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희의 본아페티] 오렌지 빛 가을 햇살을 닮은 ‘라 메종꾹띤’
[정주희의 본아페티] 오렌지 빛 가을 햇살을 닮은 ‘라 메종꾹띤’
  • 파리=정주희 해외기자
  • 승인 2017.11.17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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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하고 편안한 느낌, 가족과 지인들끼리 찾아
부드럽게 넘어가는 송아지 가슴살 요리가 일품
식당의 인기 디저트는 배맛 샤베트를 감싼 ‘마들렌느’

가벼운 보슬비가 자주 내리는 11월의 파리는 늘 젖어있다. 하지만 파리의 가을을 느끼기엔 제일 좋을 때라고 본다. 조금은 쌀쌀하지만 가끔 채도가 낮은 가을 햇살이 비추면 파리의 가을은 거리에 쌓여있는 낙엽과 더불어 한편의 영화이고 감미로운 샹송과도 같다. 이런 날엔 가족이나 지인들과 떠들썩하기보단 조용히 대화를 나누며 한 끼의 따뜻한 식사를 나누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에펠탑만큼이나 사람들이 올라가 파리를 내려다보고 싶어 하는 몽파르나스 타워에서 남쪽 방향으로 내려오면 화려한 상점도, 행인들도 많지 않아 무심히 지나칠 수 있지만 사람들에겐 제법 알려진 레스토랑이 있다.

오렌지 빛 가을 햇살을 닮은 레스토랑, La maisonCourtine에서 좋은 이들과 함께 해보자.

라 메종꾹띤은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고전적인 스타일이거나 또는 정장을 입고 긴장하고 들어가야 하는 아주 고급스러운 레스토랑 분위기와는 달리, 들어서는 순간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게 한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이거나 지인들끼리 온다.

메뉴판을 열면 전식, 본식, 후식 메뉴들이 있는데 그중에 작은 별표가 되어 있는 메뉴들이 눈에 띈다. 기본 가격에서 몇 유로 더 주어야 하는 메뉴지만 이 식당이 자랑하는 메뉴이다.

메뉴 주문을 하자, 아뮤즈부쉬(amuse bouche, 한입요리)로 노란 호박스프가 나왔다.

한국의 달달한 호박죽과 달리 호박의 구수함과 유럽 대파의 특유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었고, 요즘 같은 날씨에 입안을 살짝 풀어주는 역할을 해 주는 듯해 괜찮았다.

아뮤즈부쉬(amuse bouche, 한입요리)로 노란 호박스프
아뮤즈부쉬(amuse bouche, 한입요리)로 노란 호박스프

전식으로 이 레스토랑과 안 어울릴 것 같은 Feuilletéd’ Escqrgots de Bourgogne à la Crème d’Ail(마늘크림 소스의 브르곤뉴 달팽이 요리)가 있어 호기심에 주문해 보았다.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나오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고 파여 있는 그릇에 담아내지 않고 색다르게 페스츄리 빵 아래에 달팽이 알맹이가 마늘크림 소스에 섞여 조용히 숨겨져 나왔다. 풀밭 안에 숨어 있는 듯 크림소스 주변에 올리브 허브 소스가 펼쳐져 있어 크림소스와 올리브 허브 소스를 고루 맛볼 수 있었고, 약간의 느끼함은 페스츄리빵으로 덮어줬다.

Feuilletéd’ Escqrgots de Bourgogne à la Crème d’Ail(마늘크림 소스의 브르곤뉴 달팽이 요리)
Feuilletéd’ Escqrgots de Bourgogne à la Crème d’Ail(마늘크림 소스의 브르곤뉴 달팽이 요리)

본식으로 Feuilleté de Ris de VeauFrançais, Sauce Morilles et Epinardsfrais(시금치가 곁들여진 모렐 버섯소스의 송아지가슴살) 요리를 특별히 주문해 보았다. Ris de veau를 번역을 하면 가슴살이라고 할 수밖에 없지만 송아지 목과 가슴으로 이어지는 부분에 있는 기관으로 어린 송아지에만 있고 크면 사라지는 것으로 귀한 부분이다.

얼핏 보면 고기 같아 보이지만 촉감은 간을 먹는 것처럼 퍽퍽하지는 않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거기에 향을 요리하는 모렐버섯 소스가 입혀져 있어 입안에 넣는 순간, 코로 한번 다시 입안에서 한번 송아지 가슴살 맛을 감미롭게 업그레이드 시켜주었다.

Feuilleté de Ris de VeauFrançais, Sauce Morilles et Epinardsfrais(시금치가 곁들여진 모렐버섯소스의 송아지 가슴살 )
Feuilleté de Ris de VeauFrançais, Sauce Morilles et Epinardsfrais(시금치가 곁들여진 모렐버섯소스의 송아지 가슴살 )

드디어 이 식당에서 제일 인기 있는 디저트 Poire au ChocolatCaramélia, SorbetPoire et Madeleines(배맛 샤베트를 감싼 초콜릿과 마들렌느)가 나왔다. 모든 사람들의 집중 속에 따뜻한 초콜릿 진액을 초코 볼에 붓는 순간 볼이 무너지면서 그 안에 하얀 속살이 부끄러운 듯 웅크리고 있는 배맛 샤베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따끈하고 진한 초코맛과 은은한 배맛의 차가운 샤베트가 잘 어우러졌다. 전신 본식후의 입안을 달콤하면서 깔끔히 청소해주는 맛이랄까? 거기에 녹아내리는 초콜릿을 보는 재미까지...

라 메종꾸띤에서의 식사는 아늑한 가운데 풍요롭고 따뜻한 맛 속에 가을햇살이 느껴지는 맛들이었다. 전식+본식+후식을 먹으면 30유로. 저녁에는 39.90유로다. 또한 점심에는 전식+본식 또는 본식+후식을 선택할 경우 25유로면 충분하다.

Poire au ChocolatCaramélia,SorbetPoire et Madeleines(배맛 샤베트를 감싼 초코렛과 마들렌느)
Poire au ChocolatCaramélia,SorbetPoire et Madeleines(배맛 샤베트를 감싼 초코렛과 마들렌느)

◆ La MaisonCourtine
· 주소: 157 Avenue de Maine, 75014 Paris
· TEL: 01 45 43 08 04

필자소개
프랑스 요리교육기관 ‘르꼬르동블루’ 졸업, 전 재불한인여성회장, 전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프랑스지역본부 담당관

정주희 전 재불한인여성회장
정주희 전 재불한인여성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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