을 신장시키는 길"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워드 카운티 내 학교들이 한국어를 정규과목으로 채택하도록 한인회가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그는 "한국말을 못하는 2세가 너무 많다. 이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2세들이 한국말을 배우면 부모를 이해하고, 한국을 더 잘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인 2세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에게도 한국 문화를 전파하고, 교류한다는 차원에서 한국어를 배우게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성 회장 본인도 한국말은 잘하지만 쓰고 읽는 데는 서툴다고 했다. 그나마 한국말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부모가 초등학교 1년, 고등학교 1년을 한국에서 수학하게 한 덕이다. 이런 이유로 2세들에게 무조건 한국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지론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성 회장은 "중국 커뮤니티는 이미 단체장들이 2세 체제로 넘어갔으며 주류사회에 그들이 어필하고 봉사하며 뛰고 있다"며 "한인 커뮤니티도 이제 2세들이 나설 때가 됐고, 임기 동안에 그 디딤돌을 놓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