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열 스위스한인회장 "스위스는 학교에 교과서가 없어요"
지선열 스위스한인회장 "스위스는 학교에 교과서가 없어요"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7.10.2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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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기관 해외 연수는 수박겉핥기식"...현지에서 하는 질문도 판박이식
지선열 스위스한인회장
지선열 스위스한인회장

“스위스는 학교에 교과서가 없어요. 선생님들이 학생들한테 공부할 내용을 만들어서 수업 때마다 나눠주는데, 학기말이 되면 책 한권 분량이 되지요.”

서울 잠실롯데호텔에서 지선열 스위스한인회장이 소개를 했다. 그의 부인은 스위스 사람으로, 스위스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이 때문에 지 회장은 스위스의 학교 시스템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한국인이다. 지 회장은 잠실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석했다가 기자를 만났다. 마침 그를 만났을 때 한국언론에 화제가 된 것은 ‘핀란드 판박이 연수’였다. 당시 보도된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핀란드가 교육강국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에서 매년 수백명이 핀란드를 방문한다. 매년 20~30차례에 걸쳐 초·중등 교원, 교육부·교육청 공무원, 국회·지방의회 의원 등이 핀란드를 찾는다. 거의 15년째 지속되고 있는 7박9일짜리 북유럽 교육 연수다. 보통 20~30명 정도로 구성된 연수단은 핀란드·덴마크·스웨덴 등 3개국을 한꺼번에 둘러본다. 연수 비용은 1인당 300만~400만원 수준이다. 한 나라에 머무는 시간은 이틀쯤으로, 하루는 문화 탐방 일정으로 왕궁, 성당, 박물관 등을 돌아보고, 나머지 하루는 학교 수업을 참관한다.

문제는 연수자의 질문들이 거의 판박이라는 것. "핀란드에서도 교사가 인기 있는 직업인가요?" "정말 숙제를 내주지 않나요?" "왜 무상급식을 하나요?” 등 인터넷으로도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는 질문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매년 고만고만한 연수단 방문이 이어지자 최근 핀란드 학교와 국가교육위원회는 연수단으로부터 방문료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헬싱키 인근 베드타운인 에스포(Espoo)시 학교들은 지난 8월부터 방문 비용 300유로를 받기로 일괄 결정했다는 것이다. 또 올해 초 핀란드 국가교육위를 찾은 우리 의 한 방문단은 두 시간 방문하는 데 1400유로(약 190만원)를 지불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의 보도가 화제가 된 데 대해,  “한국이 정말 답답하다”고 지 회장이 심경을 털어놓은 것. 그는 스위스에서는 고등학교도 교과서가 없다고 한다. 선생마다 따로 책을 만든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대학 입학도 결코 쉽지 않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실업계 고등학교를 택하고, 설령 인문계 고교를 가더라도 졸업할 확률이 25%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공립대학은 스위스에 7개뿐이고, 사립대학은 호텔학교 말고는 없다. 지방공대가 두개 있고, 나머지는 전문학교라고 한다.

이렇게 교육을 해도 스위스는 서방 최고 수준의 나라가 돼 있다. 이 때문에 프랑스나 이태리 등 유럽 각국에서 스위스 교육제도를 배우러 공무원들이 몰려온다는 것이다. “우리는 스위스 같은 강소국을 배워야 합니다. 작은 나라인데도 어떻게 해서 최고 수준의 나라로 만들어 유지하고 있는가? 어떻게 교육하길래 그런 것이 가능한가? 그런 내용을 배워야 하지요.”

그는 우리가 스위스를 너무 모른다고 했다. 그냥 7박8일 수박겉핥기식 연수를 아무런 반성없이 15년째 계속하고 있는 한국은 과연 정상적인가? 그는 이 같은 의문을 한국사회에 제기하고 싶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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