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산책] 신라정원 안압지(월지)
[정원산책] 신라정원 안압지(월지)
  • 박경자 전통경관보전연구원장
  • 승인 2017.10.19 1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경자 전통경관보전연구원장

옛 정원 특히 고대정원은 천년 이상을 훌쩍 넘은 정원이다 보니 살아있는 생물은 남아있지 않고, 파묻혀있던 유구를 발굴해서 나온 연못 흔적이 대부분이다.

경주는 천년고도다. 신라 통일 이후에는 고구려, 백제 유민들이 합세한 문화가 크게 융성했고, 연못유구를 통해보면 정원 역시 화려하다. ‘75년도 지역민들의 낚시터로 사용하던 방죽에서 연못정화사업을 하던 중 수많은 도자기 파편 등을 비롯한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곧 국가 주도로 2년간 대대적인 발굴사업을 벌였고 연못 흔적이 완전히 밝혀졌으며 주변 건물 등 여러 시설들도 거의 드러났다. 이곳이 우리 정원역사에서 가장 오래고 가장 걸작을 찾은 안압지이며 후에 월지라 불렀다.

조선시대 시에서 기러기와 오리가 사는 연못이라 하여 안압지(雁鴨池)라고 했고, 발굴사업 중에 나온 당시의 관청이름으로 미루어서 월지(月池)라고 문화재청에서 이름을 바꾼 지 오래 됐다. 이후 90년대 말에 초등학교 신축부지에서 용강동원지를 부분 발굴했고, 2000년대 초 황룡사 기념관 신축공사 부지정리 중에 분황사 동편에서 구황동 원지를 찾게 되어 발굴결과 연못흔적을 밝혔다. 이 3차례 발굴은 대표적인 신라연못 발굴사업이다.

같은 시대 일본에서도 고대연못 발굴사업이 활발했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유구가 발굴되면 대부분 기록화 작업 후 다시 묻어서 보존하고 특별한 경우에만 복원정비사업 후 일반에게 공개된다. 우리의 경우 안압지만 복원돼 공개되고 나머지 2곳 연못유구는 묻힌 상태다. 필자가 대학원시절 학위논문주제를 찾기 위해서 문화재연구소와 안압지 발굴현장을 찾기 시작한지 벌써 40년이 넘는다. 그 이후 한국, 중국, 일본의 동북아 삼국 정원을 연못 등 정원 구조물 중심으로 계속 연구해왔다.

여기에서는 동북아 삼국간의 가장 특징적인 공통성을 얘기하려고 한다. 제왕 귀족 등 고대인들은 도교의 신선사상 개념에 따라서 정원 특히 연못을 파고 신선이 산다는 세 개의 섬인 봉래, 방장, 영주의 삼신산을 만들어서 영원히 늙지 않고 오랫동안 산다는 불로장수, 불로불사를 염원했다. 누구보다 앞선 권력을 쥔 자들은 자신들의 부귀영화가 영원히 지속되기를 원했다. 궁궐에 연못을 파고 불로불사하는 신선이 살고 먹으면 영생한다는 불로초가 자라는 삼신산을 상징해서 만들었다.

중국 최초 통일국가 황제인 진시황은 3천명의 어린 소년 소녀를 동해로 보내서 불로초를 구하게 했다. 이곳이 현재 제주도 서귀포 정방폭포 부근이라 한다. 또 황궁에 연못을 파고 삼신산을 상징하는 봉래도를 만들었고 이 전통은 중국에서 황실정원 연못뿐만 아니라 돌배치 등 전통정원양식으로 전해지고 우리나라, 일본에서도 상징적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는 백제 궁남지에 방장선산을 만들었다는 기록과 통일신라 안압지에서는 발굴결과 세 섬이 드러났으며 이것은 삼신산 전통이다. 일본의 경우도 아스카연못과 나라시대의 헤이쵸쿠 연못인 도인정원 이후 전통양식이 됐다. 이렇게 동북아 삼국 정원에서는 봉래, 방장, 영주의 삼신산을 상징하는 뜻이 연못에 섬을 만들거나 돌에 글자를 새기거니 돌 배치 등 여러 방식으로 표현되어오는 전통이 있다.

안압지는 많은 사람이 찾는 경주 제1의 야경명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