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다윗 17] "스스로 유리천장을 깨는 용기와 노력 필요"
[청년 다윗 17] "스스로 유리천장을 깨는 용기와 노력 필요"
  • 상하이=황갑선 편집위원
  • 승인 2017.11.20 18:1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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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 꺼리는 석유화학 원재료 무역회사 창업 ‘태흥인더스트리㈜’ 안성연 대표
안성연 태흥인더스트리 대표
안성연 태흥인더스트리 대표

남성이 중심인 사회 구조는 인류 역사와 그 시작을 같이한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활발해지고 어느 때보다 여성의 역할이 강조되는 요즘에도 여성들이 느끼는 유리 천장은 여전히 높고 단단하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여풍 당당’이라는 말을 그대로 보여주는 열혈여성들이 있다.

태흥 인더스트리㈜ 안성연 대표도 그중 한 명이다. 이 회사는 여성들이 대체로 꺼리는 석유화학 원재료 분야 전문 무역 업종이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합성고무 등이 주력 아이템이다. 이런 석유화학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해 국내 관련 제조업체에 납품하고, 인도네시아, 인도, 일본 등 제 3국으로 수출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1979년생이니 만 38살이다. 안 대표는 우리나라 그 또래 중년여성들처럼 한 남자의 아내이자 6살 난 아이의 엄마다. 안 대표는 가정주부이자 사업가로서 삶을 성공적으로 양립시키고 있다는 점이 누구보다 돋보인다.

안 대표가 석유화학 업종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은 2007년이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안 대표는 같은 업종의 일을 하고 있으니 한 우물을 파고 있는 셈이다. 10년 사이의 큰 변화라면 샐러리맨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한 회사의 오너이자 CEO라는 점이다.

“제가 하고 있는 석유화학 업종은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 어울릴 수 있다고 봅니다. 아이템의 특성상 대부분의 공장이 화학공단에 있는데, 외곽지역에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교통편이 열악한 외지로 출장이 많아 여성들이 기피하는 직종입니다. 또한, 남성들이 대다수이다보니 접대문화도 술자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성들은 이 업종에서 버티기 힘들어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안 대표 역시 지금까지 이러한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일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한계에 부딪쳐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불이익을 겪은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안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석유화학분야로는 처음으로 A 회사에 취업했다. 태어나 처음 접하는 내용의 업무였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을 했다. 여느 남자직원 못지않게 국내외 출장도 소화해내고, 나름대로 업무에 대한 흥미도 느껴서였다. 그런 안대표에게 직장 생활의 1차 위기가 닥친 것은 결혼 때문이었다.

신혼여행을 다녀오니 영업팀장 직위해제라는 회사의 인사명령이 기다리고 있었다. 회사에서 내세우는 이유는 입사 면접 때 결혼계획을 밝히지 않았고, 결혼 후 출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전 상의 한 마디 없는 회사의 일방적인 조치에 안 대표는 너무 화가 났다. 이 회사의 노골적인 성차별에 며칠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았다. 안 대표는 이 일로 결국 A 회사를 사직하고 같은 업종인 B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다.

안 대표는 B 회사에서 여성으로서 한계를 반드시 극복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로 업무에 임했다. 당시 회사 영업부 조직은 여성으로는 그가 유일했다. 출장을 싫어한다는 소리를 듣지않기 위해 전국 각지의 지방 출장 뿐만 아니라, 유럽, 중국, 일본 등 해외출장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떤 해는 1년의 3분의 1 남짓 기간을 출장으로 채울 정도였다. 여성이었지만 남성들의 틈바구니를 뚫고 새로운 거래선을 개발하는 등 시장을 개척해 나갔다.

그렇게 몇 년 동안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회사생활을 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본인의 역할에 대한 애착과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이런 노력으로 그의 업무실적도 다른 남자 직원들보다도 앞서가기 시작했다. 한때는 회사 매출의 70% 정도를 혼자 달성하기도 했다. 그 기간에 석유화학 업종의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익힐 수 있었던 점도 개인적으로는 큰 수확이었다.

그러던 중 여성으로서 피해갈 수 없는 또 한 번의 직장 생활 위기를 만났다. 첫 아이의 임신과 출산이 그것이었다. 한 아이의 엄마로서 육아 부담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의 벽이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그동안 발로 뛰며 직접 개발했던 아이템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한편으로 여성으로서 그 한계를 뛰어 넘겠다는 오기까지 생겨 중간에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제가 해외 현장을 직접 뛰며 어렵게 개발한 아이템들에 대한 애착이 컸습니다. 만삭 때는 책상에 앉아 있기가 힘들어 서류뭉치를 높게 쌓아 올려놓고 서서 PC작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출산 예정 당일까지 출근해 일을 했어요. 출산 후, 이틀 만에 산후조리원 방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아 노트북을 켜고 업무를 보았습니다. 그 만큼 그 당시 개발했던 제품을 제 스스로 마무리 지어야겠다는 욕구가 강력했던 것 같아요. 그 당시 회사에서는 6개월 출산휴가를 권했지만, 저는 3개월만 받아서는 그마저도 재택근무를 했습니다.”

안 대표의 이같은 억척스러운 업무 자세를 회사 안에서도 높게 평가해 계속 중심 역할을 맡겨 주었다. 고객사들도 그의 열정에 많은 감동을 느끼게 되어 거래 실적이 출산 전보다 더 높아졌다. 남성 직원들이 선호하는 술자리 비지니스 대신 안 대표는 거래처에서 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끝까지 철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처했다. 이 결과 거래처로부터 남성 직원들보다 더 두터운 신뢰를 쌓을 수 있게 된 것은 물론이었다.

“항상 주인의식을 가지고 업무를 해왔다”고 자부하는 안 대표이지만 여성으로서 유리 천장의 존재는 여전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업무 배정 때 그런 현실을 절감해야 했다. 심지어 어렵게 성사시킨 비즈니스를 상사 소관으로 넘기는 것을 보고 환멸을 느낄 때도 있었다. 그가 지난 10여 년의 경험을 살려 자기 사업을 하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였다.

안대표가 태흥인더스트리㈜를 창업한 지 이제 겨우 1년이 지났다. 석유화학 원재료 무역 업종의 특성상 제품 개발부터 최종 납품까지 약 1년 정도가 소요된다. 이 회사의 비지니스가 이제야 걸음마를 떼게 된 셈이다.

“얼마 전 우리 회사 창업 후 첫 번째 수주가 성사되었어요. 이전 회사에서 직원으로서 일을 하던 것과 제가 직접 사업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세계임을 뼈 저리게 느낀 지난 1년 이었습니다. 물론 사업가로서 겪을 난관은 창업 때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영업, 자금, 회계 등 모든 것을 직접 해야 하는데 어려움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 거래처 관계자 등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하니, 제게 격려와 용기를 주셨어요. 제가 그 동안 보여준 진실된 모습과 신속하고 섬세한 서비스에 신뢰를 하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

안 대표는 지금까지의 직장 생활은 물론 창업이 가능했던 배경으로 남편과 시부모 등 가족의 많은 배려와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여성으로서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각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자신은 노력하지 않고 현실적인 한계를 핑계로 삼는 피터팬증후군(Peter Pan syndrome)의 일부 여성들을 보면 같은 여자로서 아쉬움이 많다고 한다. 피터팬증후군은 “나잇값을 못하는 어른아이”를 가리키는 말로 자기 일에 대한 책임감이 없고, 남에게 의지만 하려는 사람을 빗대어 쓰인다.

“우리 사회 역시 오랜 기간 남성 위주였던 탓으로 여성 차별이 아직은 남아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여성들이 스스로 유리천장을 깨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안 대표는 앞으로 둘째 아이도 낳을 계획이다. 여성으로서 비즈니스를 하는데 둘째 아이로 인해 감당해야할 더 많은 난관들을 어는 정도는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살리고, 자신이 창업한 회사를 무역회사로 꾸준히 발전시키고자 하는 꿈은 포기할 생각이 없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고객과 가족들에게 보답을 하는 길이고, 다른 여성들에게도 용기를 주는 하나의 좋은 본보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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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연 사장님 화이팅 2017-11-21 19:00:38
캬... 멋지다는 말로 밖에 표현 못하는 제 가난한 어휘력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기혼여성과 워킹맘들 화이팅!

꽃사슴 2017-11-21 14:30:31
정말 멋진 여성 사장님이시네요~
이 기사를 읽으며 자신을 한번 되돌아 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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