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일본 정부 열받게 해서 청와대가 얻을 것은 무엇일까?
[칼럼] 일본 정부 열받게 해서 청와대가 얻을 것은 무엇일까?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 승인 2017.11.08 0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 초청한 청와대 만찬에 '위안부 할머니'를 초청하고 '독도 새우 잡채'도 올려
일본 정부, "북핵 대응 위한 한미일 연계강화에 나쁜 영향주는 움직임은 삼가야" 경고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대표

 

‘아베에 한방 먹인 사진 한 장’이 중앙일보 웹사이트 톱기사로 오른 것을 보고 약간 어리둥절했다. 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중인 트럼프 미 대통령이 청와대 만찬에 초청됐을 때 같이 초청된 위안부 할머니 이용수씨를 안아주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지켜보는 장면의 사진이었다.

이 기사는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도 다녀오시고 한국도 오시는데 위안부 문제와 한일 역사문제를 우리 대통령으로서는 얘기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균형 있는 시각을 가져달라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고 소개했다. 이날 만찬에서는 또 독도새우도 메뉴에 포함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독도새우 잡채를 곁들인 송이 돌솥밥 반상이 제공됐다고 언론에 공개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곧바로 불쾌감을 나타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으로 비가역적 해결을 한 것으로 양국이 확인했다”며, “(합의)를 착실하게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를 불편한 방식으로 거론하지 말자는 의미였다.

만찬에 독도새우가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외국이 다른 나라 요인을 접대하는 것에 대해 코멘트를 피하려 하지만 왜 그랬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북한문제 대응을 위해 한미일 연계강화가 요구되는 가운데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움직임은 삼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한미일 연계강화에 나쁜 영향을 주는 움직임을 했다고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 방한 때 한미 정상간에 정리해야 할 현안이 많을 것이다. 북핵위협을 둘러싼 한미간 협력, 개정 협상을 재개한 한미FTA 등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에서 수십억달러의 무기를 한국에 파는 성과를 올렸다고 공공연히 자랑하기도 했다.

한미 현안에 종군위안부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한테 균형 있게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이 들어있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잡채에 독도 새우를 넣고 독도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도 큰 현안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일본 정부를 불쾌하게 만들고, 일본 우익들의 속을 끓게 만들어서 우리한테 어떤 실익이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미국산 무기를 팔면서 ‘미국 실익’에 열을 올릴 때, 우리 청와대는 ‘과거 역사’를 붙들고 일본 정부가 열 받도록 하는데 열을 올린 것은 아닐까.

얼마전 창원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에 일본 동경에서 참여한 한 한상은 “한일 관계 개선 신호와 함께 신주쿠 코리안타운을 찾은 일본인들이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어둠이 긴 터널을 지나온 느낌”이라고도 얘기했다. 청와대는 이번 청와대 퍼포먼스를 준비하면서 과연 그 퍼포먼스가 일본에 있는 우리 동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금이라도 생각해 봤는지 모르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