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한국 알리기' 박수산나씨
미국서 '한국 알리기' 박수산나씨
  • 연합뉴스
  • 승인 2011.03.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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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너무 몰라"..미국인들과 단체 결성

"미국 사람들은 한국을 너무 몰라요. 서양 역사나 문화는 세세한 것까지 잘 알지만 아시아,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너무 모릅니다"
재미 교포 박 수산나(50.여)씨는 미국에 40년 가까이 살면서 미국인들이 한국을 너무 모른다는걸 절감한게 "어떻게든 한국을 알려야겠다"고 결심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가정주부인 박씨가 한국 알리기 '운동가'로 변신한 계기는 한일간의 역사를 왜곡한 소설 '요코이야기' 때문이었다.

딸 허보은(당시 11세)양이 2007년 학교에서 일제 말기 한국인을 가해자, 일본인을 피해자로 묘사한 '요코이야기'를 못배우겠다고 1주일간 등교 거부를 한게 계기였다.

허 양의 등교 거부를 시작으로 언어학 교재로 사용돼온 '요코이야기'를 퇴출하자는 운동이 한인 사회에서 벌어졌고 박씨는 이 문제에 항의하려는 미국 각지의 한국인 학부모들에게 대신 편지를 써 주는 등 운동을 주도했다.

최근 2주간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박씨는 그러나 "아직도 많은 미국 학교들이 여전히 '요코이야기'를 교재로 쓰고 있다"며 "단순히 요코이야기 퇴출운동만으로는 부족하고 미국민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것만이 진정한 해결책임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사람들은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였다는 사실도 잘 몰라요. 그러니 한국인들이 일본인을 괴롭혔다는 '요코이야기' 같은 소설을 진짜라고 생각하지요. 한국차를 일본차로 알고 삼성이 일본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박씨는 딸의 등교 거부를 계기로 '바른 아시아 역사 교육을 위한 학부모 모임'을 만들어 한국의 역사를 올바로 가르치자는 운동을 시작했지만 늘 미흡하다고 느껴오다 지난해 12월 미국 주류세력과 손잡고 'Asia and Us'라는 비영리민간단체를 결성했다.

25년지기 미국인 변호사인 친구 리스테피 젠킨스(50.여)씨가 도왔고, 하버드대 조교수 리기나 미션(42.여), 작가 겸 영상감독 테라 만텔(40.여)씨가 합류했다. 금발의 백인 여성들이 한국 알리기에 발벗고 나서기까지는 젠킨스씨의 역할이 컸다.

젠킨스 변호사는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활동을 벌이려는 시민들이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해왔다.

일본 고래 보호운동 단체를 만들어 실질적인 보호조치를 이끌어낸 것이 젠킨스씨의 대표적인 업적 중 하나다.

젠킨스씨는 왜곡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미국인들에게 올바로 알리겠다는 박씨의 운동취지에 적극 공감하고 하버드대 교수와 작가 겸 감독을 연결해 이 운동에 참여시켰다.

미국 사회의 주류 인사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Asia and Us'의 1차 목표는 한국 교육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해 보급하는 것.

이들은 미국이 워낙 넓고 주(州)마다 특성이 있는 점을 고려해 인터넷을 충분히 활용하고, 각 주 사정에 맞춰 흥미롭고 기억에 남는 교재와 교육과정을 개발해서 올릴 계획이다.

지역별로 교육 프로그램이 개설되면 강사를 보내고, 웹사이트에서 영상과 사진 등을 통해 수업을 듣게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또 한국의 역사와 문화 등을 담은 책을 해마다 2~3권씩 펴내고 연극과 영화를 만드는 등 문학과 예술을 통해서도 우리 역사와 문화를 알릴 예정이다.

"만일 우리도 유대인들처럼 한국판 '쉰들러 리스트' 같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면 미국인들의 한국 역사에 대한 이해를 일거에 바꿀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박씨는 기대했다.

박씨는 여태껏 한국의 역사를 올바르게 알리는 운동을 하면서 사비 6만달러를 털어넣었다.
하지만 새로운 운동을 위해서는 몇 배나 더 많은 연간 활동비가 필요한 데다 한국 정부와 기관, 재단 등에서 고르게 지원받는 게 나중에 미국 내에서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 한국을 찾았다.

그러나 지난 2주간 찾아다니며 지원을 요청한 대기업과 정부 기관 등에서는 하나같이 무관심하고 싸늘한 답변만 돌아왔다.

박씨는 "가수 김장훈 씨가 독도콘서트를 하면서 '우리의 무관심이 동해와 독도의 가장 큰 적'이라고 한 말을 실감했다"며 "정부기관조차 이런 문제를 외면하는 모습이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정부와 기업이 마음의 준비가 안돼 있어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미국 모든 주에서 한국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올바른 한국 역사를 가르칠 때까지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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