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세계청소년한글백일장 심사평] 모국어인 우리한글 가슴에 새기며 살고 있음이 글 속에 녹아
[2017 세계청소년한글백일장 심사평] 모국어인 우리한글 가슴에 새기며 살고 있음이 글 속에 녹아
  • 안혜숙 문학의식·세계한인작가연합 대표
  • 승인 2017.10.16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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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대상, 할머니의 모습을 잔잔하고도 진솔하게 담아
산문대상, 독도에 대한 역사적 고찰과 현장취재를 한 준비된 글
안혜숙 문학의식·세계한인작가연합 대표
안혜숙 문학의식·세계한인작가연합 대표

백일장이나 문학작품을 선정할 때는 가장 먼저 그 작품이 얼마만큼 문학적 영감(靈感)을 품고 있는지에 따라 감동을 받기 마련이다. 그것은 응모자의 생명력인 개성과 사상과 철학까지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청소년 백일장에 응모한 대부분의 작품들은 깊은 내면적 성찰보다는 현장 체험이나 일기체, 편지형식 등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뛰어난 관찰력과 심연에 쌓이는 낮선 땅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한 작품들도 있었고, 그 과정을 굳은 결의와 인내심으로 버티어나가는 갈등구조를 거리낌 없이 솔직하게 쏟아내는 진솔함도 보여준 작품들도 있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이번 백일장은 성공적이라는 생각이 앞서기도 했다. 그 만큼 우리 청소년들의 감성과 이성의 조합이 기대 이상으로 성숙되어 있음을 발견했던 것이다.

특히 해외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이란 선입견 때문이었는지 응모원고를 읽어 본 심사위원들의 반응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대부분 대한민국이라는 모국을 잊지 않고 모국어인 우리한글을 가슴에 새기며 살고 있음이 글 속에 녹아있었다. 그런 작품들을 마주할 수 있었던 순간들은 즐거움이었고 행운이었다.

마침 때를 같이해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가즈오 이시구로가 영국이민 1.5세대라는 점에, 이번 백일장에 응모한 청소년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말을 전혀 모르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수상소식은 영국이 아닌 일본이 더 들뜬 축제분위기였다.

그들을 보면서 우리 문학도 세계 속에 꽃피울 수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현상을 타국에 살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 입장에서는 큰 자부심이 되는 것 같았다. 더구나 정확한 표현력과 묘사력이 뛰어난 작품들에서 타국에서의 이질감이나 외로움 등이 자아성찰에 깊은 뿌리를 내린 듯 깊은 통찰력과 사려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이번 백일장 심사에 앞서 응모에 참가한 24개국이란 나라가 제일 먼저 걸림돌이 됐다. 최소한 나라마다 수상자를 내야겠다는 욕심 때문에 1차 예심을 거쳐 2차 본선에 올라온 60여 편의 작품을 우선순위로 먼저 결정했다. 그리고 참가국들을 가능한 겹치지 않도록 안배를 하는 일이 매우 어려웠다. 그 때문에 운문과 산문에 대상만 1편씩 선정을 했고, 우수상을 순위 없이 다수를 뽑았다. 그리고 장려상 역시 다수를 선정했다.

운문대상으로 뽑힌 ‘할머니의 마음’은 할머니의 모습을 잔잔하게 풀어가는 글의 힘이 진솔하게 다가왔다. 산문대상으로 뽑힌 ‘독도, 우리의 얼이 담긴 우리의 역사’는 역사적 고찰과 현장취재 등 준비가 되어 있는 글쓰기로 마지막 마무리까지 참여의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피력한 글의 힘을 높이 평가해 선정했다. 그 외의 우수상 작품 평은 지면상 생략한다.

이번 백일장 심사를 마치면서 응모한 청소년들에게 글쓰기의 축복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기에 한 마디 덧붙이고 싶다. 특별한 기교나 표현에 얽매이지 말고 솔직담백한 자기중심적 세계를 피력해 나가길 바란다.

심사위원 곽명규(소설가), 안명지(소설가). 윤인영(소설가), 이상은(시인), 이우림(시인), 이형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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