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커플이 `스카이프(인터넷 영상전화)'를 이용한 결혼식을 올려 현지 한인 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신랑은 턱시도를 입은 채 병실에서, 신부는 고운 드레스 차림에 교회 예배당 대형스크린 앞에 서서 영상전화로 백년가약을 맺었다.
지난 5일 오후 3시(이하 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 카운티 풀러턴에 있는 은혜한인교회 예배당에는 500여명의 하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부 헬렌 오(27) 씨가 신랑을 기다렸고, 신랑 사무엘 김(27) 씨는 신부 옆에 서는 대신 대형스크린에 모습을 나타냈다.
UCI메디컬센터에 입원 중인 신랑 김씨는 영상 전화를 통해 "식장에서 신부를 마중할 수는 없지만 오늘은 하루에 불과하다"면서 "앞으로 훌륭한 남편이 돼 오늘 못다한 것을 보답하겠다"고 말해 하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 커플이 스카이프를 통해 결혼식을 올리게 된 것은 신랑 김씨가 결혼식 3일 전 갑자기 입원했기 때문.
신부의 아버지인 은혜한인교회 오영상 목사는 7일 전화통화에서 "신랑이 결혼식 당일에는 잠깐 병원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결혼식 전날 오후에 식장에도 참석하지 못한다는 병원 측의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한국과 미국 다른 주에서 많은 손님이 온 마당에 결혼식을 연기할 수도 없었다.
신부 오 씨는 "다른 사람한테 스카이프 결혼식 아이디어를 들었는데 아버지도 같은 생각을 하고 계셨다"고 말했다.
영상 결혼식을 마친 신부는 당일 저녁 병원에서 남편과 재회했고, 인터넷으로 결혼식을 지켜본 지인들로부터 많은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신랑 김 씨는 이달 8일 퇴원할 예정이라고 오 목사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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